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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2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오션의 470억 손배소의 취하와 박완수 경남도지사의 역할을 촉구했다.
유경종 민주노총 경남본부 부본부장은 “한화오션은 대우조선을 인수하고 노동자들과 손을 잡고 배를 잘 만들어서 다시 뛰는 한화오션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470억의 손배소는 노동자의 노동3권을 유린하기 위한 획책으로, 노동자의 발목을 한 번 더 잡으려고 하는 한화오션의 시도라고 생각한다”라며, “그간 손해배상으로 인해 돌아가셨던 많은 분들이 생각난다. 노동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이다. 반드시 취하할 것을 간곡히 촉구하고, 박완수 도지사의 역할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김일식 금속노조 경남지부 지부장 당선인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왜 일어났는지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대우조선의 법정관리 시절 회사가 어렵다고 사내하청 노동자들 4대보험을 체납했다. 임금 삭감, 상여금 삭감, 복지 축소가 따라왔다. 참다 못한 조선소 노동자들의 처절한 외침, 실질적 사용자인 대우조선 원청이 해결할 것을 요구한 것이 작년 파업 투쟁이었다”라며, “올해 교섭은 비교적 원만하게 진행되었다. 이런 시기에 한화오션과 거통고 조선하청지회가 또 다시 마찰이 일어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도지사가 적극적 역할을 해야한다”라고 촉구했다.
470억 손배소 변호인단인 최경아 변호사는 "얼마 전 국회에서는 소위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조법 제2, 3조 개정안이 통과됐다"라며 "진짜 사장이 누구인지 은폐되는 다단계 하청 꼼수를 막고자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개념을 현실에 맞게 정돈하는 법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록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당장 시행되진 못했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시민이 노란봉투법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그동안 원하청 구조가 야기한 문제점을 재차 확인하는 공론장도 여럿 형성됐다. 이번 470억 소송에도 전국적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경남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부끄러운 역사로 남을 것이 자명하다"라고 했다.
최 변호사는 "과거 조선업계가 불황이라던 뉴스가 기억나실지 모르겠다. 역대급 분식회계가 휘몰아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역대급 불황이 찾아왔다는 소식"이라며 "당시 대우조선은 하청노동자에게 같은 배를 탄 식구인양 고통을 분담하자며 임금을 삭감하고, 대규모 구조조정도 마다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뼈를 깎는 고통 분담으로 불황을 넘기고 난 뒤로도, 삼분의 일 가량 삭감된 하청노동자 임금은 회복되지 않았다. 단순히 불황 때문이라기엔 같은 시기 등기이사 평균연봉이 분식회계 이전 2014년과 비교할 때 오히려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며 "그간의 실적 부진을 온몸으로 받아낸 게 누구였을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하청노동자들은 그 누구보다 우리 경남지역의 대우조선을 지탱하고 또 살리는 데에 앞장서서 큰 희생을 감내하였던 이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 변호사는 "이제 수주대란에 인력난이 문제라 한다. 옛 대우조선이 스스로 떠나보낸 숙련공들에게 돌아와달라고 호소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는데도, 하청노동자들의 삭감된 임금과 처우만큼은 돌아오지 않았다"라며 이는 근본적으로, 중첩적인 원하청 구조로 설계한 탓에 기본적인 근로조건을 논하고 교섭할 대상조차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경아 변호사는 "현재 한화오션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으로 떠난 숙련공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우리 사회의 지원을 요청한다. 하지만 고되고 위험한 데다 숙련공조차 저임금인 조선소로, 수틀리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조선소로 누가 돌아올 수 있을까"라며 "성실히 노동 제공을 하더라도 누가 사장인지조차 모른다는 곳으로 누가 돌아올 수 있을까. 한화오션이 그간의 병폐와 단절하고 경남 지역에서 환영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첫 시작은, 바로 470억 소송을 취하하고, 노사 상생을 위한 교섭에 나아가는 길일 것"이라고 했다.
김형수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은 “하청 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누구나 함께 누려야 될 기본적인 권리들이 침해당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우리 사회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투쟁했다. 그러나 사회적 기본권을 침해하고 짓잛았던 사람들에 의해, 권력에 의해 우리는 말도 안되는 470억 손해배상을 끌어안고 지금 투쟁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지회장은 “얼마 전 대통령은 20년이 넘는 노동자들의 투쟁 결과를 거부했다. 박완수 도지사도 우리의 요구를 묵살했다. 현장에서 손해배상을 취하하라는 서명을 받았다. 이 서명운동을 거제시, 경남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기자회견에 앞서 박완수 도지사와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또한 1531명의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서명한 손배소 취하 촉구 서명지 역시 수령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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