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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연월차 휴가? 그거 노동자가 요구할 수 있나요?”
녹산공단 실태조사 결과 발표, 노동기본권 보장 안돼
녹산공단 노동자의 실태조사가 18일 발표됐다. 녹산공단은 남성 노동자, 금속 산업 중심의 공단으로 조사됐다. 실태조사 결과 녹산공단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 노출돼 있으며,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기본으로 하고 있었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약 2개월간 11차례 실시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녹산공단 내 조사에 참여한 470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됐다.
●근로조건 회사가 일방결정
실태조사 결과 나이가 많을수록, 회사 고용규모가 클수록 회사에서 근로조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41%가 일방적으로 결정한다고 답했다. 더불어 개별적 협의는 35%, 문제가 있을 때 이의를 제기해 협의한다고 응답한 자는 11%였다.
●불법파견 가능성 보여
설문조사 응답자의 고용형태를 묻는 질문에서 22%가 일용직, 임시직, 계약직, 용역, 도급, 소사장, 사내하청이라고 답했다.
이 중에서 용역?도급?소사장?사내하청 노동자를 대상으로 ‘작업지시를 누구에게 받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29.17%가 원청회사 소속 관리자, 20.83%가 원청과 용역 관리자 모두라고 답했다. 50% 이상이 원청과 직접적인 지휘?명령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이외 조사단은 정규직 비율이 78%로 높은 것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정규직의 응답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직접 임금 외 노동기본권 상실
응답자의 43.42%가 연월차 휴가의 존재 여부도 몰랐고, 휴가를 사용하거나 수당으로 지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또 이 준 15%는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고 수당으로만 지급받고 있었다.
이는 중소영세사업장, 비정규직 사업장이 대부분인 녹산산업단지의 사업장이 노동비용 지출을 줄이려는 행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응답자 중 40%에 가까운 175명의 노동자는 근로계약서에 대해 모르고 있거나 작성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특히 고용규모가 적을수록 근로계약서 작성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70%이상 노동조합 필요해, 그러나...
응답자 중 대부분의 노동자가 노동조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노동조합에 가입하겠냐는 질문에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입 의사가 없는 응답자 가 전체 응답자 중 41%, 생각해 보겠다고 한 응답자가 22.85%였다.
이 중 가입의사가 없는 이유 중에서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56.77%로 가장 높았다. 이는 민주노총이 중소사업장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적고, 성과를 확인하지 못한 것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조사단은 평가했다.
하지만 사업장 내 발생되는 노동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주체적 모습을 보였다. 부당한 일을 당한 적이 없다는 응답자 35.65%, 포기했다는 응답자 21%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방식을 사용하던지 문제에 대해 항의했다.
이 중 사장 관리자에게 항의하거나 노동부에 진정, 고소한 노동자는 52%였다. 그리고 노동단체 등에 상담한 노동자도 7%정도 존재했다. 특히 동료들과 함께 항의하고 문제를 해결한 경우는 12%였다.
또 문제발생 시 젊은 연령대나 비정규직일수록 그리고 고용규모가 클수록 불이익을 당했을 때 포기하지 않고, 해결한 경험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단은 이에 대해 노동문제에 적극적 행위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주로 개별적 행위로 나타나고, 개별적 해결만으로 종결되는 경향이 높아 조직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금속노조, 금속노조 경남지부,
금속노조 부양지부, 민주노총 부산본부, 서부산노동상담소,
김해노동인권상담센터, (사)이주민과 함께, 마창 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7개 단위가 결합했다.
녹산공단 실태조사는 지난 2008년에도 실시됐으며 당시,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있음이 확인됐다. 2010년 실태조사는 간점고용, 비정규직 분포를 다시한번 확인하고 조직화 방안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작성됐다.
녹산공단은?
녹산국가산업단지는 부산시 강서구 명지동, 송정동, 경남 진해시 용원동일대에 있는 부산신항만, 신호지방 산업단지, 화전공단지구, 부산 과학산업단지, 마천공단과 하나의 덩어리로 형성돼 있다.
평균 입주업체 고용인원은 23명이고, 영세소규모업체까지 고려하면 약 3만명이 고용돼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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