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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산별
KEC승리로 발레오 원수 갚자
발레오 효과 금속노조 무기력 넘어야 … 권역별 확대간부 집결투쟁?생계지원 필요
금속노조의 모범사업장이었던 발레오만도가 정권과 자본에 의해 무참히 깨진 후 ‘발레오 학습효과’라는 얘기가 떠돌았다. 자본은 공격적 직장폐쇄와 용역깡패 투입으로 민주노조를 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노동자들은 ‘우리도 저렇게 되는 것 아니냐’며 두려움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7월 3일 경북 구미 KEC공장 앞에서 보여준 600여명의 KEC 조합원들의 투쟁 결의는 이 같은 우려를 한방에 날려 보낼 만큼 강렬했다.
파업 16일차를 맞은 이날 KEC 조합원들은 투쟁의 열기는 월드컵 열기를 뛰어넘었고, 지회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단결과 투쟁의 의지도 눈부실만큼 강렬했다.
KEC 자본은 6월 30일 새벽 2시 여자 용역깡패 100여명을 포함해 400여명의 용역을 동원해 공장과 천막, 심지어 여성기숙사까지 침탈해 100여명의 여성조합원들을 감금하고, 조합 간부들을 폭행해 병원으로 실려가게 만들었고, 공장문을 걸어 잠궜다.
KEC, 월드컵 거리응원 하듯 신나는 파업
그러나 조합원들은 흔들리기는커녕 분노를 가슴에 담고 더욱 강력하고, 더욱 활기찬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퍼붓는 비를 맞으며 공장 앞에서 집회를 하고, 춤을 추고, 부부젤라를 불며 마치 월드컵 거리응원을 하듯 ‘신명나게’ 파업을 굳세게 이어가고 있다. 마치, 2008년 여름 서울에서 촛불을 보는 것처럼 여성조합원들의 모습은 감동 그대로였다.
7월 3일 오후 3시 KEC 공장 앞에는 폭우를 뚫고 전국에서 2천여명의 확대간부들이 달려왔다. 그러나 힘을 받고, 용기를 얻은 것은 KEC 조합원보다 거꾸로 전국에서 달려온 동지들이었다. 젊은 여성노동자들이 12시간씩 천막을 지키며 당당하게 농성을 벌이면서도, 신나게 파업을 이어가는 모습이 집회에 함께 한 모든 노동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KEC의 핵심 쟁점은 타임오프 개악노조법보다 노동자 경영참여다. 비정규직이 단 한명도 없는 ‘모범적인 공장’인 KEC는 자본이 지주회사인 ‘KEC홀딩스’를 만들고, 영업권마저 빼내가면서 1천명이 일하는 공장은 적자를 내고, 7명이 일하는 지주회사는 흑자를 내는 구조였다. KEC지회는 단체협약에 노조가 사외이사를 추천해 경영을 감시하고, 영업권을 되돌려 공장을 정상화시키겠다며 단호하고 강력한 투쟁에 나섰고, 회사는 ‘발레오’와 ‘타임오프’를 이용해 이명박 정권과 함께 민주노조 죽이기에 나선 것이다.
노동자가 번 돈 지주회사로 빼가는 자본에 맞서
발레오 효과는 ‘금속노조의 무기력 효과’다. 정권과 자본은 철저하게 준비한 시나리오로 노조 파괴 공작을 벌이는데 한 번의 형식적인 집회, 뻔한 투쟁만 벌이고 말았기 때문이다.
700명의 KEC 조합원 중에서 90여명이 복귀했지만 공장은 돌아가지 않고 있다. 현장 조합원들이 전혀 복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이 앞으로 20일 정도 파업을 이어간다면 회사가 망하거나, 손을 들 수밖에 없다.
KEC 현정호 지회장은 “금속노조의 지원을 받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싸워 이기겠습니다. 동지들이 다시 여기 올 때는 공장에 불을 싸질러 버립시다.”라고 말했다.
이제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이 투쟁으로 답해야 한다. 금속노조는 타임오프를 분쇄하기 위해 7월 총파업을 결의했다. 따라서 지부별, 권역별로 확대간부 연쇄 지원투쟁을 벌여야 한다. 금속노조의 파업 일정에 맞춰 영남권 조합원이 총집결해 함께 싸우자. 조합원들이 생계의 걱정없이 싸울 수 있도록 긴급 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KEC의 승리로 금속노조의 무기력을 떨쳐내고 발레오의 원수를 갚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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