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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깡패가 대화와 타협의 노사문화를 망친다
작성자 지부
댓글 0건 조회 4,150회 작성일 200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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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깡패가 대화와 타협의 노사문화를 망친다
- 공권력은 용역깡패의 폭력을 방관하는가, 사용주는 용역깡패만 의존하는가?

1. 우리는 오늘 이 나라에 법이 존재하는 지, 과연 국가공권력이 존재하는 지 심각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창원시 차룡단지 내 동우기계공업(주)에서 8월 29일 벌어진 폭력사태를 비롯해, 최근 노동현장에서 발생한 몇몇 사례를 보면서 우리는 이런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영문도 무른 채 동우기계 조합원을 포함한 21명은 8월 28일 정리해고를 당했고, 다음날 29일 아침 출근길에 나섰다. 그런데 조합원 10여명이 용역경비라고 불리는 40여명의 ‘노조파괴 청부폭력 용역깡패’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합법적인 조합 사무실을 출입하는 조합원에게 테러에 가까운 무차별 폭력을 가했던 것이다. 과연 이 나라에 법이 존재하는가?

2. 최근 들어 우리 지역은 용역깡패의 천국이 되고 말았으며, 이는 사법당국이 조장한 결과다. 올해 2월25일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 투쟁 때 발생한 용역깡패와 조합원간의 폭력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미 예견되었다. 사법당국은 당시 사건과 관련해 노조 간부 4명을 구속하면서, 용역깡패는 물론 회사 관계자 한 명도 사법처리를 하지 않았다. 우리는 여러 차례 형평성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를 지적했지만, 사법 당국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2월 25일 두산중 사건과 관련해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석영철 사무처장과 금속연맹 여영국 조직부장 등 4명이 현재 3년6월과 3년의 중형을 선고(1심) 받았다.
8월 29일 동우기계공업(주)에서 발생한 사건도 이런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 조합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사건 현장에는 관할 경찰서 경찰관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전에 여러 차례 경찰에 폭력예방을 요청하였으나, 용역강패들의 무지막지한 폭력으로 십수명의 조합원이 다쳐 병원에 후송되도록 방치하고 말았다. 경찰관을 비롯한 사법당국이 방치한 의혹에 대하여 경찰의 책임을 물을 것이며, 이에 대한 엄정 수사를 촉구한다. 그리고 이는 두산중 사태에 대해 형평성을 잃은 사법당국의 판단도 작용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동우기계에 나타난 용역깡패들은 (주)삼영에도 나타나 정문출입 통제에 나섰고, 또 올해 2월 두산중공업 사태 때 투입되었던 용역깡패들과 관련이 있으며, 바로 그 업체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법당국이 용역깡패의 폭력과 불법행위를 수수방관하여 제2, 제3의 두산중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검찰을 비롯한 사법당국은 어떻게 보는 지, 과연 이래도 대한민국에 ‘법과 원칙’을 거론할 수 있는 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검찰이 이를 더 이상 방관한다면 우리는 차후에 사법당국이 비호한다는 의혹을 제기할 것임을 경고한다.

3. 용역깡패문제는 비단 우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 당국의 잘못된 노동정책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최근 민주노총에서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용역깡패문제가 발생한 사업장이 한 두 곳이 아니다. 합법을 가장한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노숙자까지 동원한 울산의 태광산업, 여성조합원들을 무참히 짓밟은 제주의 한라병원, 최근에 벌어진 김천의 한국오웬스, 경기도 일산의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의 폭력사건 등 수없이 많다. 용역깡패로 동원되는 이들의 채용기준은 ‘나이 20살~30살이고, 키 175이상, 무술유단자로 자격요건을 삼고, 실제로 이들의 나이는 21살에서 20대중반으로 사실상 폭력이 발생하였을 경우 어떻게 될 것인지 충분하게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은 시설보호가 목적이 아니고 사실상 노조파괴와 노조간부의 구속빌미 제공 및 폭력상황 연출로 공권력 투입을 위한 작전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명천지에 이들이 얼마나 자신만만했으면, 용역 경비업체 직원의 명함에 주요업무로 ‘노사대립 노조진압’을 버젓이 명시하고 다니겠는가?

4. 그래서 우리는 이들 용역깡패에 대한 척결없이 노사평화 없다는 믿음 속에 이들에 대한 검찰의 엄중 수사와 불법에 대하여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것이다. 오늘 위에서 말한 석영철-여영국-김춘백 동지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있는 날이다. 국민의 정부 노무현정권 아래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용역깡패에 의한 폭력사태를 근본적으로 근절시키기 위하여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를 통하여 전국적인 용역경비의 불법적인 폭력 상황을 백일하에 드러내는 등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강력한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다.

5. 이번 기회에 사용주들에게도 경고한다. 용역깡패를 동원해 노동자를 탄압하는 방식의 구시대적인 경영방식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노조와 대화를 통해 선진적인 노사관계를 정착해 나가는 경영을 펼칠 것을 촉구한다. 용역깡패를 동원해 사태를 해결해 사용주에게 유리하게 몰고 간다면, 이는 한 순간에 그칠 것이다. 노동자와 함께 민주적인 노사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을 촉구한다.

또다시 노동현장에서 폭력사태가 발생되지 않도록 창원지방 검찰청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불법 용역경비 업체의 근원적인 발본색원을 위한 노력과 아울러 경찰당국에 대한 의혹을 함께 파혀쳐 줄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2003. 9. 4.

                               민주노총 경상남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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