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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영원히 점령군으로 머물 것인가?
작성자 두산모트롤지회
댓글 0건 조회 1,457회 작성일 200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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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련 경영 전략,‘노동조합과 상생 지향’전환이 필요하다.

두산이 동명모트롤을 인수한 뒤 두산모트롤이라는 이름을 달고 두산그룹에 편입된지 이제 6개월이 다 되어 간다. 두산이 인수계약을 체결한 지난 3월5일부터 치면 9개월이 넘었다.

그 동안 두산이 동명을 문화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했다. 가장 먼저 명찰을 나누어주어 달게 하고 작업복을 두산인프라코어 것으로 똑같이 바꾸었다. 또 두산에서 해 오던 문화행사에 참여하도록 했다.(두산가족음악회, 여름자녀캠프 등) 또 가족영화관을 통해 두산을 가족들에게 홍보하였다. 추석에는 두산 제품의 선물을 주고 두산동아에서 발행한 참고서를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원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옛 동명’의 정서를 지우지는 못한 것 같다.

도리어 두산에 대한 반감만 더 커진 것 같다. 이는 장기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두산에 대한 반감만 커져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전근대적인 경영관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이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두산이지만 이 알맹이는 가부장적 병영문화를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최근에 지급된 동작업복 선정과정에서 전체 사원이 참여해서 결정한 작업복을 대표이사 한마디에 바꾸어버리는 전형적인 군대식 하향 문화에서 조직 내 민주주의를 외면하고 말살하는 모습으로 극명하게 드러났다.

결국 이러한 경영 정책으로는 두산이 두산모트롤에서는 영원히 점령군의 위치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직원들과 일체가 되는 것이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도 이것이 두산모트롤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것은 두산그룹의 잘못된 조직경영인식도 있지만 일선 현장의 기업단위에서 경영이 독립성을 갖지 못하고 사업장의 특성에 맞는 자율권을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모습은 지금 노사 간의 교섭에서 대표이사가 전혀 중심에 서지 못하는 모습에서 확인되었다고 할 수 있다.

대표이사는 경영의 한 방법으로 노사문제를 전문 부서에 맡기는 차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낯간지러운 변명이라고 밖에는 달리 봐줄 수가 없다.

두산은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실제로 그럴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이 되어서도 국내 장수기업의 명예를 누리는 글로벌장수기업이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글로벌 장수기업의 조건

최근 한 기업 연구소에서 내 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장수기업이 되기 위한 주요한 조건으로 ‘안정된 노사관계’를 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안정된 노사관계를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①직원존중의 핵심가치 내재화, ②현장완결형 관리시스템 제도화, ③경쟁력 우선의 상시 협력, ④다양성 존중 등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⑤노사 간의 신뢰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사 간 신뢰는 상대방에 대한 인정, 성과를 위한 협력, 위험의 공유라는 기반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회사를 착취자로 보거나, 근로자를 불온세력으로 간주하지 않고, 상대방을 공존공영의 파트너로 인정 (상대방에 대한 인정).

노동자는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존중하는 한편, 사용자는 적절한 권한위임 및 경영참여를 허용하고 경영성과를 공정하게 배분(성과를 위한 협력). 경영위기 시 노동자는 고통분담에 앞장서는 한편, 회사는 근로자 보호를 위해 고용조정 등 극단적인 조치를 최대한 자제 (위험의 공유)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친 기업적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업의 연구소에서도 이러한 진단과 방안을 내 놓고 있다는 점은 우리가 주목할 점이 있다고 본다.


단협해지 통보는 노조를 인정 하지 않겠다는 것

지금 우리의 노사관계는 근원적으로 회사의 노동조합 불인정에서 출발한 것이다.

단협해지는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의 단협으로도 회사는 꾸준히 성장을 해 왔기 때문에 단협이 회사 발전에 걸림돌이라는 회사의 인식은 대단히 잘못된 억측이라고 할 수 있다.


두산은 언제까지 ‘모트롤’에서 실질적인 경영자로서의 지위를 획득하지 못하고 이질적인 점령군으로 머무르려고 하는가?

이런 상태로 글로벌 기업이라고 만천하에 자랑할 수 있단 말인가?

노사관계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일차적인 책임이 사측에 있음은 사측도 인정할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알 바 아니다. 그건 노동조합의 생각일 뿐이고....’ 라고 한다면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막가는 회사에게 무엇을 더 기대한단 말인가?

설령 회사가 자기 뜻대로 모든 것을 관철시켜도 우리들의 마음을 지배하지는 못할 것이고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는 기업에 무슨 애정을 쏟겠는가? 그저 형식적으로 회사에 다니는 직원을 거느린 채 벌거벗은 임금 행세라도 하고 싶거든 그렇게 하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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