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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이 조선소 하청노동자 투쟁 역사상 최초로 합법파업을 성사했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11일 12시 대우조선 내 민주광장에서 ‘도장노동자 투쟁선포식’을 벌여냈다. 조합원들은 오후 4시간 파업을 시작으로 현장 곳곳을 순회한 후 사장실이 있는 지식센터에서 투쟁을 마무리했다. 하청노동자들은 역사상 첫 파업의 감동을 동지들과 나누며, 조선소 현장에 하청노동자의 요구를 하나의 목소리로 외쳤다.
김형수 거통고조선하청지회장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자 대한민국 하청노동자들의 삶이 바뀌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차별받고 빼앗기는 노동자가 아니라 현장의 주인으로 우뚝서는 오늘”이라고 감동을 전했다. 김 지회장은 “비록 우리가 숫자는 적을 수 있지만 우리 곁에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그리고 동료가 있다”며 “오늘 도장노동자 투쟁선포식을 알리고 전체 하청노동자 조직화를 꿈꾸자”고 밝혔다.
정년을 앞둔 거통고조선하청지회 한 조합원은 “지금 우리의 임금체계는 일만 하다가 뒤지게 만들어 놓았다”며 “하청노동자가 차별받는다고 이야기하는데, 멸시라고 생각한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전했다. 조합원은 “각자 생각은 다르더라도 한 목소리로 투쟁을 외쳐야만 임금체계도 바꿀 수 있고, 우리 권리를 쟁취할 수 있다”고 독려했다.
김일식 수석부지부장은 “우리의 투쟁이 하청노동자들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고, 금속노조 경남지부도 끝까지 연대해 나갈 것”이라며 “모든 책임은 원청에 있으며, 정규직지회와 하청지회가 연대해 싸워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 대우조선도장분회와 9개 도장업체는 지난 6월 단체교섭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분회는 ▲공휴일 유급보장 ▲연차휴가 보장 ▲잔업수당 인상 ▲시급 1천원 인상 ▲휴업수당 지급 ▲미타각 임금공제 금지 ▲산제은폐 근절 ▲재하도급(아웃소싱) 금지 ▲9개 업체 공동교섭 등 19개 단체교섭 요구안을 전달했다. 그러나 교섭이 결렬되고, 10월 18일 쟁의조정 종료로 파업권을 확보하고, 10월 19일 ~ 29일 쟁의행위찬반투표를 종료하며 단체행동권을 확보했다.
이러한 도장분회의 단체교섭은 지난 4월 파워공노동자들의 23일간의 파업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파워공 투쟁으로 시작해 스프레이-터치업 등 전체 도장노동자가 함께했고, 투쟁 이후 지난 6월 6일 옥포조각공원에서 거통고조선하청지회 대우조선도장분회로 발대식을 개최했다. 도장노동자들의 투쟁은 다른 하청노동자들의 선영향을 끼쳤다. 발판노동자들도 ‘우리가 조선소 생산의 시작과 끝’이라며 임금인상 투쟁에 나섰다.
당시 김형수 지회장은 파워공 투쟁을 정리하며
우리의 투쟁은 빼앗기고 당하기만 하던 하청노동자들의 쌓인 분노가 임금인상이라는 요구로 터져 나온 생존권 투쟁이자, 하청노동자의 고단한 삶이 반영된 투쟁이었습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이라는 노동자의 강력한 무기가 우리의 마음과 손에 쥐어졌기에 가능했던 투쟁이었습니다. 그래서 분노가 폭발했고 절규에 가까운 외침들이 온 야드에 울려 퍼졌습니다. 임금쟁취를 넘어 우리 하청노동자의 삶을 바꾸자라는 우리들의 결의가 요동치는 투쟁이었습니다.
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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