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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켄전기가 예고한 한국산연 위장폐업일인 20일. 한국산연지회가 투쟁 결의를 더욱 높였다. 이날 지회는 한국산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오해진 지회장과 김은형 부지회장의 삭발식을, 조합원들은 손도장을 찍으며 현장으로 돌아갈 것을 결의했다.
지회는 “97년 민주노조를 세운 이후 모든 조합원이 많게는 3번, 짧게는 2번째 해고를 맞이 한다”며 “한 현장에서 해고와 복직을 반복하면서도 우리가 여기서 투쟁하는 이유는 살고 싶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지회는 또 “20일 폐업으로 법인이 해산된다 하더라도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산연의 본사인 산켄전기가 있고, 산켄전기 등 외투기업 철수에도 규제방안을 외면하고, 규제법안을 표류시킨 국회와 정부, 지자체가 있다”고 이후 투쟁을 예고했다.
오해진 지회장은 “출근이라 말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지만 오늘은 마지막 날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이제는 투쟁하고 승리하는 길만 남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형 부지회장은 편지글을 낭독하며 “우리는 노동자의 자존심, 인간의 존엄성마저 짓밟히고도 일본 자본의 악랄한 폭력 앞에 무릎 꿇는 삶을 거부하고 투쟁하는 삶을 선택했다”며 “우리의 투쟁은 30년 동안 이어져 온 외투 자본과의 투쟁에서 반드시 한국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을 제정하는 것이고, 반드시 우리가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라 밝혔다.
외투기업의 무분별한 철수에 규제법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한 목소리도 나왔다.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은 “산켄전기의 한국산연 위장폐업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국내와 일본에서 다 같이 나오고 있다”며 “산켄전기가 아무리 도망가더라도 발이 단단히 잡혀있다”고 밝혔다. 조 본부장은 “한국산연은 투쟁은 외자 자본이 자기 멋대로 떠나는 일이 없도록 막아서는 선도투쟁이 이어지는 것”이라며 “총연맹도 외자 자본의 먹튀를 막아서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강웅표 지부 부지부장은 “쌍차도, 지엠도 툭하면 이 땅에서 떠나겠다고만 하고 있다”며 “국내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하는데 내팽겨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강 부지부장은 “오늘을 시작으로 사회시민단체는 물론 세계의 노동자들에게 호소해서 산켄전기가 가만히 살아있지 못하도록 힘찬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 결의했다.
한편 한국산연은 지난 7월 이사회 결정이라며 한국산연 폐업을 일본 본사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이후 한국산연 대표는 단체협약에 따른다며 21년 1월 20일 폐업을 공고했다. 지회는 일본영사관, 경남도청,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사측 법무법인, 서울 산켄영업소 등에서 폐업철회를 요구하며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원하는 모임이 결성되어 일본 내 8곳의 산켄전기 영업소 앞 투쟁과 본사 앞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사회민주당 의원이 일본 외무성과의 면담을 진행하는 등 산켄전기의 위장폐업 규탄이 이어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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