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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같은 세상에 똥과 된장이 구분되나?
작성자 조합원
댓글 0건 조회 2,564회 작성일 200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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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정신 훼손하는 한국노총과의 공동사업 철회하라

- 민주노총 제14차 투본 제16차 중집위 회의관련

 

지난 10월 20일 민주노총은 중집위를 통해 두 가지 안건을 다루었다.

하나는 전태일 열사의 기념 주간을 포함한 전국노동자대회 기획안이었고, 또 하나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 어머니의 팔순기념 생애사 발간위원 조직의 건이었다. 열사정신을 계승하는 노동자대회를 치르고 열사의 어머니 팔순잔치와 출판기념회를 한다는 것은 아주 뜻 깊은 일이다.

열사의 어머니로 지난 38년간을 살아오신 어머니의 한과 인생역정을 책으로 펴내고 팔순잔치를 여는 것은 축하 할 일이며, 다함께 해야 할 일이다.  또한 민주노조 진영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을 외쳐 왔지만 제대로 된 열사정신 계승사업과 유족을 챙기지 못한 반성도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열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세력은 자본과 정권은 물론 반노동자적인 행태를 해온 어용 노동조합인 한국노총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근로기준법은 있으나 마나 했던 시기에 한국노총이 정권의 하수인이 아닌 노동자들의 조직이었고 전태일과 함께 투쟁했다면 전태일 열사가 죽음을 선택했을까? 전태일 열사가 분신했던 1970년 한국노총이 박정희정권에서 무엇을 했는지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청계노조가 열사분신으로 만들어졌음에도 한국노총 계열은 정부와 자본가들의 요구에 따라 ‘빨갱이 짓’이라며 전태일 열사의 사진을 노조사무실에서 떼어버렸고, 조합원이 아니라며 이소선어머니의 노조출입을 막기도 했다. 1972년 반노동자성을 강화한 유신체제의 등장에 앞장서서 ‘유신체제지지’를 선언한 것도 한국노총이었다. 심지어 한국노총은 동일방직의 민주노조를 정권?자본과 손잡고 무너뜨리는데 앞장섰으며,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해고된 124명 노동자의 이름을 ‘블랙리스트’로 작성해 전국 사업장에 돌려 이들의 취업을 막는 등 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는 짓을 서슴없이 해 왔다.

그 당시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한국노총의 반노동자성과 어용성은 분명하게 남겨져 있다.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민주노조들의 한국노총 이탈, 전노협-민주노총 건설은 한국노총을 반노동자 조직으로 이미 규정한 것이었다. 과거의 문제만이 아니다. 비정규직 관련 법안 제정 과정에서 보여준 행태와 항의 농성중인 노동자들을 고소하여 실형을 받게 했던 행위, 이명박 정권과의 정책연대, 한국노총 인사들의 한나라당 국회의원 진출 같은 한국노총의 여러 행태를 보아도 함께 할 수 없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이명박 정권 분쇄를 외치는 민주노총이 한국노총과 절대로 함께 할 수 없는 이유가 분명한 것이다.

 

이 땅의 노동열사는 70년대 이후 160여 분이 계신다. 이들은 대부분 독재정권과 자본, 어용노조에 대항하여 투쟁하다가 산화하신 분들이다. 열사는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도 타협하거나 굴하지 않은 분들이다.

 최근 5주기 추모식을 근로복지공단정규직노동조합이 주관하는 문제로 논란이 되었던 이용석열사 정신계승사업회도 이용석 열사 분신의 원인이 그 당시 정규직 노동조합이  비정규직의 노동조합 가입 거부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다.

이처럼 열사와 관련된 문제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고인이 된 열사는 말이 없다. 대부분의 열사는 자신의 신념이나 사상을 체계적으로 글로 남기지 못하셨다. 결국 열사의 정신은 그 분이 왜 죽었는가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뜻을 계승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꾸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열사사업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자칫 생길지 모르는 열사의 신격화, 지나친 미화, 탄생 신화, 생가의 성역화 등인 것이다. 이는 열사가 남기고자 했던 정신이나 이념과는 동떨어진 문제인 것이다. 우리 노동자들의 가슴과 머릿속에 살아있는 열사를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한 성찰이 필요하다. 가장 치열하게 살았고 목숨마저 버렸던 열사의 정신은 노동운동 이념 정립의 관건적 사안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태일노동상의 정신이 무엇인지 분명한 기준이 있듯이 열사 관련 사업 추진에 있어 열사의 정신을 훼손하고 어용 조직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이러한 행위는 역사인식의 왜곡과 오류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열사의 어머니는 한 개인의 어머니가 아니다. 이소선어머니를 통해 이 땅의 노동자들은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다시 되새기며, 현재와 미래에 열사의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소선어머니의 팔순잔치를 어용 한국노총과 이 정권의 기구가 아닌 진정으로 노동자들이 만드는 잔치를 열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  화려함과 형식 보다는 이 땅 노동자의 가슴속에 살아 환생하는 열사가 되도록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은 열사의 어머니 팔순잔치와 출판기념회가 열사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관 조직의 문제부터 전면 재검토 하고,  열사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지도록 실제적인 주체로 나서 올바로 추진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08.  11.  4.

노동자역사 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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