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가 최근 대우조선 지분 매각 추진 입장을 밝힌 가운데, 대우조선노조(위원장 성만호, 아래 노조)가 19일 오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와의 협의 없는 일방적 매각추진에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의 고가매각 정책에 우려를 표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성만호 노조 위원장은 “고가매각으로 과도한 경쟁 및 가격상승이 초래되면 거대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재벌그룹만 참여하게 돼 경제력 집중의 문제가 야기되며, 부실화시 국민경제에도 엄청난 후유증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성 위원장은 이어 “대우조선은 전 임직원들이 고강도 구조조정을 감내하며 워크아웃을 졸업해 매출규모 3조원에 달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며 “정책당국은 공공성을 망각한 채 이해관계기관의 이익추구만 몰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분산형 소유구조를 위한 분리매각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지분율을 높이고, 국민주와 우리사주조합 등에 지분을 매각해 투기적 자본의 단기성과주의적 요구를 방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이밖에도 △독자생존과 독립경영이 보장되는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 △이해 당사자인 노조의 의견청취 및 협의절차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노조는 이날 이 같은 요구가 무시된 채 일방적 매각이 진행될 경우 “정치권, 정당, 거제시민 등과 연대해 모든 방법을 강구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장영철 한국자산공리공사 사장은 지난 14일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지분과 묶어서 매각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단독으로 매각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장 사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 1월 중 매각주산사를 선정하고, 4월경부터 본격적인 매각에 착수하겠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산업은행은 지난 2008년 공동으로 대우조선 지분 매각을 추진, 한화그룹 컴소시엄과 양해각서 체결 단계까지 갔지만 한화측이 인수자금 충당에 어려움을 겪어 불발됐었다. 노조는 당시 매각이 불발된 주요 원인으로 당국의 고가매각 정책을 꼽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1999년 대우그룹 구조조정으로 워크아웃에 돌입해 2년만인 2001년 8월 졸업했다. 현재 대우조선은 산업은행이 31.26%, 한국자산관리공사가 19.11%의 지분을 소유한 공기업이다.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는 지금까지 출자금액의 절반 이상을 회수한 상태이며, 회수 금액과 현재 보유 지분가치를 합치면 출자 대비 3배 이상의 차익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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