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한국 노동자들이 일본 영사관으로 보내려고 한 항의서한 전달마저 경찰력이 저지하고 나섰다.
한국산연지회가 천막농성 100일을 맞이한 20일. 한국산연 청산철회 생존권보장 경남대책위가 일본 영사관 앞에서 ‘먹튀, 일본산켄전기 노동탄압 위장폐업 철회하라’는 규탄대회를 개최하고 항의서한을 전달하고자 했지만 이 마저도 경찰력으로 막아선 것이다.
앞서 일본 영사관 측은 한국산연과 관련한 항의서한 수령을 ‘관련이 없다’고 거부한 바 있으며, 일본 후생노동성으로 전달하라고 요구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일본 내에 있으며 코로나19로 일본 입국은 금지되어 있다.
김일식 수석부지부장은 “항의서한을 영사관에 전달하기 위해 왔는데, 우리를 보호해야 하는 경찰이 오히려 차벽을 치고 영사관에서 우리를 보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이것이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은 “50년전에 온갖 특혜를 주며 외자기업을 유치했지만 정작 외자기업이 먹튀할 때 아무런 규제나 조치가 없다”며 “법과 제도를 만들어 나가고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력은 대책위가 집회를 해산하고 인도로 통행하고자 하는 일행들도 막아서며 과도한 경찰력을 집행했다. 대책위는 항의서한 전달을 막아서는 경찰을 비판하며 일본 영사관 앞 항의서한을 놓고 오는 것으로 집회를 마무리 했다.
오해진 한국산연지회장은 “산켄전기는 노동조합과 약속한 한국산연 투자 약속은 지키지 않은 채 160억원을 들여 EK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며 “불법적인 산켄전기를 보고 일본 시민들도 사측의 만행을 규탄하고 있는데 정작 자국 기업을 지도해야 하는 일본 영사는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오 지회장은 “개인기업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더 이상 이 문제를 방관하지 마라”고 요구했다.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은 “우리가 한국산연의 폐업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은 지난 정리해고 투쟁 마무리과정에서 노사간 합의된 약속이 단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산켄전기가 한국 내 운영을 아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체 변경으로 새로운 사업을 하려하고 있기에 이것은 민주노조 말살 정책일 뿐”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류 본부장은 “대책위와 대안을 모색하고, 지방정부에 잘못된 폐업을 바로잡고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투쟁할 것”이라며 “집회에 앞서 정의당 김종철 대표와의 간담회에서도 외자기업의 먹튀에 자국민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제도를 요구하며 힘을 보태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봉열 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이 문제는 일본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국내법을 무시하는 이 일을 중단하고 위장폐업을 원 상태로 돌려서 정상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산연지회는 21일부터 서울지역 거점 선전전을 위해 상경투쟁에 나선다. 지회 조합원들은 4인 1조로 일본 대사관, 국회, 한국산연 사장 집, 산켄전기 서울영업소 등에서 선전전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 이전글파렴치 두산·몰염치 산켄, 금속노동자만 죽인다-노조발 20.10.27
- 다음글세월호 성역없는 진상규명! 7주기 전까지 밝혀내자 20.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