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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 주고 쫓아가는 진정한 연대가 필요하다.
작성자 최은석
댓글 2건 조회 2,240회 작성일 201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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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노동자대투쟁의 마음으로 새로운 연대를


2010. 6. 16 금속노조 경남지부 최은석 부지부장


2010 투쟁이 이제 정말 코앞에 맞닥뜨렸다.

그러나 아직 많은 지회에서는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왜 우리가 앞장 서야 하느냐’부터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핑계를 대는 등 이유도 다양하다. 87년에는 ‘왜 우리는 안 하냐?’ 라는 질문으로 문을 박차고 나왔는데 이제는 정반대로 다른 사업장의 눈치를 보고 핑계를 불만으로 토로하고 있다.

심지어는 다른 큰 사업장에서 하는 것을 보고 그 덕을 보겠다는 식의 낡아빠진 ‘무임승차’에 젖어 있기도 하다.

공통점은 아직 이번 투쟁의 심각성이나 의미를 실천과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임단협 투쟁은 외형상으로는 임금과 단협갱신이지만 핵심은 ‘전임자 임금 지급과 노동조합 활동 보장, 그리고 복수노조 교섭창구 자율화’를 내용으로 하는 ‘노동기본권 보장’이 핵심이다.

나는 이번 투쟁이 최소 2개월 이상의 장기적인, 그러면서도 강력한 전면 총파업으로 나가야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예상하고 주장한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이 7,8,9월에 집중되었지만 조직적인 계획에 의한 것이 아니었고 자연발생적이다 보니 3개월 간 집중적으로 일어났고 길게는 1988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투쟁이었다. 하지만 각 사업장별로는 최대 한 달을 넘지 않았다. 자본과 정권도 수세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996년 노동법 날치기 통과에 대항해 일어난 전국적 총파업은 민주노총이라는 전국 조직의 지휘 아래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루어져서 40여 일 동안 연인원 400여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총파업이었고 마침내 날치기 노동법을 폐기시켰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국회가 만든 법을 민중의 힘으로 폐기시킨 것은 이것이 유일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세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어떠한가?

우선 시기를 많이 놓쳤다. 2010년 1월 1일 새벽에 날치기 통과되었을 때 바로 투쟁에 돌입했어야 하는데 놓쳤고 이후 4월 말이라는 시한을 두고 4월 28일로 계획했던 투쟁을 또 연기했다. 그러다가 지방선거로 또 시간을 보냈고 지금에 이르렀다.

현 정권의 성격도 예전과 다르다. 6.2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고도 막무가내 밀어붙이기를 계속 하고 있다. 우리의 투쟁이 얼마나 강력하고 질겨야 하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는 그 동안 노동기본권에 관한 우리의 주장을 사회적으로 확산하지도 못했다.

이제 임단협 투쟁에 병합했지만 투쟁은 아직 4만 명의 범위 안에 갇혀 있다. 대규모 사업장은 이런저런 이유로 시동이 늦어졌고 본격적인 투쟁시기를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경남지부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6월 9일과 11일의 파업투쟁에 대규모 사업장(조합원 5백 명 이상)들은 STX조선지회와 S&T중공업지회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참했다.

이후 열린 지부운영위원회에서는 파업에 적극 참가한 사업장들이 불참한 대규모 사업장 지도부를 비판하는 성토가 있었다. 불참한 사업장의 경우 대부분 아직 조합원들의 관심이나 투쟁 열기가 올라오지 않았다거나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실제 해당 지회 간부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현장 조합원들의 감도가 아직 냉랭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동안 투쟁을 준비하는데 적극적이지 못했음도 드러났다. 아직 쟁대위 구성도 안 된 사업장이 있었다. 또한 무엇보다도 개악 노조법의 문제점에 대해 머리로는 그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투쟁과 연결한 의식은 부족함이 드러났다. 그 동안 노동기본권에 관한 조합원 교육과 선전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단순히 개악 노조법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수준이었고 투쟁의 의지를 끌어 올리는 교육은 아니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문제점만 따지고 있을 시간이 아니다.

지금은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것도 모든 것을 투신하는 혁명적인 투쟁을 해야 할 판이다. 앞장 선 지회든 아직 전 조합원이 투쟁에 나서지 못한 지회든 모두가 하나의 거대한 투쟁대오로 모여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함께 투쟁할 것인지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끌어 주고 쫓아가는 진정한 연대가 필요하다.

우선 올해 투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하나의 거대한 투쟁대오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투쟁을 진행하면서 투쟁을 ‘만들어 나간다.’ 는 인식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년의 투쟁에서는 전체 투쟁 일정에 성실히 복무한 사업장은 투쟁 전선에서 뒤처진 사업장에 대해서 비난을 하면서도 전체 전선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모두가 소홀했다.

못 따라 오는 지회는 결국 혼자 남더라도 스스로만의 힘으로 투쟁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인 예가 효성창원지회의 81일 전면 파업투쟁이었다. 경남지부의 지지 집회는 실질적인 힘이 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올해 효성창원지회의 조합원들은 투쟁에 대해 파업 피로감을 보이고 있고 이를 과대 우려하는 지도부의 반응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올해 투쟁에서는 이러한 각개전투를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 비록 자체의 내부적인 준비가 부족해서 전체 투쟁 전선에 결합하지 못하고 있다 해도 앞서가는 사업장은 끌어 주고 뒤처진 사업장은 쫓아가는 노력으로 마침내 하나의 거대한 투쟁 대오를 만들어 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타결 방침을 새롭게 결의해야 한다.

통째로 타결하는 방침을 세우자

어느 한 사업장이라도 타결이 안 되면 어느 사업장도 투쟁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타결방침을 정하자. 지금 전국적으로 몇 몇 사업장에서는 회사가 노동기본권에 대한 노조의 요구를 들어 주겠다고 했다는 소식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업장은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 전체의 거대한 하나의 투쟁 전선을 조각내는 것은 결국 그 사업장의 합의도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다. 이번 투쟁에서 회사가 들어 주겠다고 하는 조합 활동 관련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떠한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노조법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 이상 결 국은 어느 순간 “아니 되겠다”는 약속 파기로 돌아 올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당장 아쉬워 무마용으로 들어 준다고 해도 나중에 전선이 무너지고 개별화되면 공권력을 등에 업고 안면을 바꿀 것이다. 올해 투쟁의 성격은 결국 법폐기 투쟁이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대자동차지부에 대한 불만을 많이 토로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함께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불만을 지우자. 아니 잠시 보류하자. 이 투쟁이 끝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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