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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만들면 해고, 비정규직 권리 찾자" | ||||||||||||||||||||||
노조 비정규 투쟁본부, 30일 STX?대우조선 부당해고 철회 정규직 전환 촉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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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월30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TX조선과 대우조선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해고 철회와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STX비정규직 조합원과 대우조선 강병재 의장은 문화제에 참석한 조합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오민수 STX 비정규직 조합원은 “우리끼리 할 때는 몰랐는데 같이 싸우는 사람들을 보니까 더 힘이 난다. 이 힘을 받아서 꼭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2009년 노조결성을 이유로 해고된 강병재 의장은 대우조선 원청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30일 현재 24일째 송전탑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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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창 STX 조선 비정규직 조합원. 강정주“금속노조 선전물, 딱 우리한테 필요한 내용이더라”
더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당사자들은 하소연 할 생각도 못하고,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른다는 것. “금속노조는 정규직만 하는 건 줄 알았어요. ‘조합원=정규직’ 이렇게 생각한거죠. STX에도 노조가 있는데 당연히 정규직을 위한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차별을 겪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개인적으로 노무사 찾아갈 생각만 했지 노조에 가 볼 생각은 아예 못했죠.” 오 조합원은 하청노동자에게 노조를 만들고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딴 세상 얘기라고 얘기했다.
정 조합원도 “경남지부 사무실 처음 와보고 우리한테 필요한 선전물이 정말 많더라구요. 다 우리가 알아야 할 내용이고 부당하게 대우받고 있다는게 다 나와있는데 이런걸 정작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받아볼 기회도 없다는게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모르는 것도 문제지만, 알아도 ‘밥줄’이 걸렸기 때문에 실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STX에서도 비정규직 노조를 만들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몇 년 전인가, 한 사람이 노조 만들자고 유인물을 돌렸어요. 그런데 유인물 돌렸다는 소문이 나자마자 해고됐다고 하더라구요.” 오 조합원은 그 때 일도, 지금 자신들이 해고된 것도 하청 노동자들이 아무것도 못하게 하기 위한 본보기라고 말한다.
어딜가나 비정규직, 하청인생 끝장내고 싶다
그래서 이들은 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 심판을 청구하고, 노조를 만들고,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법원에 접수하면서 “해고될 것도 다 각오했다”고 얘기한다. 하청노동자가 노조에 가입하는 것이 그만큼 탄압도 심하고 어려움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 STX조선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3월30일 금속노조 비정규직투쟁본부 조합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투쟁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강정주 |
“어쩌면 회사는 돈 몇 푼 더 주면서 노조 포기하고 소송 취하하면 다시 받아주겠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렇게는 못합니다.” 오 조합원은 자신들이 이런 각오를 하게 된 이유를 “어차피 지금 다른데 가도 다 비정규직입니다. 이대로 다시 회사에 들어가도 지금이야 돈도 더 주겠지만 내년에 또 해고될 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다. 비정규직만 점점 더 늘어나는 현실에서 비정규직이 스스로 나서서 자신들이 처한 문제를 바꿔야 하고, 거기에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관심과 지지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이 노동자들은 노조 활동을 시작하고 뭔가 하지도 못한 채 해고됐다. 조합원들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해고됐으니 현장으로 돌아가는데 당연하다고 말한다. 현장에 돌아가면 노조가 뭔지도 모르고 움츠려 있는 하청노동자들이 자유롭게 노조활동도 하고 권리도 되찾을 수 있는 싸움도 해볼 참이다.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투쟁도 이렇게 불이 붙을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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