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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喪) 중에도 삶이 짓밟히고 있습니다.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958회 작성일 200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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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있었습니다. 국민장이라 했습니다. 오늘 모든 관공서에는 조기가 걸렸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알림장을 통해 ‘집에 조기를 달라’고 전달을 했습니다. 지난 1주일은 온 나라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물결이 일었습니다. 물론 아닌 사람도 일부 있었지만요.


국민장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우리에게 뉴스로 전달된 것은 북한의 핵 실험이었습니다. 이 핵실험을 두고 이른바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남한 민중은 안중에도 없는 북한 지도부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와, ‘자신들의 위기를 지키려는 노력’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상(喪) 중이었음에도 언론 보도의 절반 가까이가 핵실험을 다뤘습니다. 아마 보수, 수구언론들은 다음주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북풍(北風)을 십분 활용하려 하겠지요.


영결식 날 용산 강제 철거

모든 언론이 노 전(前) 대통령 서거와 북한 핵에 몰려 있는 동안 힘없는 약자들의 삶이 짓밟히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7시경 영결식에 맞춰 추모미사를 지내고 있던 용산 철거지역에 경찰과 용역이 들이닥쳤습니다. 그들은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짚어야만 움직일 수 있는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철거민들을 강제로 쫓아 냈습니다. 처음에는 경찰과 용역이 같이 왔다가 조금 뒤에 경찰은 모든 일(?)을 용역에게 맡기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온 국민의 이목이 봉하마을과 경복궁으로 향하고 있을 때, 자본과 권력은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삶을 짓밟고 있었습니다.

(용산대책위 http://mbout.jinbo.net 참조)


두 명 중 한 명을 자르겠다는 회사

또 한 곳이 있습니다. 평택에 있는 쌍용자동차입니다.

이곳에는 지금 2천여명의 조합원들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22일부터 공장을 점거했고, 그 전에 정규직과 비정규직등 3명의 노동자가 70m 높이 굴뚝에서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공장점거가 일주일이 지났고, 굴뚝 농성을 한 지 27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이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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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는 경제위기로 인해 공장가동이 어렵다며 4월 8일 2,646명을 해고할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5월 8일에는 2,405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노동부에 신고했습니다. 그동안 사무관리직 241명이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떠났으니, 회사는 정확히 2,646명을 해고하기 위한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해고는 살인이다.

대주주는 아무런 대책도 없고, 이에 대해 정부조차 말 한마디 못한 채 노동자만 자르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해고는 살인이다’고 주장하며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이러한 주장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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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조합원들이 모이는 것을 두려워하며 갈라치기를 시도했습니다. 그 내용은 ‘희망퇴직에 임하는 사람은 파업이전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한다. 파업에 참여하고, 농성에 참여하는 사람에게는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조합원들이 흔들렸습니다. 주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조합원들이 이런 회사의 회유에도 흔들리지 않자 ‘희망퇴직자를 우선 채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는 현행법과 틀립니다. 현행법으로는 회사의 경영상태가 나아지면 정리해고 당했던 사람들을 우선 채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으로 중간관리자(팀장, 직장 등)들이 조합원들 개개인에게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심지어는 가족들에게 전화를 해서 ‘희망퇴직’을 쓸 것을 강요하고, 농성하고 있는 조합원 가족에게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 남편에게 연락해서 데려가라”는 협박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회유와 협박속에 한 노동자가 쓰러졌습니다.


쌍용자동차의 한 노동자가 23일 10시 30분경 자택에서 두통을 호소하며 병원에 가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신경성 스트레스로 인한 뇌출혈’ 판정을 받았고, 나흘만인 27일 오전 11시 40분에 사망했습니다. ‘해고’위협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에 이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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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쌍용자동차 조합원들과 가족들은 공장에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공장은 삶이요, 희망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喪) 중에도 자본은 ‘정리해고자 명단이 정해졌다’며 끊임없이 노동자들을 회유하고, 협박하고 있을 뿐입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http://sym.nodong.org )

 

 

우리 주변을 한번만 더 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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