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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조선소에 일했다. 내가 해고장을 받고 나가야 될 만큼 그렇게 살아 온 기억이 없기에 너무나 억울하다”(전해영 거통고조선하청지회 조합원)
“명천 차상훈 대표. 네가 우리에게 보낸 정리해고 예고통보에 답을 하고자 한다. 나의 응답은 투쟁으로 정리해고 박살내고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것이 신념이고 답이다”(김정만 거통고조선하청지회 조합원)
오는 11월 30일자로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명천 노동자들의 절박한 목소리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명천은 지난 10월 28일 명천노동자 20명에게 오는 11월30일까지 정리해고 하겠다고 통보했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와 명천 노동자들은 지난 3일부터 대우조선 사내 선각삼거리에 천막을 치고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지부는 철야농성 9일째인 11일 대우조선 서문 앞에서 명천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홍지욱 지부장은 “차상문 명천 대표이사가 언론에 입장문을 배포해 나머지 다수가 살기위해 정리해고가 불가피하고 노사간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며 “그러나 실제 명천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고, 애초 이번 상황에 대해 심사숙고했다면 이렇게 싸우고 있지 않았다. 차 대표의 입장은 거짓”이라 못 박았다.
홍 지부장은 “명천의 정리해고는 원청의 책임”이라며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경영을 하는 것이 지금 대우조선이 지나고 있는 풍랑의 바다를 헤쳐 나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지부장은 “이번 1차 결의대회에서 책임있게 묻겠다”며 “함께 살 수 있는 법을 찾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지부가 함께 논의하고, 조합원이 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상기 대우조선지회장도 “명천의 문제 이후에도 더 많은 하청노동자의 해고가 예고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교섭을 진행하며 명천 정리해고 투쟁이 정리되지 않으면 20년 교섭도 정리될 수 없다는 분명한 입장을 사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 지회장은 “정규직도 풍전등화 앞”이라며 “투쟁의 벽을 넘어 원하청 투쟁을 함께 할 수 있도록 경남지부와 최선을 다 할 것”이라 밝혔다.
김형수 거통고조선지회장은 “명천은 하청업체들도 다 주는 추석 떡값도 주지 않았는데, 주지 않은 떡값이 정리해고 요건에 들어간다고 한다”며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 정리해고의 요건이 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지회장은 “자본의 공격이 우리를 더 성장하게 만들었다”며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넘어 사회변화를 위한 투쟁으로 나갈 것”이라 결의했다.
한편 대우조선 사측은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의 이동을 막아서는 의도된 도발을 자행해 노동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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