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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GM대우는 몇 년 남았나요?
2010년 GM대우 임단협에서 남겨야 할 것 … 노동자가 공장의 주인으로 서자
최근 많은 활동가 사이에, GM대우의 미래에 대한 공통된 의견이 있다. 바로 GM대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길어야 ○년 이다"는 이야기는 나온 지 이미 오래다. 자본주의 하에서,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결과는 뻔한 것이다. 제조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경쟁사에서 신차 개발을 위해 투자를 하면, 그에 맞추어 최소한의 신차 개발 투자를 해야 살아남는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이 또한 결과는 뻔하다. 최근 나오는 자동차 광고들만 보면, GM이 한국 내에서 GM대우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인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
GM대우는 내수판매에 비해 수출의 비중이 엄청나게 높다. 하지만 이미 GM대우가 개발한 상당수 소형차들은 해외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판매할 준비를 하고 있고, 이미 진행 중인 곳도 있다. 다시 말해 수출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
그래서 GM대우 아카몬 사장이 들고 나온 것이 내수시장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작 신차개발은 보이지 않고 기껏 중국에서 개발한 차량을 가져와서 신차라고 떠벌리며 판매한다고 하고 있다. 각종 이벤트를 하지만, 핵심은 신차개발을 위한 투자계획은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엉뚱하게도 대우자판과 판매 계약을 전격 철회하고, GM대우 브랜드 자체를 없애고 시보레를 도입한다고도 한다.
후자는 단순하청생산기지로 바꾸겠다는 발상과도 연관되어 있다. 단순하청생산기지에서 끝나겠는가? 아니다. 한미FTA를 통해 자동차 관세가 낮아지면, 인근 국가-예를 들어 중국-에서 더욱 값싸게 생산해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것이 더욱 비용절감이 된다면 그렇게 할 작정인 것이다. 이러한 예측은 이미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일반화되어 있는 우려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것이 신차개발계획이고 장기발전계획이었다. 다른 이유에서지만 GM대우의 채권으ㄴ행인 산업으ㄴ행 또한 이를 요구하였다. 하지만 GM대우는 이 요구에 대해서는 끝끝내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모 경제일간지에서 GM이 단물만 빼먹고 도망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상황에 이르자, 아카몬 사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한국을 떠날 계획이 없습니다"는 담화문을 내놓았지만 여기서도 정작 GM대우를 어떻게 발전시키겠다는 구체적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2010년 임단투를 통해, GM대우 노동자들이 판단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러한 배경 하에서 2010년 임단투가 진행되고 있다. GM대우 사측은 8차례 교섭과정에서 단협 개악안을 던져놓고 거의 시간끌기로 일관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한 답변은 거의 관례적으로 "회사가 어렵다"라는 것이었다. 겉으로는 어렵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노동자들에 대한 협박이다. 말 안들으면 물량이 줄어들 수도, 떠날 수도 있다는 것이 깔려 있는 것이다.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는 논리로 하는 사실상 협박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GM대우 각 현장조직에서는 6월 29일 진행되는 쟁의행위찬반투표에 압도적인 찬성을 호소하고 있다. 중요한 선전이고 당연한 선전이다. 하지만 지난 임단투와 달리 올해 임단투는 더욱 주의 깊게 평가하고 판단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노조가 제시하고 있는 소위 "GM대우 발전전망"에 대한 GM대우의 입장이다. 올해 임단투에서도 여전히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형식적인 약속만을 반복한다면 이제 GM대우 노동자들이 태도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GM이 대우를 떠난다는 것을 이제는 기정사실화하고, 이에 대한 대응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GM이 회사를 살려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우리의 생존권을 자본에게 맡기기만 할 것인가? 항상 외쳐왔던 것처럼 공장의 주인은 우리 노동자들이다. 하지만 소위 공장의 경영에 대해서는 어떤 개입도 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오로지 자본가들이 우리의 목숨을 좌지우지해왔다는 것을 명백하게 알려내자. 우리가 공장의 주인이 되는 운동을 만들어가자. 항상 그랬지만 그 시작은 노동자들이 똘똘 뭉치는 것이고, 그것은 정규직, 사무직, 비정규직 등 공장의 노동자들이 하나되는 것에서 시작한다. 2010년 임단투 무엇을 남길지를 정확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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