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대법원이 산재 유가족 우선•특별채용 단체협약 조항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가운데,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 철회와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속노조는 16일 전국 동시다발로 ‘유가족 고통 눈감은 노동행정에 시정명령, 고용노동부는 근거없는 시정명령 즉시 철회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하라’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부는 같은 날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6년 ‘고용세습으로 비판받는 우선•특별채용 조항에 대한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 가족을 우선•특별채용 하도록 한 단체협약에 대해 시정명령을 남발했다. 고용노동부는 시정명령이 아닌 시정권고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국 500여곳의 사업장에 시정이 요구되었고, 우리 지역에서만도 13곳의 사업장 단체협약이 영향을 받았다.
당시 보수언론은 이러한 노동부의 입장을 토대로 금속노조가 노조 이기주의를 앞세워 청년세대의 고용을 막는 고용세습을 벌이고 있다고 매도한 바 있다.
홍지욱 지부장은 “고용노동부의 관료적 태도로 최근 삼성중공업의 폭발사고와 현대중공업의 추락사고 등 중대재해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산업재해로 가장이 죽고, 가정이 파탄될 위기에 처했을 때 사망사고에서 최소한의 생계보장을 위한 후속조치에 시정명령을 내리는 말도 안되는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 홍 지부장은 “말이 안되는 태도이자, 법을 떠나서라도 엄중한 재해에는 모르쇠로 하다가 최소한의 생존대책을 시정명령하는 태도를 사과하라”며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장도 책임이 있다.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두현 변호사는 “단체협약의 조항은 국가유공자나 순직공무원 자녀의 취업을 법률로 지원하는 것과 유사한 취지임에도 공정한 취업경쟁을 해치는 것으로 곡해하고 사회질서에 위배된다고 했다”며 “건전한 사회질서에서 어긋나는 계약이 무효가 되는 근거는 민법 제103조인데, 이는 장기매매계약과 같은 반사회적 계약이나 상대방의 궁박을 이용해 현저히 불공정하게 맺은 계약이 해당된다”고 해석했다.
김 변호사는 “단체협약은 노사간 힘의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자율적으로 합의한 약속이고, 노조법이 보호하는 사업장 내의 질서”라며 “이러한 협약을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되고, 오너의 자녀를 특별채용하고 심지어 특별승진까지 시켜주는 행위가 반사회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용노동부의 단체협약 시정명령 철회 ▲노동3권을 무력화하는 부당한 단체협약 시정명령 시도한 고용노동부의 사과 ▲노동자와 가족에게 고통을 준 고용노동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 이전글금속노조, 지부 농성중인 투쟁사업장 지지방문 20.09.21
- 다음글툴코리아, 정리해고 예고 20.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