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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9일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의 22주기 추모제가 두산에너빌리티 정문 앞에서 진행되었다.
배달호 열사는 2003년 두산자본이 공기업이었던 한국중공업을 인수한 이후 펼쳐진 노동탄압과 무분별한 징계,해고,손배가압류에 항거하여, 공장 내 민주광장에서 분신하였다.
허원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우리의 투쟁 중 대부분은 불법파견,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등 자본의 불법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의 투쟁이 가열차지면 자본은 손해배상 소송으로 맞선다. 불법을 저지른 자는 자본인데 노동자들이 잘못한 것으로 프레임이 바뀌고 언론과 시민들은 우리를 공격한다”라며, “현대제철 당진 비정규직지회,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를 향해 자본은 자신들조차 제대로 증명 못하는 수백억의 손배소를 날렸다. 노동자들이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만드는 손배 폭탄이 남아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허 부위원장은 “노조법 3조가 곧 개정된 것이라고 모두 예상한다. 하지만 민주당을 믿을 수 없다. 노조법 3조가 개정되더라도 우리 투쟁이 멈춘다면 자본은 다른 방법으로 더 악랄하게 손배 폭탄을 우리에게 날릴 것”이라며, “열사를 기억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열사의 외침과 항거가 우리의 외침과 항거가 되어 손배폭탄이 노동자를 억누르지 않는 세상을 만들 것을 결심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형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은 “해고자 복직, 구속자 석방, 손배가압류 취하, 민주노조 사수, 고용 안정을 염원하면 육신을 불태운 배달호 열사는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해 달라는 유서를 남겼다. 우리는 64일간 이곳에서 피눈물을 뿌리며 투쟁했고, 동지들과 민주노조를 사수했다. 손배가압류를 풀어내며, 경남 지역 어디에도 용역 깡패가 발 붙일 수 없게 만들었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열사가 분신한 민주광장에서 열사를 추모하지 못하고, 추모비조차 공장 밖에 있다. 더러운 세상, 악랄한 총자본에 맞선 노동의 총투쟁, 현장 조직력 강화 약속은 아직 우리의 과제다.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해 달라는 배달호 열사의 염원을 반드시 관철하자”라고 밝혔다.
양준호 배달호열사추모사업회장은 “오늘보다 22년 전 1월 9일에 더 추웠던 것 같다. 그 당시 연대를 통해 추위를 녹였지만, 당시 두산이 민영화 이후 가장 먼저 시도한 소사장제 하도급 외주화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손배가압류는 여전히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라며, “배달호 열사를 알리기 위한 자료를 만들고 있다. 두산의 노동탄압과 배달호 열사 투쟁이 동지들에게 많이 알려지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정호 두산중공업지회장은 “배달호 열사가 떠난지 22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동안 우리는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많은 투쟁을 해왔지만, 여전히 재벌의 노조 탄압과 권력 남용의 그림자는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자본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의 피와 땀을 착취하는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라며, “배달호 열사는 우리의 가슴 속에 살아있다. 노동자의 이름으로 또 다른 열사를 가슴에 묻지 않도록 우리는 노동 해방을 위해 전진해야 한다. 노조법 2,3조 개정 쟁취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 작은 울타리에 갇히지 않고 노동자의 이름으로 단결하여 싸우자”라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지회는 1월 2일부터 9일까지를 배달호 열사 추모 기간으로 정해 추모 사업을 진행했다.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배달호 열사의 영정에 헌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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