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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중공업 하청노동자 4명을 죽음으로 내몬 원하청 사장을 구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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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0일 세진중공업 하청노동자 4명이 폭발/화재사고로 사망했다. 세진중공업은 이 사고에 대하여 하청업체의 안전관리 소홀로 인한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조선하청노동자연대는 세진중공업 원청과 하청업체 책임을 명확하게 묻고 하청노동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 세진중공업 원하청 사측은 더 이상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1. 동일한 작업장에 직종별 사내하청업체가 공정별로 제각각, 때로는 혼재된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한다. 기본 안전관리시설을 사내하청업체가 제각각 갖추고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폭발/화재사고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블록 내부의 환기 문제의 경우 원청인 세진중공업의 책임이 명확하다. 소규모 블록이 아닌 완성단계의 메가 블록은 자연스런 공기의 흐름을 차단하는 밀폐된 공간 속에서 작업이 이루어진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적절한 배기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배기시설을 하청업체가 독자적으로 갖추고 공정마다 설치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원청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2. 바다에 배를 띄우는 진수를 하기 전 육상에서 작업을 진행할 경우에는 선저부위(배아래 부위)에 안전통로(액세스 홀, 맨 홀)를 확보하여야 한다.
만약 이번 사고가 LP가스 유출로 인한 폭발이라면, 이 액세스 홀만 제대로 존재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다. 액세스 홀은 공정의 원활한 진행뿐만 아니라 긴급한 상황에 대피하기 위한 생명줄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기보다 무거운 성질을 가진 LP가스의 경우 만약 선저부위(배아래 부위)에 액세스 홀이 제대로 존재했다면, 설령 가스누출이 있었다하더라도 대부분의 가스는 액세스 홀을 통하여 배출되었을 것이며, 일부 가스가 남아있다 하더라도 대규모 폭발/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액세스 홀이 적절한 위치에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는 치명적인 설계상의 문제일 것이다.
3. 유족들이 업체 동료들로부터 전해들은 얘기는 사망자 중 1명은 일주일 전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유해가스로 인해 블록 내부에 들어가면 눈이 따가울 정도였다고 한다.
이 가스의 정체는 도장작업을 마친 철판, 페인트 건조과정에서 발생한 유해가스일 가능성이 높다. 이 가스는 폭발/화재의 위험성과 인체에 치명적 손상을 가져오는 유독가스이기 때문에 법률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4. 페인트 건조과정에서 발생한 유독가스이든 산소절단 작업과정에서 누출된 LP가스이든 반드시 적절한 배기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세진중공업은 공기의 자연스러운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액세스 홀을 설치하지 않았으며, 적절한 배기시설을 갖추지 않은 책임에 대해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5. 이번 사고가 발생한 곳은 소규모 블록이 아니라 완성배의 형태와 가까운 메가 블록이다. 당연히 소규모 블록 제작보다 공정상의 어려움이 있을뿐더러, 안전을 위한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 세진중공업이 이런 준비를 충분히 갖추었는지 의문이다.
6. 한편 세진중공업이 제작 중이던 블록은 STX조선해양으로부터 발주 받은 것이다.
우리 [조선하청노동자연대]는 STX조선해양과 세진중공업의 공통점에 주목한다. 두 회사 모두 올해 들어 산재사망사고 다발사업장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1년간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할 정도로 산재사고가 빈발하고 있으며, 9월 22일부터 열흘간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았다.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56656)
7. 또한 두 회사는 지난 8월 사내하청업체에 대한 부당한 하도급단가를 인하하였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손해배상은 물론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다.
http://media.daum.net/cplist/view.html?cateid=100000&cpid=90&newsid=20110725120140388&p=akn
http://wcms.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10712.22012214023
원청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사내하청업체에 대하여 하도급 단가를 인하한 결과는 불 보듯 뻔하게 이번 폭발/화재사고를 통해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생존에 허덕이는 사내하청업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불법적으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거나, “빨리 빨리”를 외치며 안전을 무시한 채 작업을 강요하는 것 밖에 없다.
8. 노동부 및 관계기관들은 이번 사고를 조사함에 있어 STX조선해양이 세진중공업에 대하여 공기 단축을 강요하였는지 조사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STX조선해양의 책임 또한 반드시 물어야 한다.
그리고 세진중공업이 배기시설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이는STX조선해양이 선박 설계단계에서 안전관리상의 고려(안전통로, 배기시스템 등)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 또한 전문가들의 참여를 통해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대부분의 조선소가 산재사고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STX조선해양의 산재사망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현장노동자들의 제보의 의하면 STX조선해양에서는 설계상 통로와 사다리 등의 배치가 부적절하여 다수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선박설계 단계에서부터 작업 중 안전통로 확보와 배기시설을 적절히 배치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9. 세진중공업은 지난해 로이드한국인증원(LRQA)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KOSHA)으로부터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OHSAS 18001 & KOSHA 18001)을 동시에 취득했다. 인증내용만 보면 세진중공업은 이번 폭발/화재사고가 일어날 수 없는 회사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세진중공업에 근무하는 하청노동자들의 제보에 의하면 입사할 때 작업배치 전 안전교육도 형식에 불과한 2시간짜리 교육을 받을 뿐이며, 매월 정기적으로 실시하게 되어 있는 정기안전교육은 아예 실시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노동부 점검을 피하기 위해 허위로 서명을 강요할 뿐이라고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매월 정기적으로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진중공업이 말하는 안전보건경영이란 서류조작에 불과한 것이다.
부실한 점검과 서류조작에 불과한 심사를 통해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해준 해당 기관들은 물론, 이러한 부실인증에 현혹되어 철저한 관리/감독을 방기한 노동부 또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10. 유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고소식을 전한 것은 세진중공업의 책임있는 담당자도 아니고, 하청업체 관리자도 아니었다고 한다. 몇 시간이 지난 뒤에야 회사 동료들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한다. 이틀이 지나도 원청사인 세진중공업과 하청업체 사장들은 조문은 커녕 아무런 연락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기껏 세진중공업의 사내하청업체 대표들이 조문을 온 것이 전부다. 그들이 무슨 자격으로 무슨 권한으로 유족들을 찾아오며, 회사를 대표해서 조문을 한다는 건가.
또한 이날 사내하청업체 사장단의 조문단을 접한 유족들은 울분을 참을 수 없었다. 이들 중 몇몇은 하루 전부터 장례식장을 배회하며 감시하였던 인물들이란 것이다. 그들이 관계도 없는 장례식장을 왜 전날부터 들락날락 거렸겠는가?
세진중공업은 사내하청업체 대표들을 동원하여 장례식장을 감시케 하는 치졸한 행태를 버리고, 유족들 앞에 나타나 진심으로 사죄하고 조문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11. 우리 [조선하청노동자연대]는 이번 사고에 대해 세진중공업이 원청 사업자로서의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순간까지 맞서 싸울 것이며, 하청노동자들의 제보를 통해 세진중공업의 안전관리실태를 철저히 감시할 것이다.
세진중공업 원하청 사측은 유족과 원하청 노동자에게 사망사고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
사망사고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다시는 사망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라!
하청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원하청 사장을 구속하라!
2012년 1월 2일
조선하청노동자연대
(http://blog.daum.net/sejin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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