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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87년 닮은 중국 파업
작성자 국제연대
댓글 0건 조회 3,202회 작성일 201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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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연대

한국 87년 닮은 중국 파업


  팍스콘, 현대차 거쳐 도요타까지 연쇄파업 물결 … 임금 30~120% 인상

  혼다, 어용노조 공회 거부-민주노조 건설 … 노동운동, 국제연대 나서야


중국 혼다자동차 노동자들이 정치, 경제투쟁의 물꼬를 트면서 투쟁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처음 시작은 전기전자 회사에서 일어났다. 요즘 유행하는 아이패드 하청업체인 대만계 기업 팍스콘 노동자들은 늘어나는 물량으로 노동강도가 강화돼 죽을 맛이었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자살로 총 17명이 죽었으며 이중 올해 11명이 죽었다. 중국내 모두 80만명을 고용하는 이 거대한 다국적 기업은 근무 중 대화 및 화장실 금지, 지각 시 벌금 등 군대식 통제와 저임금, 장시간 시간외 노동으로 악명 높다. 중국 내 외자 기업들의 임금 체계는 대다수가 기본급과 시간외 수당으로 정해져 있어 연장근로를 하지 않으면 생계가 어렵다. 팍스콘은 월 80~100시간을 연장노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5월 7일 5,500명이 일하는 니콘카메라 노동자들은 화약물질로 50여명이 집단구토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직업병 인정 및 노동환경 개성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언론보도 통제 때문에 이때까지만 해도 중국 노동자투쟁은 찻잔속의 폭풍 같은 것이었다.


  팍스콘→니콘→혼다→현대차→도요타 연쇄 파업


  그러나 5월 17일부터 2주간을 버티고 싸우는 혼다자동차 노동자 파업은 자본가들에게 유리했던 균형을 결정적으로 깨뜨리기 시작했다. 파업으로 혼다 4개의 중국 공장이 모두 멈췄고 3만대 가량이 생산하지 못 했다. 이것은 중국 노동자 역사상 가장 조직적이고 대담한 파업으로 기록됐다.


  혼다 엔진, 변속기 1900명 노동자들은 930위안인 기본급을 1천600위안으로 인상(50%이상)하고 초과근무 수당을 정상임금의 두 배로 늘리는 한편 노동자들을 구타한 경비원들을 처벌할 것 등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벌였다. 한 노동자는 “기숙사에서 두 명이 침대 하나에서 자야하고, 회사가 수도료와 전기료로 매달 80위안을 떼 간다”며 열악한 노동환경을 폭로했다.


  그러나 혼다 자본은 쥐꼬리만한 수당 인상만 주장했고, 어용노조 ‘공회’는 오직 정부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혼다 노동자들은 2주간 파업을 끝까지 지켜냄으로써 24%에 달하는 임금인상을 이뤘다. 그러나 혼다 노동자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저임금의 고통 뿐 아니라 비인간적 대우에도 온갖 분노가 치밀어 올랐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용노조 ‘공회’를 타도하고 법적으로 금지된 국가와 자본에 통제받지 않는 독립적인 민주노조 건설 요구를 하며 다시 파업에 돌입했고 거리투쟁까지 전개했다.


  혼다 파업은 로자 룩셈부르크가 1905년 러시아 혁명에서 일반화한 대중파업론, 즉 경제투쟁에서 얻은 자신감이 정치투쟁으로 이어지고 그 반대로도 이어지는 상황을 보여줬다.


  군대식 통제 뚫고 임금 30%~120% 인상


  혼다 파업이 지속되고, 팍스콘 노동자들이 30% 임금인상을 따내자 노동자들의 투쟁은 자신감을 얻고 터져 나왔다. 현대자동차 부품업체인 성우하이텍도 임금인상 30%를 요구하며 파업에 동참했고 이로 인해 베이징현대자동차는 생산 중단이 됐다. 파업 물결은 주장 삼각주, 창장 삼각주, 중국 최대 도시인 충칭과 수도 베이징, 중국 남부의 윈난성 등 20여개 생산 현장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광둥성 선전과 상하이에서는 대만계 휴대전화 부품, 컴퓨터 모니터 및 가전부품 제조업체들 사이에 파업과 임금인상이 꼬리를 물고 있다고 보도됐다.


  톈진에 있는 도요타 부품 공장, 광저우에 있는 자동차 부품 회사 덴소에서 파업이 일어났다. 도요타 톈진 고세이 부품공장 노동자들은 17% 인상안에 합의했으나 더 높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6월 17일 재파업에 들어갔다.


  요구도 단지 임금인상에 그치지 않았다. ‘민주노조의 결성’, ‘부패간부 척결’, ‘정년 연장’, ‘공장매각 반대’ 등 다양한 요구들이 터져나왔다. 결국 팍스콘은 1주일에 하루를 의무적으로 쉬게 하는 ‘저우슈이제도’, 심리치료 제도 등과 연 평균 임금 122% 인상의 성과를 얻었다. 성우하이텍은 기본급 포함 29% 임금인상을 따냈다.


  무엇보다 혼다 노동자들은 세 차례의 파업을 통해 기본급 포함 33%에 달하는 임금인상과 어용노조 ‘공회’와 별도로 민주노조를 19일 결성했다.


  혼다노동자, 탄압 뚫고 민주노조로


  한편 한국 노동자들의 투쟁 탄압 경험을 지난 베이징현대차는 부품사들에게 어용노조 ‘공회’ 건설을 허용함으로써 독립노조인 민주노조 건설을 가로막고 있다.


  역사학자 장리판은 “중국공산당은 독립 노조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권력 독점이 흔들리고 1980년대 폴란드의 자유노조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의 공장’ 답게 중국은 지난 3월 말까지 총 69만개 외자기업이 투자(1조달러 정도) 됐고,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내 생산의 28%, 세수 22.7%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수출 중 55.9%가 외자 기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것은 중국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현장탄압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 닮은 중국노동자 파업


  그 중에서도 한국 기업은 훨씬 더 악랄한 방법으로 착취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가 5월 28일 중국 내 한국기업에 일하는 중국노동자 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6.7%가 다른 직장(유럽 및 미국계 기업)으로 이동하고 싶다고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질 낮은 복리와 저임금(29%) 때문이었다.


  중국 정부는 몇 년전만 해도 농민 출신의 수동적이고 착한 중국 노동자들이 폭발적인 파업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지 못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파업 뿐 아니라 최저임금도 20% 가량 인상되고 있다.


  중국 노동자 파업은 역으로 한국 노동자 투쟁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다. 중국 노동자들은 한국의 1987년 노동자대투쟁을 거의 그대로 닮아 있다. 저임금, 군대식 통제, 비인간적 대우 등에 맞선 한국의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성과는 20~30% 이상의 임금인상과 더불어 정부와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인 민주노조 건설로 이어졌다. 이후 노동조합이 안정화되면서 전투성이 약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현재 노동운동의 중요한 뿌리역할을 하고 있다.


  금속노조, 중국?인도노동자와 연대해야


  이제는 다국적 기업의 일환이 된 현대기아차 자본은 중국 노동자 투쟁을 분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얼마 전 현대기아차 자본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인도공장 파업에서 인도 경찰을 동원해 200명을 체포함으로써 파업을 분쇄했다.

  한국에서 노동자들을 탄압해 왔던 방법 그대로 해외공장 노동자들의 노조 건설 및 임금인상, 정치적 자유 등을 억누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금속노동자들은 중국 정부와 현대기아차 자본의 탄압을 보면서 이에 저항하는 혼다, 도요타 노동자들의 파업이 매우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정부의 불법에도 굴하지 않는 투쟁정신과 민주노조 건설로 이어지는 조직화 등 한국 노동자들의 중요한 역사였기 때문이다. 조만간 중국 자동차 노동자들은 한국, 유럽 노동자들의 동료 활동가들로 조만간 대등하게 나설 것이다.


  금속노동자는 더 이상 자국 내 고용유지에 매몰된 투쟁으로 후퇴할 것이 아니다.

  이제 민주노조 전통을 세워왔던 투쟁의 길을 고스란히 따라오는 중국, 인도 노동자들을 적극적인 동지로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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