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에서 삼성노동자로 다시 태어나다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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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경남지부 삼성테크윈지회(지회장 윤종균)가 한화로 매각을 반대하며 상경투쟁에 나섰다. 삼성테크윈지회 조합원 100여명이 1월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삼성의 일방적인 삼성테크윈 매각 철회와 조합원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다.
지회는 삼성그룹에 매각 반대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지만 삼성은 그룹 본사 말고 삼성테크윈에 전달하라며 거부했다.
▲ 1월14일 삼성테크윈지회 조합원들이 일방 매각반대 결의대회 뒤 삼성 본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했다. 윤종균 지회장이 항의서한 접수를 요구하며 서한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성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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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은 직원을 또하나의 가족이라고 추켜세우던 삼성이 삼성테크윈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회사를 매각하려는 사실에 강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지회는 삼성에 노조활동 방해, 사내 인터넷망을 통한 악의적인 민주노조 매도, 복수노조를 이용한 노노 갈등 조장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서쌍용 노조 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금속노조를 선택하고 가입했다면 각오가 필요하다.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노동자 전체를 위해 싸워야한다”며 “삼성테크윈 노동자들이 매각저지와 생존권 사수를 위해 올라왔다. 목표는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 싸워서 쟁취해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부위원장은 “조합원들이 서로 불신하면 삼성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노예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집행부를 중심으로 뭉쳐서 싸우자. 금속노조는 조합원들이 싸운다면 끝까지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며 지회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 1월14일 삼성테크윈지회 조합원들이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앞에서 집회를 열고 민주노조 사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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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 조합원들은 삼성이 항의서한 접수를 거부하자 삼성 본관 진입을 시도했다. 윤종균 지회장은 삼성 본관 정문 앞에서 항의서한을 찢어 던지며 삼성 측의 대응에 강하게 항의했다.
조합원들은 17시까지 삼성 본관 주변에서 행진하며 시민 선전전을 했다. 지회는 15일 상경투쟁을 이어 간다. 지회는 삼성테크윈 판교사업장에 들러 삼성테크윈 매각반대를 위한 공동행동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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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경투쟁에서 전달하려 했던 항의서한 전문
30년 삼성맨에서 삼성노동자로 탈바꿈한 아이언맨이 삼성자본에게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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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 동안 피땀 흘려 가며 삼성자본을 위해 몸 바쳐 일해 온 삼성의 노동자들이다.
삼성이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노동자들을 삼성의 노예로 전락시킨지 어언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노동자들은 여왕개미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일개미처럼, 삼성이 시키는 대로 앞만 보고 묵묵히 일만 해 왔다.
대한민국 전체가 노동운동으로 몸살을 앓을 때에도, 온갖 멸시와 모욕을 당해가면서도 삼성이 시키는 대로 일만 해 왔다.
그렇게 맹신도처럼 삼성을 위해 일해 왔던 내가.... 자신이 팔려 간다는 사실조차 언론을 통해 알았을 때 가족들 앞에 낯이 뜨거워 견딜 수가 없었다.
우리가 사회에 첫발을 내 딛을 때, 수많은 기업들 가운데에서 삼성을 선택한 것은, 삼성의 기업문화와 사회적, 공익적 인지도가 개인이 갖고 있는 능력과 가슴에 품은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에 평생을 바친다는 각오로 선택을 하였다.
우리는 삼성을 선택한 이후 삼성이라는 두 글자와 함께 하루하루 쌓아 온 꿈이 있었다. 벌써 37년 가까이 쌓아 오며 곧 아름답게 퇴직할 선배님의 꿈도 있고, 얼마 전 삼성테크윈 입사 합격 통보를 받고 출근 할 날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청년들의 꿈도 있다.
어느듯 그 꿈은 개인의 꿈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의 꿈이 되어 쌓여져 가고 있으며, 누구도 그 꿈을 함부로 짓밟을 수 없고 짓밟아서도 안 된다.
왜 수천 가족의 꿈을 경영권 승계와 시장논리에만 치우쳐 한순간에 짓밟아 버릴 수 있단 말인가? 나의 소중한 가족의 꿈과 인생의 꿈을 짓밟힌 상실감과 모멸감에 치가 떨릴 뿐이다.
이에 우리 삼성노동자들은 삼성자본에게 다음과 같이 고한다.
하나. 삼성자본은 삼성테크윈 매각을 즉각 철회하라!!
삼성테크윈은 자주포와 항공기/함정의 엔진 등을 생산하는 1급 방위산업체로써 국가안보의 중차대한 임무를 부여 받고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결의한 선대 이병철 회장의 유지 및 사업보국의 창업정신을 잊지 말고 즉각 매각을 철회하라.
하나. 삼성자본은 민주노동조합 탄압과 노노갈등 배후조장을 즉각 중지하라!!
삼성은 노동자들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악질적인 노조탄압과, 사내 인터넷망 등을 통해 조직적 악의적으로 민주노동조합을 불법과 폭력을 일삼는 이상한 단체로 매도하는 행위와 복수노조를 이용한 노노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 등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삼성자본은 노동자를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하라!!
기업이란 자본과 노동이 만나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그 동안 삼성은 노와 사가 하나되어 서로 상생(相生)하자고 하면서도, 휴가 축소, 휴가비/PI/PS 등 임금 축소와 복지후생 감축 등 회사측의 일방적인 논리로만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노동조합 설립 방해로 노동자의 노동주권을 탄압해왔다. 이제 삼성은 노동자를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하여 공존공영(共存共榮)의 길을 함께 갈 수 있기 바란다.
2015년 1월 14일
삼성테크윈 일방적인 매각철회를 요구하는 노동자들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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