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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권 열사 15일 노동자장 치러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809회 작성일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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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양우권 열사가 포스코와 이지테크의 노조탄압에 항거해 목숨을 끊은 지 37일째인 6월15일, 노조는 ‘양우권 노동열사 민주노동자장’을 치렀다. 노조는 6월13일 21시 광양 YMCA 회의실에서 EG테크 측과 조인식을 열고 열사 관련 특별교섭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 
 
<15일 영결식에서 열사정신계승 구호가 울려 퍼졌다>


양측은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비공개하기로 했다. 노조 측 협상대표인 서쌍용 노조 부위원장은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노조 요구에 대해 늦게나마 EG테크가 전향적인 입장을 제시해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며 “‘열사의 명예를 지켰다’는 점이 이번 특별교섭 결과의 가장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여러 언론은 합의문에 박지만 EG그룹 회장 명의로 작성한 사과문을 포함한 것으로 보도했다.
 

<열사투쟁에 함께 해 준 동지들에게 열사의 아들이 감사를 표했다>

노조와 ‘살인기업 포스코·이지테크 규탄·비정규직 철폐 양우권 노동열사 투쟁대책위원회’ 등이 구성한 장례대책위원회는 6월15일 오전 10시 광양시청 인근 시민분향소 앞에서 영결식을 한 뒤 포스코 광양제철소 1문까지 추모행진을 벌였다. 12시10분 광양제철소 앞에서 노제를 지내고 15시50분 경남 남해 추모누리 공설종합묘원에서 하관식을 거행했다.
 


노조는 5월12일 포스코와 EG테크 측에 ▲노동탄압으로 인한 죽음에 대해 책임 인정과 사과 ▲노동탄압 중단, 재발 방지 약속 ▲불법파견 중단,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화 ▲산업재해 인정, 유가족 배상 등 네 가지 특별교섭 요구를 전달했다. 포스코는 노조와 협상을 거부했고, EG테크 측은 5월21일 상견례에 참석해 노조와 특별협상을 진행해 왔다. 
 

<새의 모이가 되어서라도 넘어가겠다는 열사의 염원을 덜기 위해 열사의 옷가지를 포스코1공장 앞에서 태웠다>

EG테크는 노조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지회장 양동운) EG테크분회의 유일한 조합원이었던 양우권 열사에게 감봉, 무기한 대기발령, 두 차례 해고, 두 차례 정직 등 온갖 탄압을 가했다. 양우권 열사는 사측의 탄압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수면 장애와 심리 불안을 겪다 5월10일 오전 7시30분 경 자택 근처 야산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EG테크와 포스코의 사과를 요구하며 5월15일부터 무기한 상경투쟁에 돌입했다.

<2신>
“끝까지 놓지 않았던 노조 깃발, 우리가 지키겠습니다”15일,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양우권 노동열사 민주노동자장…“차별과 탄압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십시오”

“책상에 앉혀두고 아무 일도 시키지 않았습니다. 높은 사람들이 나와는 얘기도 하지 말고 밖에서 밥도 같이 먹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직원들은 나와 눈 마주치기도 어려워했습니다.”

창살 없는 감옥. EG테크의 부당한 대기발령으로 고통 받던 故양우권 포스코사내하청지회 EG테크분회장의 생전 인터뷰 목소리가 영결식장에 퍼졌다. 양우권 열사의 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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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15일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양우권 열사의 영정을 들고 영결식장인 광양시청사거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광양=성민규

노조와 살입기업 포스코·이지테크 규탄, 비정규직 철폐, 양우권 노동열사 투쟁대책위원회, 故양우권 노동자 포스코/이지테크 인권유린 범시민대책위원회는 6월15일 양우권 노동열사 민주노동자장을 치렀다. 유족과 조합원들은 5월10일 포스코와 EG테크의 노동탄압에 항거해 목숨을 끊은 지 37일 만에 열사를 떠나보냈다. 이날 장례에 모인 250여 명의 노조 조합원과 광양지역 시민들은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다시 다졌다.

이날 오전 9시 유족들과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모인 가운데 동광양장례식장에서 발인제를 올렸다. 유족과 조합원들은 열사에게 마지막 술잔을 올리며 영면을 기원했다. 조합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열사를 운구해 영결식장으로 향했다.

열사 투쟁을 벌이는 동안 시민 분향소를 운영했던 광양시청 사거리에서 영결식을 진행했다. 열사가 목숨을 끊은 이후 37일의 전면파업과 30일 동안의 상경투쟁을 벌였던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상복을 입고 열사의 영정을 손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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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15일 양우권 열사 민주노동자장 영결식에서 포스코사내하청지회 허형진 조합원이 열사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허형진 조합원이 “이제 우리가 산 자로서 형님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금속노조 깃발을 온전히 지키겠다. 형님이 바라던 노동자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한 걸음씩 걸어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광양=성민규

이날 영결식에서 허형진 지회 조합원이 열사에게 보내는 편지는 낭독했다. 허형진 조합원은 “곁에서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함께 식사하지 못해서 형님 죄송합니다. 우리가 힘이 약해서 미안합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허형진 조합원은 “매일 광양시청 분향소에 향을 꽂고 형님의 일기장을 한 줄씩 읽으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며 “창살 없는 감옥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잔인하게 짓밟히며 외로웠을 형님을 지켜주지 못해 서른 여섯 날 밤을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허형진 조합원은 “이제 우리가 산 자로서 형님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금속노조 깃발을 온전히 지키겠다. 형님이 바라던 노동자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한 걸음씩 걸어가겠다”며 “먼 훗날 다시 만나면 언제나 그랬듯 마주보고 앉아 술 잔 부딪혀 봅시다”라고 다짐했다.

열사의 아들 양효성 씨는 “회사의 무수한 협박과 압박을 견디며 여기까지 왔다. 유족만 있었다면 아버지 죽음은 끝까지 억울하게 남았을 것이다. 힘 모아준 동료, 노조, 시민 여러분 고맙다”고 인사했다. 양효성 씨는 “모든 일 손을 놓고 상경해 자신의 일처럼 앞장 서준 지회 조합원들에게 누구보다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싶다”며 “앞으로 어떤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힘 없는 노동자의 희망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양효성 씨는 “아버지에게 지금까지 왜 이 말을 못했는지 후회한다. 지금이라도 말하고 싶다. 아버지, 아빠,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열사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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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15일 광양 시내에서 영결식을 마친 열사의 유족과 조합원들이 열사의 영정과 신위를 앞세우고 열사가 생전에 다시 들어가 일하길 소망했던 포스코 광양제철소 1문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광양=성민규

남문우 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장례위원장인 전규석 노조 위원장을 대신해 조사를 낭독했다. 남문우 수석부위원장은 “열사는 자신의 목숨으로 우리가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알려줬다. 열사 정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약속, 실천으로 남은 자로서 부끄러움을 떨치겠다”며 “더 많은 비정규직을 조직해 싸우겠다. 목숨을 걸지 않으면 노동조합마저 지킬 수 없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민점기 민주노총 전남본부장은 “언제까지 당해야 하는가. 억울하고 분하다. 열사를 죽음으로 내 몬 저들의 악행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며 “분노와 슬픔을 넘어 이제 동지를 본 받아 강력한 연대와 단결 투쟁을 하겠다”고 조사를 했다.

영결식을 마친 유족과 조합원들은 광양시청 주변을 행진한 뒤 포스코 광양제철소 1문 앞으로 이동해 노제를 진행했다. 열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새들의 먹이가 돼서라도 가고 싶은 곳’이라고 했던 포스코는 이날도 제철소로 들어가는 길목에 바리케이트를 쳐 굳게 닫았다.

정용식 지회 부지회장은 “열사가 고귀한 노동을 했던 현장에서 노제를 하지 못해 열사와 유족에게 미안하다. 마지막 순간까지 공장 안으로 모시지 못해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분노했다. 정용식 부지회장은 “이 땅에서 노조 활동은 목숨을 내놔야 하는 큰 죄인가 보다. 우권이를 이렇게 보내야 하는 현실이 원통하다”며 “투쟁은 산 자들의 몫이다. 지회 조합원들은 열사의 뜻을 이어 받아 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이 존중 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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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15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치른 양우권 열사 민주노동자장 노제에서 유족과 조합원들이 열사의 염원을 담은 새모양의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다. 광양=성민규

심종섭 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지금 이 곳 포스코에서 노조를 만들 권리마저 박탈당한 1만5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며 “양우권 열사 투쟁은 한 사람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포스코의 노동탄압에 맞선 싸움이었다”고 강조했다. 심종섭 지부장은 “내일 포스코사내사청지회 조합원들이 현장에 복귀한다. 회사는 불법파업이라며 징계를 운운하고 있다”며 “한 명이라도 징계를 하거나 탄압한다면 더 강도 높은 투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조합원들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열사가 생전에 입었던 옷과 부당 대기발령 기간에 적은 일기장을 태웠다. 조합원들은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모두 이 곳에 태워버리고 편히 떠나시라”고 외쳤다. 노제 참가자들은 열사의 염원을 담은 새 모양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유족들은 날아가는 풍선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또 한 번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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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15일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과 유족들이 남해 추모누리 종합공설묘원에 열사의 시신을 안치한 후 음식을 열사에게 올리고 있다. 남해=성민규

이어 광양 영세공원 화장장으로 이동해 열사를 화장했다. 두 시간 여의 화장을 마친 유족과 조합원들은 경남 남해의 추모누리 공설종합묘원에 열사를 안장했다.

조합원들은 유골함에 열사가 그토록 사랑했던 지회 깃발을 올려 같이 묻었다. “우권이 형님, 우권 동지, 이제는 탄압과 차별, 고통이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오. 노조 깃발은 이제 우리가 지키겠소.” 37일 만에 상복을 벗은 조합원들은 이렇게 다짐하며 열사를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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