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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가 특별연장근로제도를 악용하는 자본의 거짓 사유를 거르지 못하고, 승인을 남발한 사실이 드러났다. 자본이 특별연장근로제를 주52시간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한국지엠부품물류비정규직지회는 9월 13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한국지엠 세종물류 특별연장근로 허용 노동부 규탄대회’를 열었다. 지부와 지회는 노동부가 특별연장근로 승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구조조정 사유를 인정했다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대전노동청은 한국지엠 세종물류센터 물류 담당 업체가 8월 중순부터 4주 동안 특별연장근로를 하겠다는 인가요청을 신청서류만 보고 사흘 만에 승인했다. 이들이 노동부에 낸 사유는 ‘수출물량의 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량 증가’였다.
한국지엠은 지난 3월 업무 효율화를 주장하며 창원과 제주 부품물류센터를 일방 폐쇄하고, 창원물류 비정규직 26명을 해고했다. 한국지엠은 이후 세종물류 한곳에 쏠린 물류 부하를 감당하지 못해 수출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대거 내수부문으로 이동시키는 바람에 수출물량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대전노동청은 한국지엠이 자료 협조 요청을 거부해 수출물량 증가 현황을 확인하지 않아 못했다며 날림으로 조사한 사실을 실토했다. 대전노동청은 또 처리기한이 사흘이라 한국지엠 내부 상황, 전국 상황, 거래정보 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변명하고 있다. 특별연장근로제는 자본이 마음대로 악용할 수 있는 허점투성이 제도라는 사실을 실토한 셈이다.
지회는 노동부의 변명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회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조조정 사유로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면 안 된다면서 기각하라는 의견을 전했다. 노동부는 답변하지 않았다.
노조 경남지부와 한국지엠부품물류비정규직지회는 13일 규탄대회를 마치고 대전노동청과 면담했다. 지부와 지회는 대전청에 추가 특별연장근로 신청서류 접수 시 통보를 요구하고, “이후 대응은 금속노조 방식대로 대응하겠다”라고 경고했다.
특별연장근로는 근로기준법 53조와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9조에 따라 ▲재난·재해 발생 대응, 예방 ▲생명보호, 안전 확보 ▲시설·설비 돌발 장애·고장 수습 ▲업무량 대폭 증가 단기간 처리 ▲소재·부품·장비산업 연구개발 등 사유로만 승인신청을 할 수 있다.
노동부는 지난 4월 6일 업무처리 지침을 통해 ‘인위적인 인원 감축 등으로 연장근로가 필요한 경우 등은 제외’하라고 지방노동청에 지시했으나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
노동부가 인가한 특별연장근로는 2019년 900여 건, 2020년 4,100여 건, 2021년 9월 현재까지 3,800여 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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