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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해고일이 아니다. 오늘을 내일같이, 내일을 오늘같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30일, 내일이면 해고자 신분이 되는 한국산연 노동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가 한국산연 정리해고일인 30일 ‘한국산연 정리해고 저지 경남지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노동자들은 한국산연 사장인 김00 집 앞인 서강아침의빛 아파트에서 약식집회를 개최하고 한국산연 앞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까지 행진했다. 결의대회에는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여영국 도의원 등이 참석했다.
해고를 6시간 남짓 앞둔 노동자들은 오히려 담담했다. 이정희 한국산연 조합원은 편지글을 낭독하며 “해고 전과 후가 달라질 것은 없다”며 “우리 목표는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오히려 제대로 붙어볼 수 있게 되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한국산연 사측을 규탄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양성모 한국산연지회장은 “얼마전 산업자원통상위원회 국정감사에 김00 사장이 한국산연 정리해고 사태와 관련해 출석해서 ‘지금은 너무 힘들다. 상황이 나아진다면 한국땅에서 계속 기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정리해고만 일방강행하는 기업이 35명의 노동자 목숨을 담보로 기업을 영위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양 지회장은 “자행되는 정리해고는 조작된 정리해고”라며 “OEM(주문자위탁생산)방식에 최적화된 공장인 한국산연이 영업을 하고, 물량이 존재하는 공장의 정리해고는 노동조합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산연 사측은 지난 2월 생산직 전원에 대한 정리해고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며 영업전문회사로 탈바꿈하고, 생산부문을 외주화 처리하겠다고 밝혔던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날 함께 한 노동자들은 한국산연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투쟁을 결의했다. 홍지욱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김00 사장은 금속노조가 존재하는 이상 잊지 않도록 살아가고, 준비할 것”이라며 “지금까지가 예선전이었다면 이제는 본선”이라고 독려했다. 이어 홍 지부장은 “경남지부 전체 조합원들이 함께 싸워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황우찬 금속노조 부위원장도 “금속노조는 정리해고 동지들을 끝까지 지켜왔다. 이 싸움 금속노조가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며 “한국산연 자본인 산켄전기에세 이 싸움이 오늘로 끝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줄 것”이라 밝혔다.
국가기관의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여영국 경남 도의원은 “한국산연 사측은 지난해 화재이후 KTT공장을 임대하고 운영하며 정작 본공장은 방치하고 있다”며 “한국산연 부지는 국가자산인데, 국가자산을 허술하게 관리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여 도의원은 “노동부는 한국산연이 임대한 KTT를 (불법외주화 정황이 없는 지)특별근로감독해야 한다”며 “(KTT에서)샘플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충분히 의심이 간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한국산연 생산직 노동자들은 애초 61명이었지만 정리해고 통보 이후 사측의 4차례 희망퇴직으로 일부가 일터를 떠났다. 현재는 35명의 노동자들이 회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산연 본사인 산켄전기를 규탄하기 위해 일본원정투쟁단이 준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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