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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거제시민 외침이다. 대우조선 매각 철회하라.”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대우조선매각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가 5월 18일 오후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불공정 재벌 특혜, 대우조선 매각 반대 금속노조 경남지부 결의대회’를 벌이고, 한목소리로 대우조선해양을 정몽준 현대중공업 재벌에 넘기지 말라고 외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한국산업은행이 주채권자인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발표했다. 인수를 마무리하려면 경쟁당사자 여섯 개 나라에서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합병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기업결합심사는 독과점 방지를 위해 관계국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간 결합이 산업 내 경쟁을 제한할 요소가 있는지 미리 심사하는 제도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에서 합병 승인을 받았다. 승인 절차가 남은 나라는 유럽, 일본, 한국이다.
노조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두 조선사 기업결합이 조선산업 독과점 형성과 고용위기, 조선산업 공급사슬과 지역경제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한다. 기업결합 심사가 조건부 승인으로 결론 나면 독점 해소를 이유로 기술이전이나 사업축소가 불가피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강웅표 노조 경남지부 부지부장은 대회사에서 “노동자와 시민의 힘으로 고용안정을 쟁취해야 한다”라면서 “한국 정부 공정위가 제대로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 다가오는 9월에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이곳에서 열겠다”라고 문재인 정권과 공정위를 향해 경고했다.
12조 원 공적자금 투입 대우조선, 2조 원에 넘겨라?
신상기 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니라 불공정위원회라고 이름을 갈아라”라면서 “2년 동안 노동자들은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정말 많은 고통을 감내했다. 이제야 정상화 궤도에 접어들고 있는데 문재인 정권은 정몽준 현대중공업 재벌에게 헐값에 바치려고 한다”라고 규탄했다.
신상기 지회장은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 눈치 보지 말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반드시 불허해야 한다. 그래야 조선산업을 살릴 수 있고 국가 경제를 살릴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용화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현대재벌 창업주 정주영이 어떤 사람인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노조 간부들을 납치하고 식칼 테러를 자행했던 사람이다. 현중은 노조탄압을 답습하는 재벌이다”라고 규정했다.
전진철 HSD엔진지회장은 “엔진은 조선기자재 납품 기업으로 40년간 거래를 하고 있고, 최근 3년간 국내 매출의 62%를 대우조선에서 수주했다”며 “대우조선이 매각된다면 HSD엔진의 점유율은 30%대에서 7%대로 떨어져 원가경쟁률 상실로 퇴출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 지회장은 “HSD엔진 사내노동자 1천여명과 1차 협력사, 주거래 29개사 등 수만명이 고용위기를 겪고 길거리로 내몰릴 것”이라며 “HSD엔진 노동자의 고용을 뿌리채 흔들어대는 대우조선 매각을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결의대회 결의문 낭독을 마친 노조·범시민대책위 대표단은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불허를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달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7년 정주영-정몽준-정기선으로 이어지는 ‘3세 승계’를 위해 정몽준 일가의 기업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 개편을 단행했다.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해 한국 정부는 7조 원~12조 원 이상의 공적 자금을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 등 정부는 대우조선해양 노동자에게 고통 전담을 강요했다.
금속노조와 범시민대책위와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어렵게 정상화한 대우조선해양을 2조 원 남짓한 금액에 현대중공업 재벌에 넘기면 조선산업의 지속가능성과 공정경제 확립에 역행하고, 정몽준 일가의 조선산업 독점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매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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