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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21년 임단협 교섭을 파국으로 내몰고 있는 서울쇼트공업이 이번에는 노동조합과 현장대표를 상대로 8천2백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소송했다.
사측은 마창지역금속지회 서울쇼트현장위원회가 쟁의행위 기간 중 점심시간을 활용해 노동가요를 틀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걸었다. 노조법에는 정당한 노조활동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고, 서울쇼트 기존 단체협약에도 손배청구 소송을 금하고 있음에도 정당한 노조활동을 이유로 소송을 건 것이다.
소송 선정자들로는 사측 대표이사와 임원진을 포함해 관리직 18명이 나섰다. 사측은 소송장을 통해 ‘편안하게 점심식사를 즐기고 식사 후에 커피 한잔을 마시며 서로 일상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등 안락한 휴가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함에도 소음발생행위0로 ’현장위원회가 노동가요를 틀어 ‘점심식사 후 ’사측은 점심시간에 노동가요를 틀어 헌법상 보장된 행복추구권의 하나인 휴식권을 침해당했다’고 밝혔다.
지부는 6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손해배상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지부는 “행복추구권을 빼앗긴 것은 사측 관리자가 아니라 서울쇼트공업의 노동자”라며 “서울쇼트의 일방적 독주로 임금체계가 개편되고 각종 수당은 없어졌으며 최저임금 인상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인상분을 살아 온 노동자들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부는 “참다못한 노동자들이 지난해 2월 금속노조로 전환했지만 1년이 다 되어가는 기간 동안 사측은 단체교섭 체결마저 거부하고 있어 101일째 차디찬 아스팔트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며 “노동자 삶과 생존권이 걸린 문제와 거피한잔의 문제. 우리는 커피한잔보다 제대로 된 단체협약과 정당한 임금인상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수연 마창지역금속지회장은 “대표이사라는 사람은 출근투쟁을 하는 노동자를 피해다니면서도 노동자들을 앞세워 소송을 걸었다”며 “정작 소송에 이름을 올린 노동자들 중 한명은 자신이 원고인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설한록 서울쇼트현장위원회 대표는 “노조가 정상적인 쟁의행의를 해도 형사고발로 대응하고, 오늘 오전에도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왔다”며 “서울쇼트현장위가 기업노조에서 금속노조로 전환한 이유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이고, 동지들이 있기에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쇼트공업이 손배 소송장을 송달한 지난 4일은 고 배달호 열사 19주기 추모기간이었다. 배달호 열사는 지난 2003년 1월 9일 두산중공업의 악랄한 노조탄압과 손배가압류로 민주광장에서 분신했고, 노동자를 향한 손배가압류 문제를 전국적으로 알렸다. 이후에도 쌍용차 등 손배가압류문제가 불거졌지만 고 배달호 열사가 있는 우리 지역에서 사측의 손배가압류는 지역사회의 큰 지탄을 받고 있다.
한편 서울쇼트공업현장위는 이날 4시간 파업을 진행하고, 사측 손배 소송과 관련한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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