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 8-20호
작성자 관리자
본문
<1면 원고글>
■국민의 선거권을 부정한 정권
87년 민주화투쟁으로 탄생한 헌법재판소가 자신의 탄생배경이 되었던 민주주의 사망을 선언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9일 정부가 청구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및 정당 활동 정지 가처분신청 사건에서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집권세력을 견제하는 정당을 강제해산 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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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자,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국민주권의 나라이다. 국민주권의 정의는 ‘정치의 최종적 결정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이 헌재의 판단처럼 대한민국에 위협이 되는 존재였다면 국민이 선거를 통해 판단할 일이었다. 하지만 반노동 박근혜 정권은 국민들이 가진 민주주의 역량을 믿지 않고, 헌법재판소를 앞세워 국민이 선택한 제2야당을 강제 해산한 것이다.
반노동 정권의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으로 인해 국회의원 5명은 의원직을 상실했다. 단지 경남도 선관위는 지방의회 의원직은 무소속으로 유지될 것이라 전망했다.
■ ‘정윤회 게이트’ 출구전략이 통합진보당?
최근 반노동 박근혜 정권은 지지율 37%라는 최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정윤회 등 비선실세 논란이 역할을 했다. 검찰조사 결과가 발표되었지만 국민들은 해소되지 않는 의혹에 쉽게 수긍하지 않았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반노동 정권은 ‘반대세력=종북세력’이라는 프레임을 굳혔다.
특히 이번 헌재판결에서도 볼 수 있듯이 통합진보당의 해산 이유가 ‘이석기 사건’에 있는 만큼 이석기 사건에 대한 판결이 끝나고 나서 헌재에서 해산여부를 다루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반노동 정권은 고등법원에서 핵심죄목인 ‘내란음모죄’에 무죄를 받은 ‘이석기 사건’이 대법선고를 기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 중인 사건을 두고 통합진보당 해산을 서둘렀던 것이다.
■종북은 핑계, 목적은 노동자, 민중 탄압
헌법재판소가 내세운 통합진보당의 해산 이유는 ‘종북’이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 58년 진보당 사건과 유사하다.
지난 1958년 이승만 정권은 ‘진보당 사건’을 발표하면서 진보당이 북한의 간첩과 내통하고 북한의 통일방안을 주장했다며 조봉암 당수와 간부들을 구속기소했고, 조봉암 당수를 교수형에 처했다.
당시 진보당의 강령은 ‘우리는 공산독재는 물론 자본가와 부패분자의 독재도 배격하고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한다’는 내용으로 ‘종북스럽지’ 않았다. 통합진보당의 강령 역시 '7・4 남북 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을 존중하며, 6·15 공동선언, 10·4 선언을 이행하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추구한다'고 명시하고 있을 뿐이다. 헌재가 이야기하는 ‘종북’은 견제하는 야당을 해산하기 위한 명분일 뿐인 것이다.
이승만 정권의 진보당 사건 이후 ‘평화통일’에 대한 논의는 줄어들고 혁신정당의 활동역시 위축되었다. 반노동 박근혜 정권의 노림수는 여기에 있다. 2015년 노동정세가 결코 노동자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득권에 반하는 세력의 움직임을 묶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탄압에는 더욱 거센 투쟁으로 응답해야 한다. 이번 달에 발표될 비정규직양산하는 정부의 ‘비정규직종합대책’, 해고유연화 가져오는 근로기준법 개악 등 불씨는 조직된 노동자에게로 넘어왔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은 끝이 아니라 탄압의 신호탄이다. 2015년 승리하는 투쟁의 역사로 기록하기 위해 우리의 대오를 점검하자.
<2면 원고글>
조합원을 만나다/ 31년의 지회역사를 편찬하는 김택선 동지
“투쟁은 몸부림이고, 노조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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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에게 지나 간 투쟁역사는 무엇이고, 노조란 무엇일까? 기업의 신규인원 채용이 점차 줄어들고, 정년퇴직자들이 늘어나면서 선배 노동자들의 투쟁역사가 젊은 노동자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 간혹 술자리에서 선배 노동자들의 무용담을 들을 수 있지만 전파되기는 쉽지 않다.
최근 S&T중공업지회의 노동자들이 지회 투쟁역사 편찬을 준비하고 있다. 편찬위에는 전직 지회 임원과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주1회 모임을 갖고 있다. 지회의 투쟁역사서지만 31년이라는 지회 역사를 생각할 때 선배노동자들이 살아 온 삶의 흔적뿐만 아니라 후배 노동자들이 반노동 정권, 자본과 대항해 투쟁하는데 귀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회투쟁역사 편찬위(아래 편찬위) 간사 역할을 하고 있는 S&T중공업 김택선 조합원은 “긴 세월 신입사원의 채용이 없어 이대로 가다간 지회 투쟁의 역사가 묻힐 수 있다는 위기감에 시작했다”고 전했다. S&T중공업지회는 통일중공업 시절부터 자본의 탄압을 받아왔다. 지회의 평균연령은 52세로 지난 2012년부터 내년까지 227명이 퇴직한다. 현재 지회 조합원은 609명이다.
편찬위는 지회 전·현직 간부들과 조합원, 노동사회교육원에서 함께하고 있다. 31년의 역사를 정리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더구나 2014년 임단협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찬위는 지회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S&T중공업지회 노동자들이 생각하는 투쟁의 역사는 단지 지나간 시간이 아니다. 김택선 조합원은 “투쟁역사는 몸부림”이라며 “자본주의 땅에서 노동자가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을 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택선 조합원이 생각하는 노조란 무엇일까? 김택선 조합원은 “노조란 삶이다”라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김 조합원은 “우리나라는 자본에 의해 국가최고 권력이 만들어 지는 등 모든 것이 만들어 지는 나라”라며 “이런 자본체계에서 노동조합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전했다.
김택선 조합원은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다. 앞서는 지회 교선부장으로 나이를 잊은 왕성한 활동을 해 왔다. 후배 노동자들을 위해 기록을 전하는 선배 노동자의 몸부림과 삶에 찬사를 보낸다.
<사업장 소식>
금속노조
KBR문제 해결위해 영남권 결의대회 개최
금속노조 경남지부 KBR지회가 226일째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투쟁을 전개하는 가운데, 지난 17일 금속노조 영남권 노동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영남권결의대회에는 현대차지부 확대간부 300여명을 비롯해 2시간 파업을 단행한 경남지부 S&T중공업지회 등 경남지부, 울산지부 동지들 1천여명이 집결했다. 48명의 KBR조합원과 연대하기 위해 1천여명의 노동자가 달려 온 것이다
지부
“지청장님 공부 좀 하십시오”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18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한국지엠 불법파견 판결 뒤 시정조치 요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가대오는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법원 판결문을 붙이며 한국지엠 불법파견 판결에 대해 공부하고, 고용노동부의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엘에치이지회
“노동자는 1회용품이 아니다”
김해시 한림면 장방리 소재의 (주)엘에치이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하고, 15일 사내에서 가입보고대회를 개최했다. (주)엘에치이는 판형열교환기 생산업체로 지난 11월 가스켓 부서를 정규직에서 사내하청 비정규직으로 전환했고, 12월 또 제관1반의 설비와 인원을 사외로 외주화 진행 중에 있다. 엘에치이 노동자들은 이러한 사측의 일방적인 사내하청 전환으로 인한 고용불안에 맞서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KBR지회
“안상수 창원시장 나와라”
KBR지회가 19일 안상수 창원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지회는 의창구청이 셰플러코리아 앞에 설치는 현수막을 강제철거하자 이에 항의하며 의창구청과 창원시청을 찾았다. 창원시청은 ‘청사방호’를 핑계로 문을 걸어잠궜지만 KBR지회의 항의에 현수막을 되돌려 줄 것을 약속했다. 지회는 또 창원시민인 KBR지회 조합원들이 장기화되는 노사갈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바 창원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고, 면담 여부는 오늘(22일) 결정난다.
노동자 투쟁에 한국노총 따로없다
한국노총 대림비앤코노조가 지역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의 정을 나눴다.
대림비앤코노조(위원장 이정식)는 15일 오후 금속노조 경남지부 쟁의대책위원회를 찾아 지역에서 투쟁 중인 대림차, 쌍용차 창원지회, KBR지회에 투쟁기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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