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흥알앤티에서 또다시 화장실을 통제하는 직장괴롭힘이 반복해서 나타나며 ‘직장내괴롭힘금지법’의 실효성이 지적되고 있다.

대흥알앤티지회는 24일 경남도청에서 ‘대흥알앤티의 반복된 직장 내 괴롭힘, 법의 실효성이 없음이 밝혀졌습니다’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회는 지난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던 첫 날에 사측의 화장실 통제로 인해 여성 노동자들이 급성방광염에 결려 사측의 직장괴롭힘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이후 사측은 업무지침에서 화장실 통제 내용을 철회했다고 밝혔지만 지난 9월 또다시 화장실을 통제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나 사측은 지난 7월 이전에 있었던 화장실 통제 사건의 경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문제라는 이유로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9월에 발생한 화장실 통제 등 직장 괴롭힘 상황도 자체 조사결과 ‘직장 괴롭힘이 아님’으로 결론지었다. 사측은 가해자가 화장실 통제를 한 적이 없다는 것과 업무연관성 등의 이유로 이 같은 결론을 지은 것이다.

지회는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에서 괴롭힘 행위자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규정 또는 사건에 대한 사용자의 적절한 조치 미이행 시 제재규정은 별도로 두지 않고 있다”며 “이는 금지법은 만들었지만 법을 지키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회는 “괴롭힘 발생 시 조사권한 등을 회사가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며 “대부분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유가 사측의 이익과 연관되어 있고, 회사의 입장에서는 생산효율을 위한 이유를 내세우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기 만무하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대흥알앤티 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들은 별다른 피해구제 조치 없이 가해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

정동식 대흥알앤티지회장은 “법을 개정해 괴롭힘 발생 시 사용자와 노동자가 함께 조사를 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최소한 이런 어이없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