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노동자들이 지난 23일 반노동자 정권과 자본의 연일 계속되는 탄압에 폭염을 뚫고 서울 시청 광장에 모였다.
이날 전국에서 올라 온 노동자들은 명분 없는 정리해고 사태를 유발한 한진중공업을 규탄하고, 잠 좀 자자는 노동자의 절규를 짓밟은 유성기업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성기업사태와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로 무기한 단식 11일째이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대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노사자율로 해결해야 된다면서 유성기업에는 외부세력인 용역과 경찰이 개입해 사태를 장기화시키고 있다”며 “교섭권과 체결권을 가진 금속노조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 왜 외부세력이냐?”고 따졌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도 “대한민국의 공권력은 사병(용역)과 자본가를 지키기 위해 모든 도구를 동원하고 있다”며 “법치주의도 공정사회도 죽었다”고 밝혔다. 또 박 위원장은 “처절하게 투쟁하는 동지들을 바라볼 때 떳떳한 동지들은 없을 것”이라며 “그 동지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싸워나가자”고 독려했다.
시청 광장에 모인 노동자들은 결의대회를 마친 후 한진중공업 본사가 있는 곳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집회참가자들은 일제히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모는 이명박정권 심판하자”, “해고는 살인이다 조남호 회장 처벌하라”, “정리해고 철회하고 한진청문회 개최하라”, “정치탄압 중단하고 정치자금법 개정하라”, “노조파괴 중단하고 유성기업 직장폐쇄 철회하라”, “밤에 잠좀 자자, 심야노동 철폐하라”라고 행진 내내 외쳤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선전물을 들고 서울 도심에서 행진을 진행했다>
더불어 행진 대오를 바라보는 시민들에게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함께 싸우자며 참가를 독려하기도 했다.
<한 참가자가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피켓을 높이 들어
노동자의 간절한 호소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행진은 한진중공업 본사까지 100m도 남겨 놓지 않은 곳에서 공권력에 의해 저지됐다.
공권력은 노동자들이 행진을 진행하는 동안 단 한번의 폭력행위도 조장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불법집회를 운운하며 해산을 명령했다. 여경을 앞세운 공권력은 노동자들의 행진을 막는 동시에 한진중공업 본사로 향하는 길목에 차벽을 설치하고, 살수차를 동원하는 등 긴장을 조장했다.
<노동자들의 행진은 공권력에 의해 또다시 멈추어야 하는가>
행진 대오는 30여 분간 그 자리에 연좌해 “노동자 다 죽이는 이명박정권 몰아내자”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집회 참석자들은 오는 30일 부산 행 3차 희망버스 행사에 최대한 조직키로 결의를 모으고 자진해 집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로 한진중공업과 유성기업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시작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의 무기한 단식농성 열하루 째를 맞았다.
<행진대오 선두가 공권력의 질서유지선을 현수막으로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