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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도 보이지 않는 폭우가 내렸지만 공장으로 돌아가려는 노동자들의 투쟁은 막지 못했다.
3일 한국산연 노동자 살리는 희망대행진이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앞마당에서 700여명의 노동자,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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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켄전기 100% 투자기업 한국산연은 오는 9월 30일 생산직 전원 정리해고와 불법 외주화를 예고했다. 사측은 경영상의 이유를 주장하고 있지만 순차적으로 정리해고 위로금을 낮추는 희망퇴직 신청서를 집으로 발송하거나, 지회의 고통분담 안을 무시하는 등 정리해고 목적이 경영상 이유가 아닌 민주노조 파괴를 위한 정리해고라는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리해고 철회 조건으로 임금 107.3% 삭감이라는 비정상적인 사측안을 제시하며 노동자를 우롱하기도 했다. 또한 경영에 직접 참여한 경영진은 경영위기에 어떠한 책임조차지지 않고 있다.
양성모 한국산연 지회장은 “지난해부터 사측과 50여 차례 교섭을 하고 있지만 사측은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은 “해고는 살인이라 했다. 자신이 해고되어야 할 날짜를 잡아놓은 노동자의 심정은 어떻겠냐”며 “저들이 아무리 공장 밖으로 밀어내도 동지들이 함께 하면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독려했다.
이날 희망대행진은 한국산연 정리해고 반대 경남대책위원회가 주최했다. 대책위를 대표해 단상에 오른 박홍진 노동당 경남도당위원장은 “노동자들은 하루하루 피가 마르고, 자본은 탐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우리 노동자가 함께 해서 정리해고를 막아내자”고 밝혔다.
김은형 한국산연지회 지도위원은 편지글을 적어와 “승리해서 현장으로 돌아가 웃으며 오늘을 이야기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우리 손으로 반드시 현장의 기계를 돌리자”고 낭독했다.
이날 한국산연 양성모 지회장과 오해진 사무장, 김은형 지도위원이 삭발을 단행했다. 삭발식을 단행하는 동안 조합원들은 울음을 터뜨렸지만 공장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의를 한마음으로 모아냈다. 홍지욱 지부장은 “마음이 무겁다. 오늘을 계기로 전열을 정비하겠다”며 “잘못된 정리해고와 노동탄압을 하려거든 산켄전기는 보따리를 싸서 일본으로 가야 할 것”이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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