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새벽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아래 사용자협의회)의 중앙교섭에서 노사가 의견을 접근했다. 노사는 12일 오후 4시 40분 정회 뒤 축소교섭을 거듭해오다 날을 바꾼 13일 새벽 1시 45분 본교섭을 재개해 새벽 2시 최종적으로 의견을 접근시켰다.

▲ 7월13일 새벽 박유기 노조 위원장과 신쌍식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교섭대표가 2011년 중앙교섭의견접근안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신동준

이날 노사가 도출한 의견접근안에 따르면 내년 적용 금속산업최저임금액은 ‘법정최저임금안+90원’을 통상시급으로 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서 공익위원이 제출한 이른바 ‘중재안’ 최저선이 시급 4천 580원이고 최고선이 4천 620원임을 감안하면, 노조는 올 중앙교섭에서 최고 4천 710원을 통상시급으로 하는 금속산업최저임금액을 사실상 따낸 셈이다. 이날 의견접근 된 금속산업최저임금액은 중앙교섭 참가 사업장의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까지 모두 적용된다.

아울러 이날 노조는 사용자협의회로부터 발암물질 근절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을 따내기도 했다. 이날 사용자협의회가 최종 제출해 의견접근한 내용에 따르면 노사는 발암물질의 우선대체 원칙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노사는 발암물질 전문기관 조사를 2년에 한 번씩 실시키로 못을 박았다.

특히 노조는 이번 의견접근안을 통해 발암물질 전문 평가기관에서 시행하는 조사비용을 회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또한 이번 의견접근안에 따라 회사는 발암물질 2차 오염을 막기 위한 샤워장, 탈의실, 세탁처리방법도 마련해야 하며, 발암물질실태조사 결과에 의거한 작업환경도 개선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의견일치에 따르면 회사는 산업안전보건법 31조에 따른 안전보건교육 때 발암물질 교육을 연 1회 이상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이 같은 발암물질 금지 및 예방조항은 사내하청 노동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 2011년 중앙교섭 의견접근안 1쪽.

▲ 2011년 중앙교섭 의견접근안 2쪽.

아울러 사용자협의회는 올 중앙교섭 내내 끊임없이 주장해 오던 중앙협약 상 ‘유일교섭단체’ 조항에서 ‘유일한’이라는 대목을 빼달라는 의견을 결국 철회했다. 또한 노조는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제도에 대응키 위한 요구안에 대해서도 “복수노조 시 노사가 합의하는 자율적 교섭방식을 준수한다”는 문구를 따냈다.

노조가 요구해온 노동시간단축과 교대제 변경에 대해서 노사는 금속노사공동위원회와 실노동시간 단축소위원회로 넘겼다. 이날 의견접근안에 따르면 이 위원회는 내년 9월까지 운영되며 이 위원회에서 노사는 노동시간단축 및 교대제 개선방안과 더불어 시행일정까지 협의하고 의결하게 된다. 특히 이 위원회에서는 총고용보장과 생활임금 보전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하고 의결할 수 있다. 노조가 요구했던 비정규직의 단계적 정규직화 내용은 이번 의견접근안에는 어떠한 문구로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의견일치에 앞서 노사는 12일 낮 3시부터 10차 본교섭을 시작했다. 이어 노사는 같은 날 낮 4시 40분부터 노사 각각 다섯 명을 성원으로 한 축소교섭을 펼쳤다. 축소교섭은 다음날인 13일 새벽 1시 20분까지 진행됐고 정회와 회의를 거듭해왔다.

한편, 노조는 금속 중앙교섭 의견일치에 따라 13일 강행할 예정이던 중앙교섭 타결압박을 위한 4시간 부분파업을 철회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날 노조 소속 전체간부를 부산과 충남아산으로 나눠 집결시켜 펼치는 한진중공업과 유성기업 앞 집회를 강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