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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재 의장, 88일 만에 땅으로 내려와
대우조선 사내하청노동자로 2012년 연말까지 복직 확약
2일 강병재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의장이 송전탑 농성 88일만에 땅으로 내려왔다.
강 의장은 송전탑 농성으로 약속된 확약서에 따라 오는 2012년 연말까지 대우조선 사내하청 노동자로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농성을 해제한 강 의장은 “88일만에 땅을 밟으니 감정이 복 받친다”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강 의장의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해 보였으며, 이날 대우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후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경찰서에 자진 출두해 한전 송전탑 점거와 관련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강 의장은 “이 땅의 850만 비정규직들의 차별과 고통의 눈물을 작은 힘이나마 함께 하기 위해 죽을 각오한 15만4천볼트가 흐르는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게 되었다”며 “대우조선노동조합과 금속노조, 그리고 민주노총과 긴밀한 협의 속에서 철탑 고공농성을 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대우조선노조와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화 사업과 처우개선에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이며,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도 금속노조와 대우조선노조와 함께 슬기롭게 헤쳐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대 동지들의 환영사도 이어졌다. 오상룡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강 동지는 88일 동안 외롭고, 어려웠던 싸움을 이겨냈다”며 “88일간의 투쟁이 한으로 남지 않고, 그가 가졌던 마음을 함께 풀어가자”고 밝혔다.
또 성만호 대우조선노조 위원장은 “강병재 동지가 맨몸으로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건강하게 잘 견뎌줘서 너무나 고맙다”며 “노조도 정규직 비정규직이 모두 연대하고, 비정규직이 희망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병재 의장은 지난 3월 7일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대우조선 남문에 위치한 송전탑에 오른 바 있다. 강 의장은 송전탑에 올라 꾸준히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해 왔으며, 지난 5월부터 송전탑 농성 해제를 위한 교섭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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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재 하노위 의장 답사 전문
고공 철탑에서 현장에 내려오기까지
비정규직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하청 노동자 조직화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회사는 위장폐업과 해고의 칼날을 휘두르며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탄압해 왔습니다. 저를 회사 문 밖으로 쫓아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2년여 동안 각 문에서,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의 단결을 호소하고 회사측의 부당한 탄압에 저항해 왔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동지들이 저의 양심적인 투쟁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 주었으며, 대우조선 사내에서 있는 20,000여명의 사내청 노동자와 15,000여명이 넘는 자회사 비정규직 동지들 그리고 대우조선 정규직 노동자할 것 없이 모든 동지들이 저의 든든한 버팀목이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땅의 850만 비정규직들의 차별과 고통의 눈물을 작은 힘이나마 함께 하기 위해 죽을 각오한 15만4천볼트가 흐르는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로서 저의 결사투쟁은 88일을 맞이 하였습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대우조선노동조합과 현장조직, 전국의 많은 노동형제들이 저의 투쟁을 엄호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특히 사내 하청 동지들의 지지방문은 저의 혼자만의 외로운 투쟁이 아닌 동지들과 함께하는 끈끈한 연대투쟁이였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동지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대우조선노동조합과 금속노조, 그리고 민주노총과 긴밀한 협의 속에서 철탑 고공농성을 풀기로 결정했습니다.
저의 원직복직과 관련된 일체의 문제에 대해서는 대우조선노동조합과 금속노조, 민주노총과 함께 풀어나가기로 결정하였으며, 확약서에 의거 내년 연말까지는 정들었던 작업장으로 다시 돌아가 동지들을 만나 뵐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대우조선노동조합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화 사업과 처우개선에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이며, 저와 관련된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도 금속노조와 대우조선노동조합과 함께 슬기롭게 헤쳐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저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대우조선노동조합 상집간부님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열심히 투쟁으로 보답하겠다는 인사로 대신하겠습니다.
2011년 6월 2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강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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