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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휴게실이 필요하다는 대자보를 붙였다는 이유로 한 여성노동자가 대공분실에 끌려갔다. 회사는 이를 빌미로 여성노동자를 해고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이야기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지난 20년 35년의 해고생활을 종식하고자 복직투쟁을 선언하고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화운동 보상심의위원회가 2000년, 2020년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권고했지만 회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이자 법정관리사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은행장은 ‘복직에 따른 위로금 지급은 배임’이라며 말이 안되는 논리로 복직을 막아섰다.
금속노조가 27일 산업은행 각 지점 앞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고, 한진중공업을 투기자본에게로 매각하려는 산업은행을 규탄했다. 지부도 산업은행 창원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는 “국가가 만든 노동통제 덕분에 이룬 자본축적은 이 나라 재벌, 대기업인 감출수도 씻을 수도 없는 과거”라며 “그런 기업이 해고노동자의 명예회복을 끝내 거부하는 것은 공장의 시계가 35년 전에 그대로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산업은행과 자본의 눈에 노동자는 여전히 관리와 통제의 대상이지 배려와 협력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조선총독부가 식민지의 자원과 산업을 수탈하기 위해 세운 조선식산은행의 후예답다는 소리를 들어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또 “김진숙 지도가 열흘 뒤에는 서울 청와대에 도달한다”며 “그 순간이 환호의 시간이 될지, 아니면 분노의 시간이 될지 한진중공업 사측과 산업은행은 결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한진중공업 매각에 있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인 동부건설컨소시엄을 선정해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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