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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그만"오기"를 버리시오"
작성자 지부
댓글 0건 조회 3,290회 작성일 200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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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죽이려 노동자 다 죽일 판…"서민대통령"에서 "서민의 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 노동자에게 보이는 행태는 "오기"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어 보인다.
한진중공업 김주익 지회장이 목을 맨 뒤 침묵을 지켜오던 그는 두 명이나 분신으로 항거하고서야 꺼낸 "분신을 투쟁수단으로 삼는 시대는 지났다"는 말로 노동자들을 격분시켰다. 노동자들이 줄줄이 죽어나가도 그 죽음이 어디서 비롯됐으며,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심한 흔적을 전혀 찾아보기 힘든 태도였다. 아니, "노동문제전문가"를 자임해왔고, 한진중노조 자문변호사까지 지냈다는 노 대통령이 그 원인을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지금 그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생각은 무엇일까.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치 않는 노 대통령의 태도에 분노한 노동자들은 11월6일 1차 총파업을 감행했고, 여기에 경찰폭력으로 답하는 정부에 11월9일 노동자대회에서 격렬한 거리투쟁으로 맞섰다. 정부는 이에 더욱 무자비한 진압과 대량구속으로 나왔으며, 노 대통령은 다시 "불법폭력시위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노동자들의 화를 돋궜다. 분노가 극에 달한 노동자들은 11월12일 더욱 확대된 2차 총파업으로 항거했다. 노 대통령은 다시 "민주노총은 더 이상 노동단체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어 민주노총을 겨냥한 듯 "불법시위 주체와는 모든 협상을 중단하고, 선량한 구성원을 지도부와 구분해 대화하라"는 이른바 "4대 지침"을 내린 뒤 "일부 과격노동운동은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정보기관 책임자라도 이렇듯 노골적으로 지도부와 노동자를 상대로 분열공작을 하라고 지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과격노동운동"이 노동자에게 도움이 안 된다면 도움될 대책을 마련해 "과격노동운동"을 무력화하면 될 일이다. 대통령이면 너끈히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이같은 노 대통령은 발언에 비춰 그의 관심이 "사태해결"보다는 민주노총을 죽이는 데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결국 노동자 일곱을 죽인 것도 모자라 이제는 전체노동자를 죽이겠다는 얘기 아닌가. 경찰은 이미 단병호 위원장 등 지도부 6명에게 3차 소환장을 보낸 상태다. 기일이 지나면 이제 체포-구속절차로 치달을 기세다. 이렇듯 "일개" 노동단체를 상대로 "끝장을 보자"며 달려드는 게 과연 한 나라의 국정최고책임자에게 어울리는 태도인지 의문이다.
노동문제뿐이 아니다. 사실 노무현 정권이 지금 뭐 하나 제대로 하고 있는 게 있는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든다는 명분을 내세워 오직 재벌과 자본을 위한 신자유주의 정책 외길로 달려가고 있을 뿐이다. 그 와중에 노동자는 노동탄압에 쓰러지고, 농민이 개방농정에 죽어가고, 노점상은 생존의 벼랑으로 내몰리고, 부안군민들은 핵 쓰레기더미에 묻힐 판이다. 그러니 서민들의 분노가 화염병으로, 쇠파이프로, 물푸레 몽둥이로, 불붙은 가스통으로 거세게 분출하는 것이다. "서민대통령"임을 자처했던 그가 이제 "서민의 적"이 되어가고 있다.
노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당장은 경찰력을 동원해 노동자와 서민의 들끓는 분노를 억누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더욱 사무치는 울분으로 응어리져 언젠가는 대폭발을 일으키리란 것을.
차남호 chanh @ 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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