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이 4월4일 서울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를 기습 철거했다. 경찰은 분향소 철거와 이후 분향소 자리에 화단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와 시민 36명을 강제 연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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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거된 천막농성자 앞에서 농성자들이 허탈한 채 현수막을 앞에 펼쳐두고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안정환 | 4일 새벽 6시 중구청은 직원과 철거용역 등 100여 명을 동원해 10여 분 만에 분향소를 기습 철거했다. 경찰병력 10개 중대 3백 여 명도 배치됐다. 농성을 하던 쌍용차 노동자들과 긴급히 모인 동지들이 분향소 철거에 항의하자 경찰은 17명을 연행했다. 이후 중구청은 분향소가 있던 자리에 화단을 만든다며 흙을 쌓아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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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거된 천막농성장 터에 흙을 붇기 위해 덤프트럭으로 밀고 들어오는 것을 농성자들이 막으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사진 안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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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성장이 있던 자리에 천막을 철거하고 화단을 만들고 있는 중구청 직원들에게 농성자들은 "노동자가 꽃이다. 더러운 화단 치워라"며 항의했다. 사진 안정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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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범대위는 오전 10시 대한문 앞에서 강제철거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자회견 예정 시간이 되자 중구청은 화단에 흙을 보충하겠다고 트럭을 밀고 들어왔다.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 이에 항의하자 경찰은 무차별적으로 참석자들을 연행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이 곳은 정당하게 집회신고가 난 장소라고 항의했지만 경찰은 화단 주변에 있는 사람들까지 19명을 연행했다. 경찰은 엠프 사용 등을 막기 위해 발전기에 사용할 기름까지 탈취했다. 이날 새벽부터 연행된 이들은 금천경찰서, 중랑경찰서, 구로경찰서, 양천경찰서, 도봉경찰서로 분산 돼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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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은 쌍용차 천막농성장 철거에 항의하는 여성 중 한 분을 사지를 들어 마구잡이로 끌어내고 있다. 사진 안정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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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은 농성자들을 사냥한 짐승을 포획해 옮기듯이 인권마저 무시하며 농성현장에서 끌어내고 있다. 사진 안정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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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눔문화에서 나온 시민 한 분이 우리는 함께 살고 싶을 뿐이었다는 손피켓을 들고 경찰의 천막농성장 철거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 안정환 | 한 시간여의 대치 끝에 11시 이날 강제 철거와 경찰의 불법 연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농성장 화재 이후에도 문화재청과 공사 협의를 했고, 중구청과도 기습 철거와 발생할 불상사를 막기 위해 협의를 해왔다”며 “4월1일 중구청 관계자가 본인이 집행권자라며 자신을 만나 얘기하자고 했고, 다음 주 초 협의를 진행하기로 한 상황에서 아무런 통보 없이 새벽 기습 철거를 진행했다”고 중구청의 행태를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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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한 몸싸움을 벌인 끝에 농성장이 있던 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박상철 금속노조위원장과 김정우 쌍용차지부장. 사진 안정환 |
쌍용차 범대위는 재능교육 농성장 철거, 진주의료원 폐업에 이어 쌍용차 분향소 철거까지 이어진 박근혜 정권의 탄압을 규탄하며 이에 대한 투쟁을 결의했다. 범대위는 대한문 앞을 계속 지키며 분향소를 설치하고 사수해 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저녁 7시에는 대한문 앞에서 규탄 촛불 문화제도 연다. 범대위는 이후 대책회의를 해 대응 투쟁 계획을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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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회견을 함께 한 백기완선생님은 "꽃밭을 만들기 위해 흙을 부은 이곳에다 박근혜 정권의 무덤을 만들자"며 투쟁을 호소했다. 사진 안정환 |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와 민주노총도 긴급히 논의해 대응하겠다”며 “이렇게 철거한다고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박근혜 정권과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도 “우리가 뭘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삶의 권리 내놓으라는 것인데, 그런 슬픔 가득한 사람들의 가슴에 저들이 칼을 꽂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규탄했다. 백 소장은 “우리들은 저들이 흙을 쌓고 나무를 심은 저 침탈 현장을 박근혜 정권의 무덤으로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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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우 쌍용차지부장은 "살려 달라고 외치는 노동자들의 분향소를 침탈하는 것은 죽으라는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분노했다. 사진 안정환 |
김정우 쌍용차지부장은 “부당하게 쫓겨난 노동자들을 공장으로 돌려보내라고, 더 이상 죽이지 말라고 설치했던 분향소”라며 “이렇게 살려달라고 외치는 노동자들의 분향소를 침탈하는 것은 죽으라는 소리 밖에 되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김 지부장은 “이 땅의 국민으로 대접하지 않는 저들에게 저항하고 싸우겠다. 더 이상 우리는 죽이는 만행은 없어야 한다. 다시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