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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1일 추모집회 대회사
작성자 지부
댓글 0건 조회 2,512회 작성일 200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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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31일(금) 추모집회
대  회  사

조합원 동지 여러분!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어제 한진중공업지회 곽재규 동지가 사망했습니다. 고 곽재규 동지는 김주익 열사의 죽음에 대해 “내 탓이다”라며 평소 죄책감을 느꼈으며, 열사의 사망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와서 지금까지 천막농성장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곽재규동지는 김주익 열사와는 친분이 두터웠고, 조합활동에 열성적인 동지였습니다. 1975년에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49세의 곽재규 동지, 우리는 참으로 아까운 동지를 또 잃고 말았습니다.

곽재규 동지는 어제 오전에 부인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곽재규에게 무슨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부인의 진술과 곽동지의 행동 등으로 미루어 보아 투신자살의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목격자가 나타나지 때문에 정확한 사망 원인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 언론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성급하게 단순 실족사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영등포 경찰서장이 노동자들의 항거에 대해 ‘기획된 분신’이라고 발언하고 경총이 ‘배후가 의심’된다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정권과 자본이 사람으로서는 차마 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있는 이 때, 경찰과 언론은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의도적인 보도로 사건을 축소하려 하고 있습니다.

곽재규동지 죽음의 진실은 공식적으로 규명될 수도 있고 영원한 미제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곽재규 동지 사망 원인이 어떻게 발표되든 곽동지의 죽음은 정권과 자본에 의한 죽음이라고 규정합니다. 파업과 천막 농성장을 사수하며 김주익열사의 뜻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던 곽재규 동지의 죽음은, 열사의 자결 이후에도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는 한진 자본과, 자본의 노조탄압에 든든한 뒷배경이 되어주고 있는 노무현정권의 노조탄압정책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권의 노동탄압이 없었다면, 이에 편승한 자본의 노동자 죽이기가 없었다면, 열사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곽재규 동지의 억울한 죽음 또한 없었을 것입니다. 때문에 곽재규 동지의 죽음은 자본과 정권의 노동탄압이 부른 또 하나의 비극입니다.

동지 여러분!
지금까지 많은 열사들이 목숨을 던지며 민주노조를 사수해 왔습니다. 그러나 동지 여러분! 더 이상은 안됩니다. 더 이상 소중한 우리의 동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우리에겐 금속노조가 있고 민주노총이 있습니다. 우리에겐 투쟁으로 지친 동지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악랄한 탄압에 함께 분노하고 함께 투쟁해 줄 동지가 있습니다. 이제 목숨을 내던지는 항거는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정권과 자본의 탄압이 아무리 악랄해도, 견딜 수 없는 분노가 일어도 반드시 살아서 싸워야 합니다. 그것만이 이 억울함과 분노를 저들에게 되돌려주는 길입니다.

김주익 열사가 떠났고 이해남 지회장이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그리고 곽재규 동지가 또 목숨을 잃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을 추스르고 결사투쟁에 나설 것을 다짐해야합니다. 더 이상의 열사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동탄압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제 눈물을 닦고 일어섭시다. 총파업.결사투쟁에 나서 기필코 노동탄압 없는 세상을 만들어 냅시다!


2003년 10월 3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 김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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