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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만들면 해고, 비정규직 권리 찾자"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068회 작성일 201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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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만들면 해고, 비정규직 권리 찾자"
노조 비정규 투쟁본부, 30일 STX?대우조선 부당해고 철회 정규직 전환 촉구
2011년 03월 31일 (목)   -노조 ilabor뉴스에서 발췌- 강정주 노조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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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월30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TX조선과 대우조선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해고 철회와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노조 비정규투쟁본부 소속 기륭전자분회,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GM대우비정규직지회,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 현대자동차울산비정규직지회, 쌍용차비정규직지회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비정규직 대표자들은 “조선업종의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파견으로 일하고 있으며 물량 변동에 따른 해고가 일상화  돼있다”며 “이들은 노조 결성 등을 이유로 무차별적으로 해고돼 정규직 전환이라는 정당한 요구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미 지난 해 대법원도 현대중공업에서 사내하청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이 있는 업체를 모두 폐업한 것을 정당한 노조활동에 대한 원청의 부당노동행위라고 판결한 바 있다”며 비정규직에 대한 노조탄압과 해고 사태를 규탄했다.

비정규직 대표자들은 STX와 대우조선에 ▲상시업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부당해고 철회 ▲사내하청 노동자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강병재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의장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거제 대우조선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대우조선 남문에서 대우조선 노동자들에게 강 의장의 부당해고 철회와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 연대와 지지를 호소하는 퇴근선전전을 진행한 뒤 저녁6시30분 송전탑 아래서 문화제를 열었다.


문화제에 참석한 황진영 대우조선노동조합 정규직 조합원은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는 다 같은 대우조선노동자였다. 그런데 어느새 정규직, 비정규직을 나누기 시작했다”며 “똑같이 일하는데도 비정규직이 제대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을 매일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비정규직이 사라질 때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 금속노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우조선 남문 앞에서 강병재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의장의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퇴근선전전을 하고 있다. 강정주

STX비정규직 조합원과 대우조선 강병재 의장은 문화제에 참석한 조합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오민수 STX 비정규직 조합원은 “우리끼리 할 때는 몰랐는데 같이 싸우는 사람들을 보니까 더 힘이 난다. 이 힘을 받아서 꼭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2009년 노조결성을 이유로 해고된 강병재 의장은 대우조선 원청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30일 현재 24일째 송전탑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하청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고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하자 업체를 3개 회사로 분사하고 조합원들을 한 곳으로 배치한 뒤 그 업체만 폐업했다. 신규업체가 선정됐지만 조합원 전원이 고용승계 되지 못한 채 지난 1월31일 해고됐다. 조합원들은 회사 정문과 경남도청 등에서 1인시위를 벌이며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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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노조 ilabor뉴스에서 발췌)

“우리는 ‘개잡부’ 였습니다.”
[사람과 현장] 노조활동 보장, 정규직 전환 투쟁 나선 STX조선 하청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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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3월 31일 (목) 강정주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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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하청노동자 7명은 2월7일 설 연휴를 마치고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다. 짧게는 4년, 길게는 7년을 매일 드나들던 출입문이었다. 하지만 회사 경비는 이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들이 일하던 하청업체가 폐업했고, 새롭게 선정된 업체는 고용승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STX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는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신규업체가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은 이 7명 뿐이었고, 이들은 모두 금속노조 조합원들이었다.

 
 
▲ 오민수 STX조선 비정규직 조합원. 강정주
“우리는 사실 노동조합이나 비정규직, 이런거 전혀 몰랐습니다. 그냥 같이 일하는 사람들하고 다르게 너무 차별을 받으니까 지노위(지방노동위원회)도 가고, 노조도 가입하고 그런거죠.” 3월30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무실에서 만난 오민수 조합원은 노조 가입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조합원들이 일하던 곳은 STX조선 물류지원팀이었다. “철판만 빼고 각종 자재, 부품까지 배 만드는데 필요한 물품은 다 관리하고 지원하는 일을 했죠. 이게 그냥 단순 업무가 아니라서 경력도 있어야 하고 사람을 쉽게 못 바꿉니다. 그러니까 우리도 4년 넘게 일했죠.” 오 조합원은 업무의 내용이나 환경까지 정규직과 하나도 다르지 않게 일했다고 설명했다.

같이 일하고 상조회도 같이 하는데… “우리는 ‘개잡부’였다”

“처음 입사했을 때 업체에는 사장 같은 사람도 없었어요. 일 할 때 다 원청 관리자랑 얘기하고 배 설계에 문제가 생겨도 바로 처리해야 하니까 관리자랑 직접 싸워가면서 일했거든요.” 작업도 정규직과 같이 하고, 밥도 같이 먹고, 야유회도 같이 갔다. 비정규직이 정규직과 같이 상조회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원래는 직영과 하청은 명찰이랑 작업복 질이 다릅니다. 근데 우리는 바로 옆에서 같이 일하니까 명찰과 작업복을 직영이랑 똑같이 주더라구요. 다른게 없어요.” 해고된 하청노동자들과 공장 안의 정규직, 그냥 세워두고 보면 차이가 하나도 없었다는게 정태창 조합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것은 겉보기 뿐이었다. 오 조합원은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스스로를 ‘개잡부’라고 부릅니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안잘리려면 ‘지붕 고치러 가라’면 갔다가 ‘창고 가라면 갔다’가 하니까요. 자르는데 이유가 없다. 원청 맘에 안들면 잘리는 거”라고 현장 상황을 설명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임금에도 체계가 없었다. 따로 요구할 것도 없고 원청이 올려주면 올려주는 대로, 안올리면 안올리는 대로 받았다. “맘에 드는 사람은 5만원 더 주기도 하고, 우리처럼 미운 짓 하면 안올려주고 그러는거죠 뭐.”

 
 ▲ 정태창 STX 조선 비정규직 조합원. 강정주“금속노조 선전물, 딱 우리한테 필요한 내용이더라”

더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당사자들은 하소연 할 생각도 못하고,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른다는 것. “금속노조는 정규직만 하는 건 줄 알았어요. ‘조합원=정규직’ 이렇게 생각한거죠. STX에도 노조가 있는데 당연히 정규직을 위한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차별을 겪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개인적으로 노무사 찾아갈 생각만 했지 노조에 가 볼 생각은 아예 못했죠.” 오 조합원은 하청노동자에게 노조를 만들고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딴 세상 얘기라고 얘기했다.

정 조합원도 “경남지부 사무실 처음 와보고 우리한테 필요한 선전물이 정말 많더라구요. 다 우리가 알아야 할 내용이고 부당하게 대우받고 있다는게 다 나와있는데 이런걸 정작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받아볼 기회도 없다는게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모르는 것도 문제지만, 알아도 ‘밥줄’이 걸렸기 때문에 실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STX에서도 비정규직 노조를 만들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몇 년 전인가, 한 사람이 노조 만들자고 유인물을 돌렸어요. 그런데 유인물 돌렸다는 소문이 나자마자 해고됐다고 하더라구요.” 오 조합원은 그 때 일도, 지금 자신들이 해고된 것도 하청 노동자들이 아무것도 못하게 하기 위한 본보기라고 말한다.

어딜가나 비정규직, 하청인생 끝장내고 싶다 

그래서 이들은 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 심판을 청구하고, 노조를 만들고,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법원에 접수하면서 “해고될 것도 다 각오했다”고 얘기한다. 하청노동자가 노조에 가입하는 것이 그만큼 탄압도 심하고 어려움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 STX조선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3월30일 금속노조 비정규직투쟁본부 조합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투쟁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강정주

“어쩌면 회사는 돈 몇 푼 더 주면서 노조 포기하고 소송 취하하면 다시 받아주겠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렇게는 못합니다.” 오 조합원은 자신들이 이런 각오를 하게 된 이유를 “어차피 지금 다른데 가도 다 비정규직입니다. 이대로 다시 회사에 들어가도 지금이야 돈도 더 주겠지만 내년에 또 해고될 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다. 비정규직만 점점 더 늘어나는 현실에서 비정규직이 스스로 나서서 자신들이 처한 문제를 바꿔야 하고, 거기에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관심과 지지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이 노동자들은 노조 활동을 시작하고 뭔가 하지도 못한 채 해고됐다. 조합원들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해고됐으니 현장으로 돌아가는데 당연하다고 말한다. 현장에 돌아가면 노조가 뭔지도 모르고 움츠려 있는 하청노동자들이 자유롭게 노조활동도 하고 권리도 되찾을 수 있는 싸움도 해볼 참이다.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투쟁도 이렇게 불이 붙을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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