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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와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경남운동본부는 10월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기각 촉구 행동’을 선포했다.
지난 2월~3월 간 에어콘 부품 제조회사인 두성산업에서 독성화학물질인 트리클로로메탄 급속중독 사고가 발생해 16명의 노동자가 독성간염에 걸렸다. 노동부와 검찰은 지난 6월말 두성산업 사업주를 불구속 기소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첫 번째 기소였다. 두성산업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화우는 10월 13일 담당 재판부인 창원지방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안석태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어쩌다 한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참사가 반복된다면 이것은 고의라고 생각된다. 이틀에 한번 꼴로 중대재해가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기업이 처벌 받지 않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 반복은 고의에 기반한다. 정부 책임이 가장 크고, 이 처벌에 대해서 엄중히 대하지 않기 때문에 고의가 반복되는 것이다”라며 지적했다.
이어 안 지부장은 “이틀에 한번 꼴로 발생해도 한 건 밖에 기소되지 않았고, 심지어 기소된 두성산업은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했다. 이것은 정부가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높여야 하는 상황을 법률로 피해가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고의가 반복되는 것을 용인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흔히 법원이 마지막 보루라고 한다. 창원지방법원이 노동자 시민의 안전과 생명이 고의로 인해 참사가 발생되지 않도록 위헌법률심판신청을 반드시 기각해 줄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임수진 변호사(민변)은 “두성산업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고 시행된 이후 발생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최초 공소 제기된 사건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최초 기소된 1호 사건에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이 이루어진 것이다. 만약 위헌법률심판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의 형사처벌 조항에 위헌 결정이 이루어지게 되면, 두성산업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될 것이다”라며, “지난 15일 SPC계열사인 SPL제빵 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사망했다. 만약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두성산업 사건 이후에 발생한 SPC계열사 사건을 비롯한 중대재해 사건에 중대재해채벌법 처벌 조항을 적용해 기소하는 것에 소극적으로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 변호사는 “이태원 참사에서 보여지듯이 여전히 중대재해처벌법은 사각지대가 많다.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해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강화하여도 모자랄 판에, 기업과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시켜, 허수아비로 만들고, 이법을 없애려고 시도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은주 마창거제 산재추방연합 사무국장은 “어제 오늘 뉴스를 통해 나오는 장면을 보면서 그 안에 세월호가 있었고, 삼성중공업이 있었고, 대흥알앤티 노동자들의 모습이 있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우리 사회의 가치를 바꾸는 투쟁이었다.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인간의 생명과 목숨을 무엇보다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이었다”라며, “그러나 시작부터 내용도 부족했고, 자본은 법을 개악 시키기 위해 각종 압박을 가하고 있다. 위헌법률심판이 진행된다면 그동안 대흥알앤티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죽음과 같은 현장에서 일을 해야 하고, 또 다른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죽어갈 수 밖에 없다. 법원이 상식적 판단을 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진보정당의 발언도 이어졌다.
이장규 노동당 경남도당위원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은 처벌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중대재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업이 안전에 투자하고, 행정당국이 시민 안전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관리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여전히 기업은 법무법인에 수천만원을 쓰면서 노동자의 안전에는 투자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박봉열 진보당 경남도당위원장은 “두성산업 사용자를 일벌백계해야 한다. 16명 노동자가 유해물질에 중독되어 직업병이 일어난 것이 팩트이다. 위헌법률신청은 반드시 기각되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은 “이번 위헌법률심판은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 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중대재해로부터 안전해지는 것은 시민적 권리이고 기본권이다. 그런 권리를 무력화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의 손을 들어주면 검찰과 법원이 또 다른 노동자 시민의 간접 살인자로 규정될 수 밖에 없다”라며, 검찰과 법원에 경고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행동선포 선언문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은 비상식적으로 운영되어왔던 기업의 상식적인 운영을 위해 제정됐다"며 "단순한 물리적 위험이 아니라 위험을 유발하는 고용구조 및 조직체계 등 다양한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해 노력해야 중대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실질적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갖추고 위험을 관리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이 법은 단순한 사업주를 처벌하는 법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상식을 이야기하는 법이다. 그러므로 만약 위헌법률심판 신청이 창원지방법원에서 받아들여진다면, 이러한 비상식적 기업 운영을 상식적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사회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된다"고 우려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두성산업이 중대재해처벌법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 기각 1호 사업장이 되도록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가자들은 이날 행동선언을 하기 전에, 지난 29일 저녁 발생한 서울 용산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부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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