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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신실업부터 툴코리아까지, 금속노조 툴코리아지회 34년 역사 마무리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28회 작성일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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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부터 세신실업(세신창원노동조합), 엠케이버팔로, 세신버팔로를 거쳐 툴코리아까지 경남지역 노동운동의 역사를 장식했던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툴코리아지회가 34년의 역사를 마무리하고 지회를 해산했다.

 

툴코리아는 수공구를 제작하는 회사로 높은 품질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영화사의 우회상장을 위한 매각, 세신 브랜드 매각 등이 이뤄지며, 경영악화를 겪던 중 2018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회생을 위한 노력에도 여전히 툴코리아의 전망을 밝지 않으며, 청산이 가까워오고 있다. 금속노조 툴코리아지회는 어려운 회사 상황 속에서도 유급·무급 순환휴업휴직에 나서며, 회사를 살리기 위한 노력에 함께 했다. 그러나 회사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831일 지회 해산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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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자가 없어 한산한 공장 내 지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창근 툴코리아지회장은 세신실업부터 툴코리아까지 회사가 거쳐온 역사를 회상했다.

 

원래 한국노총 소속으로 본사 노동조합 아래에 속해있었다. 그러다 88년 단위노조로 다시 태어났고, 12노조가 되었다. 세신실업 시절엔 양식기를 만들어 수출하는 양산공장과 수공구를 만드는 창원공장이 있었다. 그러나 IMF를 겪으며, 수출이 안되었고 사실상 부도가 났었다. 그때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채권은행이 부산은행이었다. 몇 년을 그렇게 보내다가, 창원공장을 영화사가 우회상장을 위해 인수했다

 

당시엔 영화사가 단독으로 상장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우회상장을 위해 영화사가 제조업 공장을 인수한 것이다. 그때 당시 세신실업을 인수했던 곳이 바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로 유명한 강제규 감독과 이은 프로듀서의 현 ‘MK픽쳐스이다. 이후 세신실업은 엠케이버팔로로 회사 이름이 바뀌었다.

 

그렇게 2,3년 정도 영화사가 경영하다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 다시 회사를 매각했다. 그때 인수를 한 것이 문병철이란 사람이었고, 이후 이름이 세신버팔로로 바뀌었다. 문병철이 오너로 있으면서 경영을 굉장히 못했다. 경영이 악화되었고, 부지를 마음대로 매각해 부산으로 공장이 옮겨지기도 했다. 수공구가 원래 큰돈이 되는, 많이 남는 사업이 아니다. 그런데 브랜드까지 매각해버리니 회사는 더 어려워졌고, 2016년 세신 이름을 잃어버려 지금의 툴코리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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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신실업에서 툴코리아로 변화하는 동안 회사 규모는 계속 작아졌고, 조합원 수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88600명을 상회했던 조합원 수는 해산 시점엔 19명까지 줄어들었다. 경영 위기 속 신규채용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김창근 지회장은 회사가 어려워지고 일방적인 매각이 진행되었던 상황을 회상했다.

 

회사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많이 나왔었다. 그러다가 2008년 세신버팔로 시절 휴가 때 문병철 사장이 창원공장에 있는 토지를 노동자들 모르게 매각했다. 그 이전에 정확한 연도는 기억 안나지만, 엠케이버팔로 시절 김문학 사장이 토지 일부를 노동자들 몰래 매각하기도 했었다. 그때도 갑자기 출근했는데 땅을 측량 중이라서 회사에 매각을 하는 것이냐고 물어보니 아니라고 했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200811월 공장이 부산으로 옮겨졌다. 부지가 없어서 남의 공장에서 더부살이를 했었다. 2016년 세신 브랜드가 팔릴 때도 처음엔 브랜드를 담보로 돈을 빌렸다고 했었다. 근데 내가 우연히 그때 공시시스템을 들어가보니 환매권이 등기가 되어있었다. 그걸 보고 이미 브랜드 소유권이 넘어갔다고 판단이 되어서 지회에 얘기를 했다. 다들 의심만 했었지만, 결국 몇 년 뒤에 브랜드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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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노련 시절부터 금속노조로까지 34년 동안 경남지역 노동운동에서 큰 역할을 했던 툴코리아지회는 투쟁의 기록 역시 굵직하게 남아있다. 김창근 지회장은 88년도 처음 입사했을 당시부터 함께 시작된 투쟁의 역사를 얘기했다.

 

“88년도 처음 임단투를 했다. 그때 2주일 정도 파업을 하며, 본사에 이끌려 가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임금 인상보다 단위노조가 주된 요구였다. 그렇게 단위노조가 되고 12노조가 되었다. 그리고 89년도 임금 인상 투쟁, 100일 투쟁을 했다.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당시 회사에서 하루는 월급을 준다고 출근을 하라고 통보를 했다. 근데 그건 거짓말이었다. 그때 당시 노동조합이 공장을 점거 중이었다. 그때 월급을 받으러 온 반장, 관리자들이 구사대들이 되었다. 양산공장 관리직 영업직까지 다 불렀다. 구사대 수백명이 몰려와서 조합원들을 끌어내고 공장을 장악했다

 

89년도 투쟁을 이야기하던 김창근 지회장은 마창노련이 함께 투쟁했던 이야기도 꺼냈다.

 

출근했는데 공장이 점거되어 있어서 마창노련에 연락을 했다. 그러자 인근에 있던 대원강업, 효성기계 등 조합원들이 출근하다 말고 우리 회사로 와서 구사대를 몰아냈었다. 그렇게 100일 투쟁을 했고, 임금 협상 투쟁을 승리했었다. 그때 인식이 아주 투쟁하는 사업장이 되었다. 그 뒤로 거의 매년 파업을 했었고, 94년도에도 100일 파업을 했었다. 당시 학출이라고 불리던 학생운동하던 청년들이 취업하려고 물어보면 다들 우리 회사에 오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투쟁뿐만 아니라 족구, 낚시대회 등 일상적인 노동조합 활동 속에서 즐거웠던 추억도 꺼냈다.

 

보통 족구대회, 등산대회를 많이 했는데, 조합원들이 나이도 좀 들다보니 어려워졌다. 그때 주변을 보니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낚시대회를 했었다. 매년 임단투를 하기 전 4월에 진해 소쿠리섬으로 배를 타고 들어가서 했다. 13년을 진행하며 정말 재밌었고, 종종 서로 싸웠던 조합원들이 섬이라서 어디가지도 못하고 있다가 화해하고 했던 기억도 난다

 

김창근 지회장은 해산을 하는 소회를 밝히며, 34년간 함께한 조합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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