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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산별
불법파견 정규직화 선거공약부터
[현장에서]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 없는 공장 만들기 원하청 노동자 현장투쟁단’ 결성 실천
대법원 판결이 난 후 현장에서부터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들자는 분위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장 내 활동가 동지들이 ‘비정규직 없는 공장 만들기 원·하청 노동자 현장투쟁단’ 구성에 대한 제안을 대자보를 통해 현장에 알렸다. 지난 해 쌍용차 정리해고 분쇄 투쟁을 현대차 내에서 함께 선전했던 동지들이 모였고 비정규직 동지들과 함께 8월 19일 1차 모임을 가졌다.
20여명의 동지들이 지난 2005년 불법파견 투쟁 과정을 함께 얘기하며 지금은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상 현장투쟁단 이름도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들자’로 정하게 됐다.
8월 25일 첫 유인물 배포와 출근 선전전을 진행하면서 출근 하는 조합원 동지들의 표정을 살폈다. 8월이 다 가는 시간이었지만 아직도 얼굴 표정에는 불법파견 판정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정규직 마음의 문은 안 열리고
정규직 동지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비정규직 동지들을 감싸 안아야 한다. 지금까지 현대차부는 부끄럽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 노조에 가입시키자는 1사1조직 안건이 세 번이나 부결되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것은 현장에서부터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고용의 방패막이라는 생각이 정규직의 머리에 박혀있다는 뜻이다. 즉, 정규직 조합원 동지들의 마음을 열지 못하면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은 또 다시 후퇴되고 지는 싸움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정규직 활동가 반성부터 시작해야
2005년 불법파견 철폐 투쟁을 기억하고 비정규직 동지들도 함께 땀 흘리며 함께하는 형님, 혹은 동생으로서, 친구로서, 사촌으로서 정규직 동지들이 마음을 열고 안아야 한다.
현장에서부터 정규직, 비정규직 동지들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하라!”는 외침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활동가들만의 투쟁으로 만들어져선 결코 안 된다. 정규직 동지들은 2005년 불법파견 철폐 투쟁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연대하지 못함을 반성하고 2010년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2005년 불법파견 철폐 투쟁에 함께 연대하지 못한 정규직 활동가 동지들은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이번만큼은 입으로 말로 연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부터 실천해야 한다. 10월에 있을 현대차지부 대의원 및 대표 선거에 공약으로 세우는 것부터 시작하자.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을 바꿔내고 현장 조합원의 마음을 움직이고 스스로 마음을 열수 있도록 조직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류기혁 열사 5주기 추모집회를 시작으로
5년 전 9월 4일. 현대차 승용2공장에서 일했던 류기혁 열사는 불법파견 투쟁이 패배하기 시작하고, 자본의 탄압이 극심해지자 노동조합 사무실 3층 옥상에서 목을 매 자결했다.
그러나 정규직 노동자들은 2005년 류기혁 열사 투쟁을 제대로 조직하지 못했다. 당시 현대차지부는 열사로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고 추모제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었다.
2010년 9월 4일 오후 2시 현대차 정문 앞에서 열린 류기혁 열사 5주기 추모제 및 불법파견 정규직화 결의대회는 현대차 원청이 비정규직을 불법적으로 고용해 왔음을 알리고, 제 2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비정규직지회는 지금까지 울산공장 조합원이 600여명에 불과하던 동지들이 불법파견 판정 이후로 1700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 날은 신규로 가입한 지회 조합원 동지들도 류기혁 열사 추모제에 참석했다.
류기혁 열사 영전 앞에 다시금 2005년 불법파견 투쟁이 정당했음을 알리고 지금은 불법파견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상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실질적 사용주인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교섭에 나올 수 있도록 비정규직 동지들이 결의를 모아야 할 것이다.
끈질긴 투쟁이야 말로 현장에서 비정규직, 정규직 조합원 동지들의 마음속에 비정규직이라는 단어 하나를 가슴 열고 안을 것이다. 이때야말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나 되고 제대로 된 불법파견 철폐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현대차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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