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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부위원장 4인과 회계감사만 선출-노동과세계발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969회 작성일 201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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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7기 임원선거를 치렀으나 위원장과 사무총장을 선출하지 못했다. 부위원장 4인과 회계감사 3인만 선출했다.
 
민주노총은 20일 오후 2시 과천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제57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7기 임원선거를 진행했다. 기호1번 이갑용-강진수 후보조와 기호2번 백석근-전병덕 후보조가 위원장-사무총장에 출마했지만 양측 모두 과반을 넘지 못했다.
 
이번 대회 민주노총 대의원은 총 918명이고 의사정족수가 460명인 가운데 570명이 투표해 과반은 286명이다. 1차 투표에서 기호1번 후보조가 272표를, 기호2번 후보조가 258표를 얻어 다수를 득표한 기호1번 후보조도 과반을 넘지 못했다. 위원장-사무총장 투표 결과 무효표는 40표다. 이에 기호1번 후보조에 대한 찬반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됐으나 필요한 정족수에 미달해 회의가 유회됐다.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민주노총 선거관리 통합규정에 따라 선거인명부 서명으로 성원 정족수를 확인케 돼 있음을 분명히 하고, 2차 투표에 앞서 재적확인을 했으나 오후 8시 50분 현재 남은 대의원은 268명 밖에 안돼 결국 회의는 유회됐다.
 
회의가 유회됨에 따라 중앙선관위는 민주노총 법률원을 비롯해 가맹조직 법률 전문가들 자문을 구하고 신중한 논의를 거쳐 7기 임원 선거 이후 과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대회에서 부위원장은 4인이 당선됐다. 여성명부 부위원장으로 출마한 김경자 후보가 찬성 512표를 얻어 당선됐고, 일반명부 부위원장 후보들은 기호1번 주봉희후보가 570명 중 426표, 기호2번 양성윤후보가 435명, 기호3번 이상진후보가 412표를 득표해 민주노총 부위원장으로 당선됐다.
 
회계감사로 추천받은 기호1번 이경천후보(공무원노조 법원본부)는 335표, 기호2번 윤희찬후보(전교조 서울지부 조직국장)는 380표, 기호3번 강용준후보(공공운수노조.연맹 공공연구노조)는 272표를 얻어, 다득표 순으로 기호1번 이경천후보, 기호2번 윤희찬후보가 당선됐다. 회계감사 여성명부에서는 한미정후보(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가 467표를 득표해 당선됐다.
 
대의원대회 마지막에 오늘 당선된 부위원장단과 회계감사들이 무대에 올라 막중한 임무를 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선관위와 함께 하루빨리 조직을 정상화시키는데 책임 있게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는 박성현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주재로 임원 선출 안건이 진행됐다. 위원장-사무총장 2개 후보조와 일반명부 부위원장 후보 3인, 여성명부 부위원장 후보 1인, 회계감사 후보 4인 유세를 들은 후 대의원들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를 통해 당락이 결정됐다.
 
민주노총 7기 임원선거에는 기호1번 이갑용-강진수 후보조, 기호2번 백석근-전병덕 후보조가 각각 위원장-사무총장 후보로 출마했다. 또 여성명부 부위원장에 김경자 후보, 일반명부 부위원장에 기호1번 주봉희후보, 기호2번 양성윤후보, 기호3번 이상진후보가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회계감사는 이날 대회에서 추천받은 강용준 공공운수노조.연맹 연구노조 조합원, 이경천 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조직국장, 윤희찬 전교조 서울지부 조합원,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등이 간단한 결의발언을 했다.
 
회계감사 후보들 발언에 이어 일반명부 부위원장 후보, 여성명부 부위원장 후보, 위원장-사무총장 후보조 순서로 정견을 발표했다.
 
일반명부 부위원장 기호2번 양성윤 후보는 “모두가 현재의 민주노총이 위기라고 하지만 진단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면서 “공무원노조 해고자 결의대회 때 한 버스노동자가 자신의 소원은 민주노총 자랑스런 조끼를 입는 것이라고 했듯이 노동조합조차 못 만드는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민주노총이 희망이며 이제 위기를 희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을 전면화하고, 공공부문 노동자들 공동투쟁을 선도해 조직하고, 개별투쟁이 아닌 민주노총 자랑스런 이름으로 위력투쟁을 벌여 박근혜정부 노조탄압에 맞선 저지선을 확보하고, 새 위원장-사무총장과 함께 민주노총에 산적한 핵심과제들, 비정규직 문제, 정리해고사업장 문제, 직선제, 정치세력화 등을 해결하겠다”고 말하고 “‘분노하고 참여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스테판 에셀의 말을 되새기며, 민주노총 이름으로 절망하지 말고 죽지 말고 참여하고 분노하고 투쟁하고 저항하며 새로운 민주노총을 만드는데 함께 하자”고 강조했다.
 
일반명부 부위원장 기호3번 이상진후보는 “승리하는 민주노총, 가슴뛰는 민주노총, 신뢰받는 민주노총, 변혁운동체로서 투쟁하는 민주노총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동지들은 이곳에 달려오셨을 것이며, 저 역시 그런 마음으로 출마했다”고 말하고 “생각보다 현장의 위기와 불신이 깊지만 조합원들은 절망만이 아닌 일말의 기대도 하고 있음을 선거운동 기간 느꼈다”면서 “천만에 육박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불안정 노동자가 넘쳐나지만 민주노총은 여전히 관성을 넘지 못하고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외치지만 그 태세를 구축하지 못했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이명박정권 들어 수많은 사업장에서 민주노조가 파괴됐고 산별노조건설 운동은 정체됐으며 정치세력화는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들이 민주당과 안철수캠프로 가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백번 말해도 지나치지 않은 현장을 강화하고 일상활동 강화하는 한편, 재정과 인력을 지역본부오 집중해 산별과 유기적 관계로 만들고, 미조직 비정규직 전략본부를 설치하고, 책임성 있는 소통체계로 대의기구를 정비하며, 투쟁전술을 강화해 반드시 이기는 싸움, 제2의 민주노조운동,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운동을 만들자”고 성토했다.
 
일반명부 부위원장 기본1번 주봉희후보는 “미조직 비정규 사업의 새로운 10년을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고 전하고 “민주노총 내 비정규실을 독립 기구와 독립 기금으로 재편해 중소영세사업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투쟁하겠다”면서 “240만 특수고용 노동자들 노동3권 쟁취와 대법에 계류 중인 이주노동자 노동자성 인정을 위해 함께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 땅 90만 넘는 파견노동자와 기간제 노동자, 현대판 노예법에 다름없는 비정규악법 폐기투쟁과 민주노총 내 60여 개 장기투쟁사업장 승리를 위해 장투 전담부서를 설치해 장투를 산별에만 맡기지 않고 민주노총 주력사업으로 전면배치해 승리로 이끌겠다”고 말하고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문제를 ILO와 묶어서 노동3권을 이번에 쟁취할 것”이라면서 “조합원 앞에 겸손하고 자본과 정권에는 한 치 양보 없는 투쟁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여성명부 부위원장 기호1번 김경자후보는 “제가 투쟁으로 인사할 때 투쟁으로 화답해줘 감사하다”면서 “우리는 외롭게 싸우는 동지들에게 같이 할 동지가 있다고 보여주려, 노동자를 탄압하는 정권과 자본가에게 노동자 결기를 보여주며 힘차게 싸우기 위해 투쟁을 외치지만, 언제인가부터 적들은 멀리 있고 우리 가까이 있는 동지들을 향해 싸우지 않았나 반성해 보자”고 말하고 “저는 지역과 산별, 입장의 차이를 넘어 우리 내부의 치열한 토론을 통해 하나의 민주노총이 되자고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민주노총 비대위원과 부위원장을 하면서 민주노총이 얼마나 중요한 조직인지, 힘을 모으면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를 보고 느꼈다”면서 “정리해고 철폐, 손배가압류 철폐, 타임오프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폐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고 “철도 가스 전기 수도 공항 면세점 의료 등 공공부문 투쟁을 모아서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저지하고 사회공공성을 강화하는데 앞장서겠다”고 역설했다.
 
위원장-사무총장 후보조들의 정견 발표가 이어졌다. 먼저 기호1번 이갑용-강진수 후보조가 무대에 섰다.
 
강진수 기호1번 사무총장 후보는 “민주노총을 올곧게 세우려 출마했으며, 민주노총 혁신의 전제는 직선제 실시와 장기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이라고 말하고 “직선제는 구조상 불가능하지 않은데 일부 정파가 권력을 유지하려 직선제를 실시하지 않았고, 현재 산별과 지역본부에서 실시하는 직선제 시스템을 활용하면 된다”면서 “현장 투표를 못하는 조합원은 부재자 투표를 하면 되고 직선제 기금 100원씩 적립해 내년에 10억을 모아서 하자”고 제안했다.
 
강 후보는 “장기투쟁사업장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해 총연맹과 지역본부가 재정과 인력을 집중해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자”면서 “민주노총 체계를 정책과 투쟁으로 혁신하고 자본이데올로기대응센터를 설치해 신자유주의 금융수탈체제를 철폐하기 위해 정책적 대안을 생산하고 투쟁동력을 모으자”고 말하고 “지역본부를 강화하고 사무총국 순환보직제와 장기투쟁사업장 파견제를 실시해 민주노총 혁신의 단초를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기호1번 이갑용 위원장 후보는 “98년 민주노총 위원장을 할 때 민주노총 혁신의 단초가 될 직선제를 실시하고, 민주노총 가장 효율적인 투쟁을 위해 지역본부를 강화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고 말하고 “87년 현대중공업 투쟁을 하면서 세 번 감옥에 가고, 네 번 해고됐는데 민주노총 위원장을 마치고 울산에 가서 구청장을 하면서 공무원노조 파업 때 정부 징계 지침을 거부했다고 임기를 마치지 못했지만 노동자란 자리가 가장 행복하고 자랑스럽기에 부끄럽지 않았고 후회도 없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2기 민주노총 위원장을 마치고 현장에 내려가서 가슴 떨리게 바라보던 민주노총을 가슴 아프게 쳐다봤다”면서 지난 기간 민주노총 지도부들을 지켜보며 느꼈던 비판 목소리를 쏟아내고 “투쟁으로 민주노총을 바로잡으려 나왔고, 우리가 가져야 할 유일한 무기는 힘을 기르는 것이며, 투쟁하지 않는 민주노총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다는 것을 새기면서 좌초된 민주노총을 투쟁으로 바로잡겠다”고 성토했다.
 
기호2번 전병덕 사무총장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며 만난 많은 동지들이 민주노총을 걱정하면서도 민주노총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으며 그 동지들 뜻을 담아 민주노총을 다시 세우려 출마했다”고 전하고 “대우자판 시절 노동자가 분열하자 자본이 탄압을 시작했고 조합원이 분열했던 뼈아픈 경험을 했는데 그때부터 단일지도부를 만들어 온 것이 10년 넘는 투쟁을 하면서도 민주노조를 유지한 힘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추구할 가치는 패권과 분열, 갈등과 독단이 아니라 소통과 단결, 연대와 투쟁”이라면서 “7기 임원은 1년 9개월의 짧은 임기지만 현안투쟁과 직선제, 사무총국 혁신, 재정 문제, 미조직비정규노동자 조직화, 정치세력화 등 반드시 실천해야 할 과제는 많고 그 어느 것 하나 간과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문제”라고 못박고 “아무리 급해도 실을 바늘허리에 꿰어 못 쓰듯이 하나하나 해결할 것이며, 조합원이 긍지를 느끼고 함께 투쟁하는 민주노총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기호2번 백석근 위원장 후보는 “민주노총 조합원 6명을 여수산단에서 가스폭발로 잃었고 11명 부상자 중 8명이 우리 건설산업연맹 플랜트건설노조 조합원인데 돌아가신 분들 명복을 빌며 이는 또다른 기업살인임을 각인하고 걷어내야 함을 생각했다”고 말하고 “선거운동 기간 정리해고 분쇄투쟁, 비정규직 철폐투쟁, 공공부문 민영화저지투쟁,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투쟁, 최저임금투쟁, 전교조-공무원노조 탄압 저지투쟁, 특수고용노동자 투쟁, 민주노총 강화투쟁 노동자들을 만나며 민주노총에 대한 걱정을 들을 때마다 아직 우리 갈 길이 있다고 답했고 자신감 속에 민주노총을 새롭게 만들려고 한다”고 전했다.
 
백 후보는 “우리 열사들과 선배들이 피땀 흘리며 일궈온 민주노총에 이제 연대의 기치는 사라졌고 투쟁은 결의따로 집행따로”라면서 “처음처럼 열정을 갖고 민주노총이 다시 탄생케 해보자”고 말하고 “민주노총은 대중조직으로서 자기 본연으로 돌아가 조직화전략사업본부를 구성해 100만 민주노총 시대를 열고, 차근차근 준비해 당당한 8기 직선 지도부를 세워낼 것이며, 민주노총 투쟁 역량을 최대로 만들어 연대의 구심에 민주노총 깃발이 휘날리게 할 것이며 그 속에서 지도부는 결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수정 보완한 2013년 사업계획과 반전평화를 내용으로 하는 특별결의문을 제출했으만 임원선출 안건 처리가 늦어지면서 이 안건은 논의되지 못했다.
 
한편 이날 안건 처리에 앞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현장 발의한 안건은 대의원 표결을 거쳐 부결됐다. 학비노조는 교육관련 조직들 간 조직 통합을 추진하며, 가능한 단위들부터 과도적 조치로 연맹을 결성하고, 과도적 통합연맹을 통해 민주노총 권리와 의무를 행사케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지난 57차 대의원대회 수임사항 후속조치 내용을 자료로 보고했다. 직선제 실시를 위한 기금 적립 관련 경과와 현황, 대책 및 조치사항이 보고됐다. 민주노총은 직선제 기금 적립과 운용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 예산편성부터 ‘직선제 적립금’ 관을 만들어 3억원을 배정하고, 일반 사업비에 최우선해 적립키로 했다.
 
2012년 12월31일 기준, 재정적자가 4억5천만원인 현실을 감안, 직선제 기금을 3억원씩 적립키 위해 미납 의무금 해결로 우선 대책을 마련하고, 의무금 인상을 포함한 종합 대책을 수립해 고질적 재정 악화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7기 지도부 구성 후 ‘(가칭)미납의무금 대책팀’ 등을 가동해 가맹조직 미납 의무금 납부 이행방안을 요청하고 현실적 구제방안을 포함한 대책 등 실효성 있는 이행조치를 마련해 재정적자 상황 해결 및 2014년 직선제 실시에 있어 재정 부분에서 차질이 없게 준비한다.
 
미수금(진보연대 관리비) 처리 관련해서는 지난 56차 대의원대회 이후 세 차례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미납 관리비 처리는 매월 분할 변제나 재정사업을 통한 변제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본대회에 앞서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의 발언이 진행됐다. 학습지노조 재능지부, 유성기업지회, 코오롱정투위 투쟁발언에 이어 진주의료원 폐쇄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며 투쟁하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영상이 상영됐다.
 
유득규 학습지노조 재능지부 비대위 집행위원장. “우리가 투쟁을 시작한지 1917일차다. 지난 설 전에 이제는 6년 가까운 세월을 거리에서 생활하는 것이 일상이 돼 버린 우리가 이제는 정상적인 삶을 살고 싶다고, 이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끝내자고 두 명의 여성 조합원들이 재능교육 맞은편 혜화동성당 종탑에 올랐다.
 
종탑에 오른 지 43일차다. 아직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 요구는 크지 않다.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노동자성을 인정받고, 노조를 지키고 노동조합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해고된 12명 해고자가 전원 복직되길 바란다. 많은 전술을 펼쳤다. 노조를 만들고 많은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을 지키려 수많은 투쟁을 진행하다가 암으로 세상을 뜨기도 했다.
 
힘들고 어려워도 그렇게 1900일 넘게 투쟁할 수 있었던 것은 노조를 만들고 행복했던 그 시간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노조활동을 하면서 비록 사교육 선생이지만 아이들 앞에서 당당한 선생으로 서고 엄마들과 교육의 가치를 상담할 수 있어 좋았다. 회사가 강요하는 부당한 일을 하지 않으며 노조를 행복하게 했다. 그것을 회사는 지켜주지 않았다.
 
우리는 노조를 지켜야 함을 절실히 느끼며 지키려고 노력했다. 이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이제 조합원은 줄고 남은 조합원은 다 해고당한 상황에서 우리와 연대동지들이 있어서 1900일 넘게 버텨왔다. 위에 올라간 오수영동지가 8살 난 아들에게 고공농성에 들어가기 전에 편지를 썼다. 엄마가 나쁜 회사 재능교육을 아웃시키려고, 힘을 모아 한방에 파워샷을 날리려고 힘 모으려고 한동안 널 못 만난다고 했다.
 
파워샷을 아직 쏘지 못했다. 동지들이 힘을 보태주면 분명히 파워샷을 쏴서 재능을 아웃시키고 현장에 돌아가서 다시 행복하게 노조와 함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3월27일이면 종탑에 오른 지 50일이다. 처음에 올랐을 때 영하 18도 19도이던 추위는 지나갔다.
 
아직도 30미터 높이는 바람이 불어서 서 있기조차 불안하다. 날씨가 더워지면 그 뙤약볕을 어떻게 견딜지 걱정이다. 반드시 재능교육에서 민주노조를 지키고 싶다. 조합 내부의 어려움도 있지만 우리 적은 자본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투쟁하는 우리 모두가 힘을 모으자. 3월27일 50일 집중문화제에 힘을 모아 달라. 투쟁!”
김선엽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조합원. “밤에는 잠좀 자자는 주간연속 2교대제 투쟁으로 시작한 유성지회 김선엽이다. 우리는 금일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아산 굴다리에서 투쟁하던 홍종인 지회장이 병세가 악화돼서 내려왔다. 혈족이라는 병명으로 합병증이 생기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내려왔다. 동지들 앞에 서니 떨린다. 그러면서도 이 자리가 꽉 차길 바란다.
 
우리는 민주노총이란 큰 숲 울타리 속에서 민주노총을 지키고 만들어왔다. 그런 민주노총이 언제부턴가 병들어갔다. 처음에는 나뭇잎이 병들고 가지가 병들고 나무까지 병들었다. 이제는 뿌리까지 위험하다는 생각을 감히 한다. 서로가 잘 싸울 수 있게 받쳐주고 그렇게 투쟁해 온 것이 바로 민주노총이다.
 
하지만 민주노총 사업들이, 안건들이, 대의원 인원수가 안돼 유회되는 것을 봤다. 이는 반성해야 할 문제다. 민주노총은 여기 계신 동지들의 권익과 이익을 위해 많은 활동을 했다. 그러면 민주노총 조합원으로서 해야 할 의무도 이행해야 한다. 깊이 반성해야 한다.
 
예전에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하면 각 언론사와 메이저 방송사들이 와서 취재를 했다. 그만큼 민주노총이 가진 사회적 파급력이 컸다. 지금은 민주노총을 소위 한국노총보다도 낮게 본다. 다시 우리가 욕심을 버리고 민주노총, 민주노조를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그런 투쟁을 벌이자.”
 
최일배 코오롱 정투위 의장. “마음이 무겁다. 9년째 투쟁하고 있다. 60여 개 투쟁사업장 중 이 자리 서고 싶은 사업장들이 많았을 텐데 9년째 투쟁하는 똥차에 밀려 이 자리에 서지 못하는 동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9년 전 투쟁을 시작할 때 했던 불매투쟁을 다시 시작한다. 9년 전에는 기한을 안둔 불매였고 이번에는 4,5,6월 3개월 간 집중해서 진행한다. 당시에는 코오롱을 불매했지만 지금은 코오롱스포츠만 집중해서 불매를 한다. 유명감독들이 2편의 영화를 찍을 정도로 매출이 집중하는 사업장이다.
 
9년 전에는 불매 전단지를 전국에 돌렸다.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도 했고 MBC에도 보도됐다. 민주노총이 코오롱 불매를 시작했다고 나왔다. 한 달 후 민주노총 사업장 전체에서 조합원들 선물로 코오롱 옷을 단체로 지급했다. 현장순회를 하면서 보니 불매전단지가 포장도 안 뜯은 채 사무실에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었다.
불매가 가능하냐고도 한다. 역으로 저 자신도 실질적으로는 그런 생각을 했다. 자본에 부담을 주는 불매를 조직적으로 시도는 해 봤나 싶다. 실패한 투쟁을 다시 실패하지 않으려고 시작한다. 방식을 바꿨다. 9년 전에는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지역홍보를 했다. 지금은 지역에서 먼저 하고, 4월 이후 민주노총에 제안하려고 한다.
 
뭘 해도 제대로 해 보려고 한다. 상반기에 해서 자본에 부담이 안 되면 하반기에는 다른 투쟁을 고민 중이다. 우리 스스로 자학하는 투쟁은 안하려고 한다. 자본에 타격을 주는, 치명타를 주는 공격적 투쟁을 해보고 싶다. 3개월 간 불매투쟁에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공공병원인 도립 진주의료원 폐쇄 결정을 규탄하고 국민 건강과 생명 저버리는 경남도를 규탄하고 공공의료원을 지키자는 내용의 영상이 상영됐다.
 
강은주 진주의료원 간호사. “저는 임상에서 일하는 간호사로서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 제가 버스를 타고 진주에서 올라오면서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께서 소지섭이 나오는 ‘회사원’이라는 영화를 틀어주셨다. 소지섭 독백 대사 중 ‘회사를 학교와 집으로 알고 살았는데 피치 못할 이유로 떠난다’는 말이 있다.
 
저 역시 그랬다. 진주의료원을 학교처럼 다녔고 임상에서 배웠으며 집에서처럼 환자를 가족처럼 돌봤다. 저는 사회생활을 진주의료원에서 시작해 1 8년을 일했다. 기침하고 피를 토하는 결핵환자들을 측은지심을 갖고 돌보며 곁에 있으려고 했다. 의료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삶의 끝자락을 보는 환자들도 봤다.
 
80년대 지은 열악한 건물에서 환자들로부터 난방과 온수문제로 잔소리를 듣다가 2008년 새 청사로 이전했지만 5년 후 처절한 결과를 맞았다. 낙하산 인사 병원장과 관리자들은 돈에만 관심이 있었다. 부채를 막으려 6년 간 월급이 동결됐고 작년에는 1년 간 월급을 4번 받았다. 오늘까지 일터가 아닌 곳에서 22일째 일을 하고 있다. 진주 전역에서 의료원 폐쇄 결정을 되돌리기 위한 각종 싸움을 하고 있다.
 
의료원 운영은 적자지만 물론 국민 행복을 위해 쌓아야 할 적자이기도 하다. 국회도 나섰다. 지방의료원 관련 법률을 개정해 폐쇄를 홍준표 도지사가 아닌 보건복지부장관이 결정케 하기 위한 것이다. 작은 사람들이 뭉쳐 큰 사람들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지방의료원 생사가 달렸고, 공공의료의 발전이 달린 투쟁이다. 지금까지도 많은 힘이 되고 있지만 더 많은 힘을 주시라. 실패가 없는 보건의료노조의 저력을 보여주겠다. 자료집에 폐업 결정 철회 의견서가 있다. 작성하셔서 나가시는 길에 입구 수거함에 넣어주시라.”
 
박현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장. “쌍용차 문기주 지회장이 내려와 입원했다고 해서 잠깐 만나고 왔다. 정말 마음이 아팠다. 어제는 페이스북을 통해 유성기업지회 홍종인 지회장이 내려온다고 들었다. 홍 지회장 사진을 봤다. 차마 눈 뜨고 못 볼 정도였다.
 
현대차 비정규직 두 동지가 울산 철탑에 오른지 160일이 다 돼 간다. 얼마 전에 건강 체크를 했다. 역시나 상당히 좋지 않았다. 제가 당사자가 아니니 그들의 고통을, 힘든 게 어떤 정도인지 모르나 유성, 쌍차, 현대차 모습을 보면서 목숨을 건 투쟁임을 절실히 느꼈다.
 
오늘 중노위 결과가 나왔다. 50개 업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는데 299명이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다. 현대차는 교섭자리에서 대법 판결은 최병승만의 판결이라고 했다. 또 최근 지엠대우 대법 판결이 있었다. 최병승 판결과 지엠대우 판결은 동일한 판결이다. 현대차와 지엠대우는 똑같이 생산을 원청 작업지시에 의해서 한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발표를 하고 있다. 정작 대법 판결에 대해 현대차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신규 채용과 전환배치로 은폐하려고 한다, 저는 최병승과 지엠대우만의 판결로 생각하지 않는다. 제조업은 파견을 허용하지 않는다. 자동차만이 아니고 조선과 전자 등 전체의 문제다.
철탑에서 목숨 걸고 투쟁하는 동지들이 하루빨리 내려올 수 있게 함께 하자. 이제 더 이상 노동자가 죽지 않게 더 이상 눈물 흘리지 않게 하자. 더 이상 노동자가 죽고나서 열사정신을 계승하자고 말하지 말고 그 동지들이 죽지 않고 같이 할 수 있도록 만들자.”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쌍용차지부장이다. 투쟁! 잔인하고 가혹한 하루하루가 지나고 있다. 120일이 넘었다. 철탑에 전류가 흐른다. 철탑 위는 어떨까. 어릴 때 우리가 철탑 밑을 지날 때마다 흐르는 소리를 기억하나?
 
찌릿찌릿한 그 소리가 중간에 걸친 그들 몸을 흐르고 전율을 느끼며 몇 시간마다 사투를 하고 있다. 15만 4천 볼트다. 더 이상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문제로만 받아 안아야 하는지 투쟁하는 동지들이 이 자리에 오신 대의원동지들과 간부들에게 부담이 되는 존재로 남아야만 하는 것인지 안타깝다.
 
굶고 매달리고 하늘을 향해 소리 질러도 답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가 어떻게 해야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 세 분 동지 중 문기주 정비지회장 동지가 끝내 함께 못하고 불편한 몸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면 남은 두 동지 마음이 어떨까. 아마도 미칠 것 같은 외로움과 공포가 밀려오지 않을까.
 
오늘 이 자리는 민주노총 혁신을 말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자리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고 이들 문제를 받아안아 시급히 해결할 것에 힘을 모아야 한다. 더 이상 떠밀려서 귀찮은 존재로 남지 않게 간곡히 청원한다. 더 이상의 죽음도 슬픔도 이제는 멈춰져야 한다.
 
거리에서 80%를 지내고 겨우 한 달에 서너 번 집에 가서 아이들과 가족들을 보는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심정은 어떨까. 지금은 너무나도 냉혹하다. 동지들과 함께 이 고난의 길을 헤쳐나가고 싶다. 함께 손잡고 반드시 헤쳐나갈 수 있게 도와주시라.
 
방치해서는 우리의 모든 것이 다 사라진다. 동지들이 오늘 대대 장소에서 그런 결의로 함께 마음을 모아주면 고맙겠다. 더 이상 하늘에 매달려서, 종탑에 매달려서 수십만볼트가 몸 속으로 흐르는 안타까움을 흘려보내지 말자. 열심히 투쟁하겠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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