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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창원 비지회 “우리는 단 1명도 쫓겨날 수 없다”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884회 작성일 20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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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대량해고가 예고된 가운데, 한국지엠창원 비정규직지회 김희근 지회장이 7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 지회장은 “6년 동안이나 계약직을 하면서 7번의 계약해지와 1번의 부당해고를 당했지만 연말 업체 변경으로 또다시 9번째 해고 통보서를 받았을 때 심정을 표현하기 힘들다이번에는 4개업체 369명에게 이런 짓을 자행했다며 상황을 전했다. 또 지회장은 원청에 항의하는 것도 쉽지 않다본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엔 셔터문을 설치했고, 입구에는 cctv를 추가하고, 원청에서 쟁의대책위원 9명에게 고소장, 지회장과 사무장에게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도 접수했다고 밝혔다.

 

아래는 한국지엠창원 비정규직지회장 성명서 전문이다

지회장 성명서

-우리는 단 1명도 쫓겨날 수 없다!-

 

무려 360여명이 해고 예고 통보서를 받았습니다

한해를 마무리 하는 12월을 비정규직들은 해고 예고통보서를 받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박근혜 퇴진 총파업을 하고, 집회에 다녀오던 조합원들은 갑자기 날아든 해고 통보서에 분노와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6년 동안이나 계약직을 하면서 7번의 계약해지와 1번의 부당해고를 당했던 저 조차도 작년 연말 업체 변경으로 또다시 9번째 해고 통보서를 받았을 때의 심정은 지금도 글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지엠이 무려 4개 업체 369명에게 이런 짓을 자행했습니다. 그동안 한가족처럼 잘 지내보자던 업체 관리자들도 해고 이후 대책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입니다. 업체를 계약해지한 원청에 항의하고 싶어도 이제는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본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엔 셔터문을 설치했고, 본관 입구에도 CCTV를 추가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원청에서 쟁의대책위원 9명에게 고소장을 날렸고, 저와 사무장에게는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도 접수했습니다. 분명 작년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지엠의 공격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정식으로 취임한 구조조정 전문가 제임스김 사장은 겉으로는 내수 확대에 올인하면서도 속으로는 줄곧 물량 축소에 따른 구조조정 준비를 해왔습니다. 지난 임단투에서 혹시나 하고 기대를 걸었던 군산 동지들은 쓰라린 좌절을 맛봐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부평 지부 비리 수사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전현직 간부를 비롯한 활동가들의 손발을 옭아매고, 혼란에 빠트렸습니다. 잘나가던 창원공장도 특근에 이어 잔업도 줄고, 내년에는 물량이 더 줄어 휴업이나 잡다운을 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결국 비정규직 지회에 대한 노조탄압과 대량해고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물량 축소와 인원 축소 공격을 위한 신호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조합원이냐, 비조합원이냐를 떠나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지엠의 공격에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1명도 쫓겨날 수 없습니다!

물론 우리가 가만히 있는다면 지엠의 계획대로 흘러갈 것입니다. 그러나 열번, 백번을 생각해봐도 그럴 수는 없습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고, 주면 주는 대로 받고, 나가라고 알아서 나갈 거면 애초에 노조활동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뜨겁던 여름 땀흘려 가며, 춥던 겨울 손 비벼가며 유인물 돌리고, 선전전 하고, 조합원을 모으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노조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는 이상,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버티고 있는 이상, 우리는 이대로 단 1명도 쫓겨날 순 없습니다. 수년간을 최저시급 가까이 받아가며 버텨온 세월이, 의자에 앉을 틈도 없이 골병들도록 일해왔던 시간이, 관리자들 눈치 보며 참아왔던 눈칫밥이, 그래도 묵묵히 버티면 언젠가는 정규직이 될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이 눈앞에 아른거려 이대로 쫓겨날 수는 없습니다.

 

조합원 동지들에게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노조에 가입한 순간부터 누구도 우리 가는 길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어려움들을 함께 이겨내기 위해 지난 수개월을 준비해왔습니다. 매주 조합원 교육을 진행했고, 전조합원이 유인물 배포와 중식 선전전, 출투에 참여했습니다. 매주 1회 이상 전체 파업을 진행하며 간담회와 현장 순회, 항의방문도 진행했습니다. 민중총궐기에도 120여명 조합원이 상경투쟁에 참여했고, 촛불집회나 다른 투쟁 사업장 연대에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노조활동은 간부들이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만 단결력과 투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저런 소문에 걱정 되고, 두렵기도 하고,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한다면 정규직화의 꿈도, 그동안 지켜온 일자리도, 10년만에 다시 되찾은 노조의 깃발도 모조리 빼앗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노조를 처음 시작할 때 가졌던 마음을 다시 떠올리며 자신을 믿고, 조합원을 믿고, 쟁의대책위원을 믿고, 함께 투쟁해 나갑시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리가 단결하는 만큼 투쟁할 수 있고, 투쟁하는 만큼 쟁취할 수 있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줍시다.

 

비조합원 동료들에게

비조합원 중에도 많은 분들이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 들어가 있고, 비정규직 지회 활동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정규직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송만으로 지엠이 우리 요구를 들어줄 리는 없습니다. 최대한 시간을 질질 끌면서 재판을 연기시키고, 그 사이에 이런 저런 공격을 통해 소송자 숫자를 최대한 줄이려고 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번에 업체 변경을 통한 해고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다면 앞으로는 지엠의 물량 축소 공격에 따라 군산처럼 모조리 쫓겨날 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비정규직 지회가 무너진다면 업체 소송이 날라가는 것도, 우리 모두의 고용이 위협받는 것도 한순간 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싸움은 비정규직지회만의 싸움이 아니라 모든 비정규직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싸움입니다. 그러나 155명 조합원만의 힘으로는 지엠에 맞서 투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 이상 무책임한 업체 관리자들 눈치보지 말고 이번 기회에 노조와 함께 고용과 근속, 노동조건 3승계를 확실히 지켜냅시다.

 

정규직 사무직 동지들에게

비정규직 지회 투쟁으로 곳곳에서 라인이 멈추자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무리하는거 아니냐? 정규직지회랑 제대로 소통은 하고 있는거냐? 물론 경험도 부족하고, 아직 체계가 안정화 되지 못해서 발생하는 우려라고 봅니다. 비정규직지회도 경험을 통해 배워가고 있으며, 토론과 소통으로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엠의 공격으로 발생한 군산공장의 비극을 창원공장에서 또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지엠이 노리는 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열시키고 차례대로 각개격파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군산에서는 서로가 단결하고 투쟁하지 못해서 비정규직뿐만 아니라 정규직까지 희생양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번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로 비정규직지회는 지엠에 맞서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가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면 아낌없는 충고와 더불어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같은 공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동료로서, 지엠에 맞서 투쟁하는 같은 금속노조 조합원으로서 따듯한 손을 내밀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승리의 순간까지 용기 잃지 않고, 우리 모두의 총고용과 생존권 사수를 위해 힘차게 투쟁해나가겠습니다. 투쟁!

 

2016127

한국지엠창원 비정규직지회 지회장 김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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