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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지 않으면 현장권력 뺏긴다!!
기아차지부가 7.21 총파업에 나서야 할 이유 … 주간연속2교대-임금인상 주도권
이명박 정권 레임덕-K5 판매호조 투쟁 기회 … 7월 총파업 힘으로 8월 투쟁
현대차지부 이경훈 집행부가 임금투쟁을 여름휴가전 타결을 목표로 한 상황에서 7월 투쟁의 모든 초점은 기아차지부에 쏠려 있다. 현대기아차 자본은 현대차와 기아차 분리 전선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아차 ‘현장경영권’을 찾기 위해 전력 질주해 왔다.
의미심장하게도 이경훈 집행부가 당선 후 지난해 9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새 집행부의 중점 현안으로 꼽았던 것 중 하나가 “현대중공업과 기아자동차에 비해 뒤처진 10년 성과를 되찾는다”였다.
기아차지부가 현대차지부에 비해 앞섰던 것 중 하나는 물량변동과 상관없이 매일 잔업 2시간 임금을 보장함으로써 시급제 임금의 불안정성을 보완하려 했던 시도였다. 그러나 이것은 사측의 도발로 거의 빼앗긴 상태다. 하지만 기아차는 매년 임금투쟁에서는 현대차수준의 임금을 받아보지 못했다. 차량 판매에 따라 임금변동이 심한 시급제 때문에 기아차의 저조한 판매는 현대차지부보다 못 미치는 임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사측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기아차지부는 임단투 때는 현대차 수준보다 못미치는 임금을 받아왔지만 신차 투입 및 라인 변경 등 인원배치와 관련한 투쟁, 즉 현장투쟁에서는 현대차를 우월하게 앞서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다른 점
현대차지부는 2006~2007년초 한미FTA저지 및 성과급파업 후 2007년 임단협 무파업, 2008~2009년 임단협 무파업(2008년 2시간 미국산쇠고기저지 금속노조 파업 제외)을 하고, 2010년마저 무파업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무려 3년간 무파업을 이를 지경이다.
현장파업은 지난 2007년 12월 울산 1공장 박성락 대의원이 단협 위반에 맞선 라인을 잡았던 현장파업 이후 거의 사라졌다. 현장파업을 주도한 대의원에게 해고는 기본이고 고소고발, 손해배상 등의 악랄한 사측의 탄압은 현장파업을 위축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기아차지부는 2007년 한미FTA 저지 파업뿐 아니라 수많은 현장파업을 통해 현장관리자들의 탄압을 분쇄해 왔다. 화성지회만 하더라도 현장투쟁 및 파업으로 구속 뿐 아니라 고소고발된 간부 및 조합원들이 현재 수십명에 이른다.
승승장구하는 판매실적을 바탕으로 현대차가 몇 년간 무파업으로 변동성 성과급임금에 주력해 왔던 것과 달리 2008년 후 저조한 판매실적으로 기아차는 싸우지 않으면 빼앗기는 형국이었다. 따라서 현대기아차자본이 현대차 조합원들과 집행부를 성과급 임금으로 마비시키는 동안 기아차는 현장투쟁과 현장파업으로 ‘현장경영권’을 관리자들에게 쉽게 넘겨주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현대기아차자본이 타임오프제 시행으로 이명박 정부와 노동부의 그림자 뒤에서 목표하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 7월 초 200명의 인사노무 담당자들을 모아놓고 진행한 대한상의 토론회에서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경영계 위원 조영길과 노동부 관리 전운배가 “타임오프의 핵심은 현장경영권이 노동자에게서 관리자에게 넘어가게 하자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기아차지부는 현재 현장경영권을 관리자들에게 넘겨질지 모르는 최대 위기에 놓여졌다. 현대기아차자본은 노동부와 이명박 정권을 이용해 타임오프제를 통한 탄압의 주 대상을 기아차지부로 삼고 있다. 가령 임태희 노동부장관은 인사개편으로 자신의 이름이 여러 자리에 오르는 것에 대해 “전투 중일 때는 지휘관을 교체하지 않는다”며 유임을 희망했다. 임태희도 우리도 지금 치열한 계급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것을 서로 잘 알고 있다.
사측의 탄압은 아주 졸렬하다. 전임자 문제만이 아니라 조합원 교육 무급시간, 각종 위원회조차 근태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전임자뿐 아니라 각종 ○○위원회 위원들까지 포함해 무려 204명에 대해 임금을 무급 처리하고 있다. 불법도 무시하고 1987년 이후 매년 투쟁을 통해 단체협약 및 각종 관행 등으로 차곡차곡 쌓아뒀던 성과들을 한꺼번에 빼앗으려 하고 있다.
헷갈리고 있는 기아차지부
그렇지만 지금 기아차지부가 처한 위기는 사측의 탄압에 있지 않다.
우선 기아차집행부가 몇 가지 점에서 혼동을 하고 있다.
첫 번째, 무엇을 중심으로 싸워야 하는 것에 대한 전략적 목표가 분명치 않다. 타임오프제 저지와 주간연속2교대 및 월급제 쟁취, 그리고 현대와 기아차 사이의 차별 철폐 등 여러 목표들 사이에서 혼동이 있다.
주간연속2교대 및 월급제는 기아차지부 입장에서 현대차에 비해 구체적인 합의서조차 없고 진척 속도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주간연속2교대 쟁취에 집중하겠다는 집행부의 공언이 있었기 때문에 올 투쟁에서 이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아차 내부에서 가장 강력한 요구 중 하나인 현대기아차 내부의 차별철폐 요구도 만만치 않다. 시장 상황에 따른 변동성 임금 체제 때문에 기아차 내부에는 같은 자본임에도 현대차에 비해 임금차별을 받았다는 부채의식이 있다. 매년 임단투 때마다 ‘현대기아차 차별철폐’는 집행부 성향과 상관없이 기아차의 주던 목표였다.
두 번째 임태희도 현대기아차자본도 그리고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이 계급전쟁과 전투에서 “기아차 대리전”을 치러야 한다는 중압감이다. 지금까지 올해 단 한 차례도 사측과 교섭이 없었다는 것은 이 싸움이 얼마나 치열한지에 대한 단면이다. 사측은 쉽게 타협하려 않을 것이다. 현대차처럼 판매호조로 투쟁없이 변동성 성과급임금으로 덮을 가능성은 기아차에게는 없을 것이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기아차집행부가 7월 21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기아차지부가 7월이 아니라 8월 파업을 주장하지만, 실제 8월로 넘어가면 고립된 파업을 할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무파업으로 굴복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조차 일고 있다.
기아차가 파업에 나서야 할 이유
그러나 상황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첫째, K5, K7 등 기아차 판매 호조가 조합원들의 사기 진작 혹은 투쟁에 대한 자신감을 강화시켜줄 수 있다. 따라서 사측은 교섭도 회피하면서 파업해도 상관없다고 불법을 자행하면서 배짱을 부리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모처럼 현대차를 추월해 호조를 보이는 상황을 사측도 놓치고 싶지 않다. 지금 전투는 노조 쪽을 초조하게 만들려는 사측의 묘한 심리전 상황이다.
따라서 기아차가 실제 파업이 돌입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심리전 및 여론전을 뚫고 파업에 돌입하면 회사는 K5, K7 때문에 얼마 못 가서 반드시 굴복한다.
이명박 정부의 공세도 만만치 않겠지만 저들에게 지금 상황은 최악이다. 영포회, 민간인 사찰 등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임태희가 유임되지 않고 대통령실장으로 임명된 배경에는 이 ‘전투’ 보다 이명박 정권 내부의 분열을 단속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기아차 파업은 이명박 정부의 공격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노동부의 타임오프제 강행이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치닫게 한 주범이라는 여론으로 만들 기회가 된다.
둘째, 주간연속2교대 및 월급제는 타임오프 철폐 투쟁에서 노측이 주도권을 잡는다면 단협 개정을 통해 충분히 할 수 있다. 현대차 2008년 합의서처럼 복잡하고 세부적으로 짜일 필요가 없다. 월급제 및 주간연속2교대 시행 시점과 기준을 못박는 것이면 충분하다. 이미 경기지부의 두원정공지회 합의서가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현대기아차 내부 차별철폐 방향도 변동성이 심한 성과급쟁취로 가서는 안 된다. 시장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매년 변동이 심하다. 따라서 잃어버린 잔업 2시간 재확보, 통상수당화, 월급제 같은 고정적 임금을 확보하는 투쟁으로 나가야 한다.
따라서 기아는 7월 16일 예정된 지부 쟁대위에서 파업을 결의해 7월21일 금속노조 타임오프제 분쇄 공동파업에 동참해야 한다. 2010년 기아차지부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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