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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농성 크레인이 서 있는 도크장에 물을 채운다고 한다. 사람이 크레인에 올라가 있는데도 물을 채운다고 한다. 물을 채우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저들의 이윤 앞에 사람 목숨은 아무것도 아니냐”
대우조선 하청업체 명천으로부터 정리해고 예고통보를 받은 정해은 조합원이 27일 ‘명천 고공농성 지원, 정리해고 철회 금속노조 경남지부 결의대회’에서 한 발언이다.
명천은 지난 10월 20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오는 11월 30일까지 정리해고 하겠다며 예고했고,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지난 3일부터 사내 선각삼거리 철야농성에 이어 지난 25일 김형수 거통고조선하청지회장을 비롯한 2인이 1도크 타워크레인(TC-93)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대우조선 사측은 건조된 선박의 진수를 위해 27일 저녁 도크에 물을 채운다는 입장이고, 물을 채울 경우 선박과 맞닿아있는 고공농성자들의 안전이 위험한 상태다.
해고 예고일을 3일 앞두고, 농성자의 안전마저 위험한 상태에 금속노조의 역량이 집중되었다.
김호규 위원장은 “동지들의 정리해고 아픔을 함께 해결하고자 새벽같이 이 자리에 내려왔다”며 “거통고조선하청지회 동지들이 크레인에 오르고, 천막농성을 하는 것인 자기의 생존권을 지키겠다는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향한 정리해고의 신호탄을 막겠다는 몸부림”이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늘 하루 명천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면 위원장으로서 이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며 “명천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크레인을 사수하는 것이 금속노조의 과제”라고 결의했다.
다행히 협상테이블은 마련되었다.
홍지욱 지부장은 “사측에 엄중한 중요한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묶인 매듭을 뚫어서 해결하자고 메시지를 보냈다”며 “오후에 대우조선 원청 책임자와 거제시장, 고용노동부 지청장과 함께 김호규 위원장의 지휘아래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 신상기 대우조선지회장이 크레인 상황을 오늘 중으로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홍 지부장은 “오후에 앉아서 노사정이 최대한 인내를 가지고 성실하게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중하고도 합리적인 답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은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타진을 했고, 사내하청협의회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대우조선지회 역시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신상기 대우조선지회장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년 단체교섭 정리하지 않겠다고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못 해 지회장으로써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신 지회장은 “이 문제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며 “마음은 무겁지만 이 마음을 혼자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경남지부, 금속노조 동지들이 이 무거운 마음을 들어 낼 수 있는 투쟁을 전개해 주셨으면 고맙겠다”고 밝혔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이날 명천의 정리해고와 관련하여 5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지회는 ▲명천은 정리해고 통보 노동자 중 현재 퇴사하지 않은 노동자에게 11월 27일 오늘 정리해고 통보를 취소한다고 통보한다. 그리고 앞으로 정리해고와 같은 강제적 인원축소를 하지 않는다. ▲정리해고 대상자 중 11월 30일까지 사직서 반려 신청을 하면 사직서를 반려한다. ▲명천은 필요시 거제시 고용유지 상생협약에 따른 21년 1월부터 명천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희망자에 우선하여 1개월 단위로 순환 유급휴업을 실시한다. ▲명천은 투쟁에 참여한 정리해고 대상자 3명을 11월 임금을 통상임금 100%를 지급한다. ▲대우조선해양과 명천은 10월 28일 정리해고 통보 이후 발생한 모든 문제와 관련하여 조선하청지회와 조합원 및 주식회사 명천 노동자에게 일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요구안을 냈다.
한편 사측은 대우조선 시설보호 요청 등을 하며, 일명 명박산성으로 입구를 막았다가 집회 시작 전 이를 다시 철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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