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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견 혐의를 받고 있던 지에이산업이 법적 책임은 외면한 채 폐업을 예고했다.
사천의 항공기부품 업체인 지에이산업은 지난 8월 소사장업체를 폐업하고 25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 사천지역지회는 지에이산업의 직접 업무지시 등 불법파견 증거를 확보하고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 고발한 바 있다. 지청도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지난 4일 창원지검 진주지청에 불법파견으로 송치했지만 사측이 오는 21년 1월 31일자로 폐업을 예고했다.
홍지욱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원청회사인 카이가 발전할 수 있었던 동력이자 장본인들이 지에이산업 노동자들”이라며 “그 단물을 독점해 온 카이 측에 현 상황에 대한 대책이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홍 지부장은 “지에이산업의 상황은 개별적인 노사관계가 아니다”라며 “불법파견 등에 따른 처벌을 피하는 만행에 경남도지사가 가능한 행정력을 동원해야 하고, 노동부와 검찰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강가별 사천지역지회장은 “지에이산업이 정상화가 되느냐 못되느냐는 일개 하나의 기업 문제가 아닌 항공부품제조산단 전체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지에이산업의 문제를 국내 항공부품제조업종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산업기반을 유지시키기 위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강 지회장은 “지난 5월부터 항공부품제조업종을 특별고용유지지원업종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지만 대한항공과 카이 등 대기업을 조사표본에 함께 넣어 정량적인 기준을 만족하지 않는다며 반려되었다”며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상황인식 때문에 항공부품제조업종은 지에이산업 사례가 신호탄이 되어 수많은 업체들이 쓰러져 나갈 것”이라 경고했다.
지에이산업분회는 폐업에 반대하며 오는 24일 사내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투쟁수위를 높혀 나간다. 지회는 ▲지에이산업은 불법파견 혐의에 대한 책임 회피를 중단하고 해고 노동자를 복직 시킬 것 ▲고용노동부는 불법파견 기소에 따른 행정지도를 통해 책임회피 폐업방침이 철회될 수 있도록 행정적 조치를 취할 것 ▲경남도와 사천시는 지에이산업의 모든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행정적 조치를 다하고, 사천의 항공산업단지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존권 보호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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