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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투쟁, 종지부를 찍자
중형조선소 투쟁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정권과 자본이 지난 2009년 조선산업 1위를 지켰다며 축배를 들 때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조선산업의 위기를 예상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한 지 10여년이다.
정부의 대책이 전무한 동안 우리 지역에서는 신아sb가 파산했으며, 노동조합이 없었던 중형조선소들은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노동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살아남은 성동조선과 STX조선 노동자들의 생존은 처절했다. 수개월간의 무, 유급 휴직은 물론 상시적인 희망퇴직 압박으로 ‘고사’라는 단어가 절로 나왔다. 성동조선과 STX조선은 한 때 직영 노동자만 2천에서 3천명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1천여명이 남아 일터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부분 유, 무급 휴직으로 생활고에 직면해 있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1/4분기내로 중형조선소 정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마저도 ‘기업재평가’이후로 연기하며 구조조정을 동반한 정부대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의 투쟁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왔다. 정부 정책이 한번 마련되면 다시 되돌리기 힘들다. 노동자를 살리는 정책이 될 것인지, 노동자를 죽이는 정책이 될 것인지. 모든 것이 우리 투쟁에 달려있다.
■정부 정책,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
문제는 중형조선소 정상화 정부 대책이 비단 중형조선소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문재인 정부는 제조업 발전과 관련한 공약을 내 놓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는 것은 중형조선소 정상화 대책이 처음이다. 앞서 산업자원통상부도 정부 차원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이후 제조업 발전 전망과 관련해 정부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3여 년 전부터 제조업발전전망을 요구해 왔으며, 지난 2017년에는 진보정당 의원들이 ‘제조업발전특별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법률 차원의 제조업발전전망은 마련되지 않는 상태이고, 문재인 정부도 제조업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발전전망 요구는 촛불시민혁명 전 노동계의 주된 요구였다. 촛불시민혁명으로 여론의 주도권이 넘어갔지만 제조업발전 전망은 여전히 유효한 요구이다. 현장에서부터 사측과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지고 있어 문재인 정부 역시 이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 지역에서만 보더라도 두산중공업 사측의 고통분담 요구, S&T중공업의 인원 구조조정 요구, 한국지엠의 비정규직 배제 정책 등 곳곳에서 노동자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 정책마저 노동자 구조조정 정책으로 마련된다면 반노동 자본의 공세는 더욱 힘을 얻어 노동자를 옥죄어 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2월 7일을 국민 여론의 폭발점으로 만들어 내자
중형조선소 정부 정책이 노동자 살리는 정책으로 마련된다면 곧 우리가 사는 길이다. 중형조선소 문제는 한낱 기업과의 문제가 아니라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국가 기관인 산업자원통상부와 직접적 연관 관계가 있는 문제다. 정부는 최근 성동조선과 관련해 ‘국민이 납득하는 수준에서 추가지원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중형조선소를 살려야 된다는 국민적 여론을 만들어 낸다면 충분히 인적 구조조정 없는 정부 대책을 기대할 수 있는 상태다.
이는 중형조선소 정상화 대책은 우리가 투쟁하면 인적 구조조정 없는 정부 정책으로 만들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오는 2월 7일 경남도민대회를 대규모 집회로 성사시켜 국민 여론의 폭발점으로 함께 만들어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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