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 하청업체가 또 체당금 제도를 악용해 임금지급 의무를 외면하려 한다.

대우조선 도장 하청업체인 기륭이엔지는 임금과 퇴직금을 포함한 5억원을 체불하고 오는 11월 31일 폐업을 통보한 상태다. 문제는 기륭이엔지 사측이 임금체불에도 불구하고 3천~4천의 금액을 지불하여 임금체불 책임을 회피하고 나머지 체불금액은 체당금 제도를 통해 해결하려 하는데 있다. 임금체불 외에도 12억원 가량의 4대보험도 횡령한 상태다.

체당금 제도는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된 임금과 퇴직금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제도로 사업주는 체당금을 신청하기 전 자신의 돈으로 최대한 체불임금을 해결하고, 그래도 가능하지 않을 때 신청해야만 한다. 그러나 대부분 조선하청업체는 이러한 체당금 제도를 악용해 체불임금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보다 자신의 이익을 환수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지난해 6월 대우조선 하청업체인 소망이엔지도 약 2억 8천만원의 임금체불을 체당금으로 해결하려 해 비판을 받았다. 소망이엔지는 회사 관리자인 소장을 대표자로 내세워 회사가 셀프로 체당금을 신청하고, 노동자에게는 체당금 신청을 조건으로 임금체불 등과 관련한 고소취하서도 함께 받아 ‘셀프 고소, 셀프 취하’라고 규탄받은 바 있다.

금속노조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기륭이엔지 사측의 책임을 요구하며 대우조선 내 선각삼거리에서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다. 지회는 지난 24일 ‘대우조선도장분회 파업지침’을 결정하고 기륭이엔지 체불임금 해결, 고용보장 및 도장분회 19개 요구안 쟁취를 위한 8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지회는 “회사의 책임은 다하지 않고 체불임금은 체당금으로 떠 넘기려하는 잘못된 관행을 이번에 확실히 뿌리뽑자”며 “도장분회 전체의 힘으로 우리 임금과 고용을 지켜내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