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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매각 반대 선전전을 하며 대우조선 협력사 노동자를 아버지로 둔 고등학생을 만났다. 노동자라고 했다. 이사를 6번이나 다녔다고 했다. 친구를 사귈만하면 이사를 다녔다고 했다. 대우조선이 아빠의 마지막 직장이었으면 좋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매각은 아버지의 직장과 가정을 붕괴시키고, 가족의 약속을 깨버리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거제 옥포중앙사거리에서 10일 개최한 ‘대우조선해양 매각반대 영남권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에서 나온 발언이다. 산업은행은 공적자금 10조원 이상을 투입한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2조8천억원의 현물 출자방식으로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매각과정에서 노동자와 협의조차 없었다는 점, 현대그룹을 위한 재벌특혜 매각이라는 점, 대우조선 노동자는 물론 협력,부품업체 노동자의 고용불안이 야기된다는 점 등을 들며 매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경남과 거제 시민들은 매각 반대 지역 대책위를 구성해 활동을 하고 있으며, 민주노총이 영남권 노동자대회 형식으로 이날 집회를 개최한 것이다. 대회에는 영남권 노동자 3천여명 뿐만 아니라 거제지역 시민들도 함께 참여했으며, ‘대우조선 매각 철회’를 요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대우조선의 인수합병과 특혜, 그리고 사람 자르는 구조조정으로 재벌은 더욱 더 큰 이익을 챙기려한다”며 “진짜 위기라고 한다면 재벌의 탐욕이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매각은 무책임한 것이고 야합이고 지역사회의 고통이다. 대우조선 매각에 대한 전망 논의도 없이, 지역사회 노동자가 배제된 매각은 밀실야합이다”며 “헐값으로 매각한다는 것은 현대중공업 정몽준·정의선의 재산 증식의 재벌 특혜다”고 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반드시 매각을 막아낼 것이다. 밀실에서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의 삶을, 지역사회의 희망을, 조선산업의 미래를 억누른 것을 방관할 수 없다. 민주노총이 막아낼 것”이라며 결의를 높였다.
신상기 대우조선 지회장은 “대우조선의 주인이 없다고 하지만 대우조선의 주인이 거제시민과 노동자가 주인이다. 이동걸 은행장은 대우조선을 지금 매각하지 않으면 망한다고 한다. 동의할 수 없다”며 “뼈를 깎는 고통으로 정상화시켜 왔다. 이제 우리의 투쟁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문재인 정부가 사람이 먼저가 아닌 재벌이 먼저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매각 철회에 대한 대안이 있다. 방법은 찾으면 된다. 다만 매각을 철회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첫 단추부터 제대로 논의하자는 것이다”고 했다.
여영국 국회의원은 “대우조선이 힘든 경영에 처했을 때, 공적자금 투입에 국민들이 동의했다. 국민이 주인인데 주인한테 한마디 묻지 않고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며 “굳이 주인을 안 찾아도 된다. 주인들은 때로는 허리띠도 졸라매고 온갖 어려움을 견디며 왔다. 그러면 노동자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독립적인 경영보장이 유일한 방법이다”고 밝혔다.
거제시민들도 발언에 나섰다. 거제시민 장윤영씨는 “저는 35년차 대우조선 노동자의 부인이다. 매각 소식은 충격이다. 노동자들의 생존과 운명이 걸린 문제가 밀실에서 일어날 수 있느냐. 대우조선을 누가 부실하게 만들었나. 조선소의 ‘조’자도 모르는 이들이 무능한 경영진과 부패한 이들이 대우조선을 부실로 몰았다”고 했다.
장씨는 “이제 겨우 정상화로 접어드는 시기에 개풀 뜯어 먹는 소리냐. 부실로 만든 산업은행은 무슨 자격으로 매각하나. 미세먼지보다 더 해롭다”며 “매각은 대우조선 ‘1등 기술’을 빼먹으려는 것이라는 것을 거제시민은 다 안다”고 했다.
그는 “거제도 정치인들은 대우조선 매각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한다. ‘고용 보장’과 ‘납품선 보장’은 뻥이다. 여기에 정치인들이 동조하는 것은 영혼 없는 약속을 믿는 것이다. 대우조선을 지켜달라. 거제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대우조선 매각 철회를 결의하며 '재벌특혜, 밀실야합'등의 매각의 문제점이 적힌 현수막을 횃불로 찢는 상징의식을 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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