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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계 방관자는 조합원들의 신뢰 못 얻어, 적극성 보여야
어제 열린 제25차 대각선교섭(사업장 보충교섭 62차)은 오후 2시 30분에 시작하여 10분만에 끝났다.
사측에 아무런 입장 변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더 이상 교섭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벽을 보고 교섭하는 느낌이다.
지금까지의 교섭은 마치 벽을 보고 대화를 하는 느낌이었다. 교섭장에서 상호간에 입장을 설득하는 과정이 의미 없다면 그냥 문서로 주고받는 게 낫다.
아무런 입장의 변화가 없는 이런 교섭을 계속이라면 차라리 실권을 가진 그룹에서 나오는 게 효과적일 것이다.
지금은 두산그룹 내에 교섭이 진행 중인 사업장이 없기 때문에 다른 어려움도 없을 것이다.
비록 지금 노동조합이 단협해지를 통보 받은 상황이고 경제위기로 인해 휴업이 실시되는 등 노동자의 유일한 무기라 할 수 있는 ‘단체행동권’을 사용할 수 없는 조건이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교섭에 응하는 것은 거대 그룹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처사이다.
다 짜르고 무인공장 만들어라.
회사가 교섭장 밖에서 ‘회사가 징계권을 무리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는 말이 정말이라면 굳이 이 조항에 목매고 버틸 이유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징계권을 이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무너뜨린 사례들을 잘 알고 있기에 징계에 관한 현재의 단협조항을 양보할 수 없다.
솔직히 이야기 해 보자.
노동조합이 징계 거부권을 남용할 것이라고 우려하는가, 지금까지 이 조항이 있는 상황에서도 해고를 비롯한 각종 징계를 충분히 해 오지 않았는가?
그리고 정말 우려가 된다면 상호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여 대안을 함께 모색해야 하는데 회사는 아예 그런 논의조차 없고 그냥 무조건 징계 관련 조항은 “삭제”라는 한 마디만 하고 있으니 이게 무슨 교섭인가?
우리가 회사측 교섭위원들을 단지 꼭두각시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교섭 태도 때문이다.
만일 그룹의 방침에 다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 교섭은 더 이상 진전이 없을 것 같다.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라.
회사는 단협해지 통보를 하면서 연내타결을 강조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제 대표이사가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의 교섭과정을 볼 때 현재 사측의 교섭위원들은 노동조합의 신뢰를 잃었다. 한마디로 교섭의 의지도 자질도 없는 거시기에 불과하다. 조합원과 조합교섭위원을 우롱하고 거짓으로 일관해왔다.
더 이상 노사관계가 파탄나기 전에 회사를 책임지고 운영해 나갈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야한다. 아니면 그룹에서 나서도록 중재자 역할을 다 해야 한다.
지회장의 단식투쟁이 보름을 넘기고 있다. 회사의 배짱교섭에 연내타결도 어려워 보인다. 노동조합은 이제 새로운 투쟁 전략을 준비하고 새로운 투쟁을 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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