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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 투표율을 자랑한 지난 4·15총선에서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기본권 보장은 더욱 어려워 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4월 16일부터 3일간 ‘조선소 하청노동자 선거권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지난 2017년 5월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와 2018년 6월 13일 제7회 지방의회 선거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한 후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254명의 응답자 중 유효한 응답이 253명이었다.(2017년 5월 대통령선거 때 유효안 응답은 258명이었고, 2018년 6월 지방의회 선거 때 유효한 응답은 274명이었다.) 응답자 253명을 고용형태 별로 나누면 하청업체 본공이 175명(69%)으로 가장 많았고 물량팀 39명(15%), 하청업체 계약직 30명(12%), 사외인력업체 9명(4%) 순이었다.
이전 두 번의 조사와 비교하면, 수치상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 응답자의 고용형태 분포는 비슷했다. 그러므로 응답자의 고용형태 분포의 비슷한 상황에서 응답 결과에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현실의 유의미한 반영일 수 있을 것이다.
(<표 1>, <표 1-1>, <표 1-2> 참조)
1. 실태조사 응답자의 고용 형태
<표 1> 2020년 4월 국회의원 선거
<표 1-1> 2018년 6월 지방의회 선거
<표 1-2> 2017년 5월 대통령 선거
◌ 국회의원 선거일이 유급휴일인 하청노동자는 4%로 더욱 줄었다
국회의원 선거일이 휴일인가를 묻는 질문에 휴일이 아니고 출근하는 날이라는 대답이 132명(52%)로 가장 많았다. 또한,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무급휴일이라는 대답도 111명(44%)나 되었다. 반면, 우리가 흔히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국회의원 선거일이 유급휴일인 노동자는 고작 10명(4%)에 불과했다. 이처럼 조선하청노동자 중 극히 소수만이 선거권 행사를 위한 유급휴일을 보장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17년 5월 대통령 선거 때와 2018년 지방의회 선거 때, 선거일이 유급휴일이라는 응답은 각각 13%와 12%였다. 즉 지난 두 번의 조사에서 선거일이 유급휴일이라는 응답이 비슷했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유급휴일이라는 응답이 대폭 줄었다. 응답자의 고용형태 분포가 세 번의 조사에서 큰 차이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최근 몇 년 동안의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하청노동자의 기본 권리가 더욱 축소되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표 2>, <표 2-1>, <표 2-2> 참조)
2. 선거일은 휴일입니까?
<표 2> 2020년 4월 국회의원 선거
<표 2-1> 2018년 6월 지방의회 선거
<표 2-2> 2017년 5월 대통령 선거
한편, 같은 하청노동자라도 고용형태에 따라 선거권 보장의 현실은 다르게 나타났다. 하청업체에 직접 고용된 본공 노동자의 경우 응답자 175명 중 ‘무급휴일’이라는 응답자가 86명으로 ‘휴일 아님(출근)’이라는 응답자 82명보다 많았다. 그러나 다단계 하청고용 구조에 있는 물량팀 노동자의 경우 응답자 39명 중 ‘무급휴일’이라는 응답자는 11명인 반면 ‘휴일 아님(출근)’이라는 응답자는 26명으로 두 배 이상 많았다. 즉, 하청노동자 중에서도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일수록 선거권 보장에 더 취약함을 알 수 있다.
(<표 2-3>, <표 2-4> 참조)
2-1. 선거일은 휴일입니까? (고용형태별 분석)
<표 2-3> 하청업체 본공
<표 2-4> 물량팀
◌ 하청노동자 71%는 국회의원 선거일에도 출근했다
이렇게 절대다수 96%의 노동자에게 국회의원 선거일이 유급휴일이 아니다 보니 선거일에도 179명(71%)은 출근을 했다. 2017년 5월 대통령선거 때와 2018년 6월 지방의회 선거 때도 선거일에 출근했다는 응답이 각각 70%와 78%로, 세 번의 조사에서 모두 70% 이상이었다.
선거일이 휴일이 아닌 노동자는 물론이고, 무급휴일인 111명의 노동자 중에서도 실제로 쉰 사람은 64명이고 나머지 47명은 출근을 했다. 무급휴일에 쉬면 임금이 줄어들게 되므로 회사에서 출근하라고 하면 하청노동자는 출근을 할 수밖에 없다.
다만, 투표권 보장을 위해 1∼2시간 늦게 출근했다는 응답은 10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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