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20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현대비앤지스틸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 경영책임자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18일 현대비앤지스틸에서는 코일 가이드테이블에 대한 보수작업이 이뤄지던 중 협착사고가 발생,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근 11개월 간 3차례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손덕헌 노조 부위원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었지만, 자본은 예방과 의무에 비용이 많이 투입된다면 재해 발생과 처벌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 현실이다. 윤석열 정권은 스스로를 영업사원이라 했다. 노동청 역시 자본을 이윤을 위한 영업사원으로 보인다”라며, “자본에게 위험 요인이 있어도 비용을 핑계로, 또 회사가 조치할 능력이 없다는 핑계로 법을 개정하고, 처벌을 줄이려한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손 부위원장은 “어제 사고 현장을 가봤지만, 그곳은 노동자가 죽을 수 밖에 없는 현장이었다. 설계와 다른 볼트와 너트가 사용되었다. 이것은 죽음을 부르는 사측의 조치였다. 또한 작업 인원이 부족해서 발생한 사고이기도 하다”라며, “앞서 일어난 두 번의 재해에서 노동부에 어떤 조치와 근로감독을 했는지 알아볼 것이다. 봐주기 조사를 했다면 노동부에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석태 경남지부장은 “앞선 두 건의 재해가 있었을 때 처벌이 신속하고 엄격하고 확실하게 이뤄졌다면, 세 번째 재해는 없었을 것이다.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정일선 사장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구속하고 처벌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재해다”라며, “하지만 노동부는 그 일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현대비앤지스틸의 노동자들이 부산청과 창원지청에 계속 여러 안전 문제에 대한 문의를 했지만, 중대 재해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전 점검을 나갈 수 없다는 해괴한 망발을 서슴치 않았다”라고 노동부의 안일함을 지적했다.

이어 안 지부장은 “노동부는 지금이라도 죽음의 공장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현대비앤지스틸에 대해 전면적인 작업 중지 명령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조재승 현대비앤지스틸 지회장은 “현대비앤지스틸은 2022년 9월과 10월 2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1년도 되지 않은 2023년 7월 18일, 누군가의 아들이자 아버지인 노동자가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라며, “현대비앤지스틸지회는 안전사고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지난 해 사망 사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고가 일어났다. 그래서 지회는 2023년 3월 14일 창원노동지청과 부산노동청에 작업 중지를 하고 특별근로감독을 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거부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 지회장은 “다른 곳에 투자할 몇백억의 돈을 설비 개선에 사용했다면 이런 중대 재해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유가족들은 사고일로부터 3일이 지났는데도 회사의 소홀한 대처로 인해 장례를 못 치르고 있다”라며, “정일선 대표이사 처벌과 정의선 회장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현대그룹의 무책임함을 규탄했다.

기자회견 이후 기자회견 참석자들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장과의 면담이 진행되었다. 면담에서 노조는 현대비앤지스틸에 대한 즉각적인 특별근로감독과 작업중지, 근로감독관 직무규정에 따라 정일선 사장에 대한 즉각적인 구속 영장 청구를 요구했다.

면담 이후 현대비앤지스틸에 대한 근로감독은 진행되었지만, 창원지청은 중대재해 처벌에 대한 권한은 부산청에 있다는 이유로 구속 영장 청구 요구를 무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